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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세이카 료겐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 세이카 료겐, 모모/ 2022.05.09, p,404>
- 타인을 좋아하지 못하는 내가 계속 살아간다 한들 바늘위를 걷는 것과 다름없다.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고, 고생고생해서 목표지점까지 다다를 자신도 없다. 그래서 더 이상 괴롭지 않으려고, 나를 지키기위해 자살을 생각했다.
- 자살을 막는 게 아니라 방해한다는 말이 맞는다.
- "그 애들이 사과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지만, 만약 '미안해' 이 한마디로 지금까지의 일을 없던 걸로 만들려 한다면 차라리 사과받지 않는 게 나아요. 이대로 피해자로 있는 게 마음 편하고, 걔들이랑 만나는 것도, 얼굴을 떠올리는 것도 싫어요."
-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가 없었던 나는, 소중한 사람을 잃는 슬픔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누가 더 불행한지를 따지다니 우습다.
- 어마어마한 정어리 떼를 보며 문득 생각했다. 저렇게 많이 모여 있으면 따돌림당하는 정어리도 있지 않을까. 만약 질투도, 괴롭힘도 없다면 나도, 이치노세도 인간으로 사느니 차라리 정어리로 태어나는 게 더 행복했을지 모른다.
- "당신은 자살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그런 당신이 타인의 자살을 방해하다니 우스운 이야기 아닌가요?"
- "죽는 게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야. 자살한 사람이 어쩌다 자살할 수 있었을 뿐이지, 용기가 있었던 게 아니야"
- 우리의 사랑은 공의존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서로 의존하는 관계가 좋지 않다고 하지만, 나는 뭐가 나쁘다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
🫶🏻 일본 인터넷 소설 투고 사이트인 <소설가가 되자>라는 곳에서 독자의 응원에 힘입어 단행본과 만화로도 제작되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책이다.
일본판 제목은 #死にたがりな少女の自殺を邪魔して、遊びにつれていく話 로 직역하자면 <죽고싶어 하는 소녀의 자살을 방해하여 놀러 다니는 이야기>이다. 한국어로번역된 것보다는 확실히 직설화법이다. 하지만 이해하기는쉽다. 제목 그대로 죽고 싶어하는 소녀의 자살을 방해하며 데리고 놀러를 다닌다. 누가? 그러는 본인도 죽고 싶어서 사신에게 수명을 팔고 과거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신비한 은시계를 받는다. 3년 후 죽는 조건으로 자신과 닮은 듯,혹은, 자신의 구원이라 여기며 그 소녀를 구하기 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처받은 두 남녀가, 상처로 얼룩진 그들이 서로에게 기대어 사랑으로 성장해 나간다. 그 과정을 보는 게 꽤나 애틋했다. 인터넷소설이라 그런지, 중간중간 다시 설명해주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 부분이 괜찮을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어 난 나름 괜찮았다. 다시 상기시켜줘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어서 말이다.
자살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의 어떤 상황들을 잘 풀어 나갔고, 그 나이대의 그런 상처를 받는다면, 이라는 상황전개가 뜬금없이 느껴지거나 억지로 짜내려고 하지 않아서 좋았다.
사람의 상처는 사람으로밖에 치유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알려준 예쁜 이야기였다.
덧, 책에서 <내게는 상대가 첫 번째지만 상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관계. 내가 가장 소중한 상대가 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란 문장이 왜 이렇게 와 닿았을까, 이 문장이 와 닿았다는 건, 내게도 이런 경험이 분명 있었을테니까, 분명 이 경험이 내게 생채기를 냈던 적이 있었을테니까,그만큼 소중하게 여겼던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니까, 친구든, 연인이든, 누군가를 그만큼 소중하게 여겨봤던 증거이기도 하니까. 그러니까 난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도서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