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애에 이름을 붙인다면
시요일 엮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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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애에 이름을 붙인다면 - 시요일 (엮은이) 미디어창비 2024-02-29>

ෆ⃛ 
내게 시는 참 어렵고도 어려운 장르인데, 유난히 서포터즈로 시들을 자주 보는 것 같아서 책이 내게 ”이제는 소설도 좀 적당히 보고 시를 좀 읽어보는 게 어떻겠나“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시의 세계가 어려운 내게 좀 좋았다☺️ 

책의 제목이 참 좋다. 이 연애에 이름을 붙인다면 이라고 되어 있다. 그 다음엔 사랑이지가 바로 연달아 떠오른다.
그런 사랑에 관한 많은 이들의 시에 내 사랑도 타인의 사랑도 어디선가 드라마에서 본 듯한, 영화에서 본 듯한, 소설 속의 사랑도 떠오르고 또 떠올랐다. 

읽으면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나로 여겨질 내가 문득 튀어나온다. 

유난히 많이 머물렀던 시들이 있다. 그 시들을 곱씹어본다. 

🩵 가장 아름다운 꿈은, 
그애와 함께 있는 꿈이에요 (한정원)

🩵 비 내리는 병실에서 빛이 일렁이고 있다
우리는 서로 같은 아침을 바라본다 (최백규) 

🩵 웃고 있는 서로를 보며 우리가 서로의 눈동자 속에서 무엇을 보고 또 알았는지 끝없이 이어진 수평선을 보며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마음을 주고 받았는지 (황인찬)

🩵 첫눈 오면 뭐 할 거야. (신철규)

🩵 내가 하는 사랑은 네가 나를 가졌다 놓았다 하기에(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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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에서 만난 사람들 - 모든 사람은 한 편의 드라마다
이언주 지음 / 비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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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에서 만난 사람들 - 이언주 (지은이) 비채 2024-02-01>

ෆ⃛ 
사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숏츠에서 몇 번 봤을 뿐, (가끔 재밌는 것들을 보면 전체를 봐 볼까 싶지만 육아도 하고, 책도 읽고, 하다보면 결국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못 보게 된다. 그런 내게 이 책은 그래서 더 좋았다. 

“모든 사람은 한 편의 드라마다” 라는 문구가 마음에 훅 들어왔다. 방송작가 이언주의 사람 여행 에세이라는 띠지의 문구 + <무한도전>의 작가!! 나와 동년배들은(거론하진 않겠다) 무한도전 정말 좋아했던 분이 많은 걸로 안다. 그래서 더 흥미를 가졌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나와서 자신이 살아온 생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자신이 그 직업에서 얻은 소중한 것들을 이야기해준다. 우리는 모든 직업을 가질 수도 없고, 모든 이의 이야기를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궁금하고, 이해하고 싶고, 알고 싶다는 마음이, 연기를 통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느끼는 것들의 실체를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내가 어디서 이런 분들을 뵙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이 책은 청소년 권장도서로도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남의 상처를 너무 가볍게 생각해요. 사실 상처에는 우리가 보는 것 이상의 아픔이 있거든요. 그날에 얽힌 수많은 기억과 상황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극복하기 힘든 트라우마가요. ” (의사, 타투이스트 조명신)

🔖 “말없이 알아만 주셔도 되는데, 격려해주시고 고맙다고 인사까지 해주시니…… 내가 참 직업을 잘 선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중진화대, 라상훈)
 
50명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주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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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마스다 미리의 오늘을 산다 시리즈 (양장본) - 전2권 - 2024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단편상 수상작 오늘을 산다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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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작가가 가지고 있는 저력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내 삶이 의외로 반짝이고 소중한 삶이라는 걸 늘 일깨워준다는 사실이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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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 - 당신을 미소 짓게 할 일상의 순간들 곰돌이 푸 시리즈
캐서린 햅카 지음, 마이크 월 그림, 우혜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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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 - 캐서린 햅카 (지은이), 마이크 월 (그림), 우혜림 (옮긴이) 알에이치코리아(RHK) 2024-02-14>

ෆ⃛ 
아껴 읽은 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
봐도 봐도 귀여운 곰돌이 푸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아주 짧은 글이지만 정말 직관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줄거리랄 것도 없지만, 아침에 일어난 푸,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이 자신의 소중한 돌멩이가 어디있는지 찾는다. 돌을 찾는 과정이 너무 사랑스럽다. 

