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년 전 베이징의 열살도 안돼 보이는 소년의 입에 물린 담배. 저자는 담배가 인류역사상 가장 빠르고 반복적인 형태로 뇌에 쾌락적 보상을 주는 행위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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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 악덕, 중독은 꼬리를 문다. 가상화폐와 텔레그램이 결합해 접근성, 익명성, 아노미로 무장하고 덤벼들고 있다. 마약이 거리로 넘쳐 흘러나온다. 지금 여기서 막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를 팔아넘기는 것이다.

중독은 대부분 악덕에 노출되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악덕은 대부분 쾌락의 미심쩍은 부분집합에 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심쩍은 이유는 쾌락이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쾌락이 늘어나면 악덕도 늘어났고, 악덕이 늘어나면 중독도 늘어났다. 하지만 쾌락이 늘어나면, 분별 있는 소비로 만족, 기쁨,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상품과 여가시간을 통해 얻는 행복도 늘어났다.
교통, 통신, 산업화, 도시화의 혁명 역시 맞물리면서 쾌락, 악덕, 중독은 서로 연계된 영역을 확장했다. 쾌락, 악덕, 중독 가운데 어느 하나가 늘어나면 나머지도 늘어난다는 의미였다. 이런 변화가 나타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얽혀 있었다. 하나는 교통과 생산 기술의 발전에 따른 경제적 변화로 접근성과 가격 적절성이 향상된 것이다. 또 하나는 정제, 혼합, 포장, 마케팅 등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여 제품이 습관화될 잠재력이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익명성과 아노미(사회적 무질서)가 증가한 문제도 있었는데, 이는 애초에 탄광에서 물을 퍼올릴 용도로 설계된 증기기관의 발전으로 본격화된 기계 혁명이 인류에게 미친 의도하지 않은 결과였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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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를 타고 서양의 아편과 중국의 사치품이 교환됐다. 그 길을 따라 체스와 카드도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섰다. 인쇄술로 성경과 함께 카드도 찍어냈다.

네덜란드인과 영국인은 아편이 이상적인 무역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편은 제국의 부를 늘리는 원천이자 노동력을 통제하는 도구였고, 향신료, 비단, 도자기, 차 값을 지불하는 수단도 되었다. 역사학자 피터 프랭코판 Peter Frankopan에 따르면, "서구의 사치품 중독과 중국의 마약 중독은 정확한 거울상 mirror image을 이루며 효과적으로 거래되었고, 곧 양쪽이 거의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다."
쾌락을 얻기 위한 상품뿐 아니라 쾌락을 얻기 위한 아이디어도 거래되었다. 체스는 서기 600년 전에 인도 북서부에서 발명되어 페르시아, 아라비아를 거쳐 1000년경에 마침내 유럽으로 전해졌다. 체스는 전파되는 동안에도 계속 진화하여 15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중반 사이의 유럽에서 현재와 같은 형태로 완성되었다. 한국과 중국에서 기원한 카드 게임 역시 교역로를 따라 서쪽으로 서서히 이동하다가 유럽에서 진화의 비옥한 토양을 찾게 되었다. 카드 게임은 주사위보다 더 많은 조합의 가능성을 제공하여 도박에 더 적합했기 때문에 15세기에 목판인쇄술이 출현한 