사설이 긴데, 그래서 오히려 이런 책이 내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은 연약해서가 아닌, 용기를 가진 단단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에요. (p.10)
-> 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거절당할까 두려운 마음과 도움을 요청하면 상대에게 혹시 곤혹스러운 요청이지 않을까? 과연 내가 요청을 해도 될만큼의 문제인가? 스스로 충분히 해볼 만큼 해보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인가 부터 수많은 고민을 하기 시작해서이다. 이런 모든 마음으로부터 괜찮을 수 있다는 단단한 마음임을…

🔖 상대방의 언어 속 의미를 귀 기울여 들어 보세요. 그 사람의 마음은 지금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나요? (p.17)
-> 어린아이들은 자기 이야기를 한다. 오로지 ‘자신’만이 주체가 되어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인간관계가 확장되고, 타인의 세계와 부딪히면서 자신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삶을 사는 사람과 만나게 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린 시절은 그 친구가 좋고, 좋아하는 게 같다는 이유로 스스럼없이 친구가 된다. 그러나 커가면서 자신의 세계가 커지고, 이익관계가 생기고, 사회적인 활동을 하면서는 사실 쉽지 않다. 그때 필요한 것은 상대방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을 캐치하고 듣고 공감하는 것이다. 

🔖물웅덩이에서 첨벙첨벙 놀기에 늦은 때란 없어요! (p.66)
-> 최근에 눈이 엄청 많이 내렸었다. 우리가족은 모두 나와서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고 썰매를 탔다. 진짜 어린시절의 나처럼 완벽하게 무장해제하고 놀았다. 몸사리고 할 때보다 압도적으로 재밌었다. 솔직히 그때 행복했다. 우리에게 어린이다운 순수함을 기억해보라고, 

내가 많은 시간을 살아온 사람은 아니지만 
🔖 삶의 작고 소소한 것들을 충분히 음미하세요. 먼 훗날 그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p.125) 

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프지 않은 몸, 오늘의 일상이 어제와 다르지 않을 거라는 안심, 하늘이 파랗고, 참새가 지저귀는 시간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 커피 한잔을 마실 시간이 있고, 보일러를 켤 수 있는 따뜻한 집이 있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펜을 들고 일기를 쓸 수 있다는 것… 사실 어느 것 하나 작고 소소한 것은 없다. 내가 생각하기엔 정말 크고 값진 것이니까. 이 책은 그런 걸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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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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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 정호승 (지은이) 비채 2024-01-29>

ෆ⃛ 
요즘 들어서 나는 시를 조금씩 읽어보고 있다. 아니, 시인이 쓴 글들을 읽어보고 있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내게 시는 어렵다. 시는 웬만해서는 서포터즈를 신청하지 않는다. 내돈내산을 하지만 그것도 아주아주 드물다. 나처럼 시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건 꽤나 좋을 것 같다. 

정호승 시인의 68편의 시와 그 시에 얽힌 이야기를 읽다보면 시가 어느덧 내 마음 속 깊이 들어왔다 나간다. 산문을 다 읽고 다시 한번 시를 읽으면 더 깊이 감상할 수 있다. 

요즘은 개인화된 시대이다. 주변의 어른들이 없다. 아니 ‘좋은’어른의 부재가 예전보다 심화된 것 같다. 아니, 좋은 어른의 부재와 함께 ’꼰대‘로 치부해버리면서 어른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한다. 그래서 난 더더욱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를 쓰는 자신에 대한 생각,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잡히고 나서 시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모습, 반지가 둥근 이유, 아직도 세뱃돈을 받고 싶은 모습에서 부모님의 모습을 생각해보았다. 
아이들과 뛰어놀기 좋다고 몇번이나 갔었던 해미읍성, 그곳에서의 무명 순교자들의 성지, 마음에 창문을 닫는 게 아니라 열어야 한다는 것, 쌀 한톨에 대한 생각, 집 앞의 새들을 돌보면서 얻은 인간이 배워야 하는 것들, 별밥 (이건 말이 너무 예쁜데) 닭들의 아우슈비츠, 밥값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 첫눈 오는날 만나자는 낭만, 탈북시인의 시집<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읽고 울었다.., 에밀레종 이야기에서는 너무 오래전에 들어본 소리에 유투브에서 검색해서 들어보고, 바다는 트럭도 아름답게 만든다는 그의 글들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좋았다. 

✏️ 하루살이에게 비란 바로 고통일 것이다. 하루살이에게 하루는 평생을 의미하는데 평생 동안 고통의 비가 내린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서로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나도 그와 같아야 한다. 고통 없는 인생은 없다. 인생에는 고통의 의미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일만 있을 뿐이다. 오늘 하루도 하루살이의 마음이 되어 어떠한 고통이라도 견디며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 (p.129)

✏️ 첫사랑이 아니더라도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p.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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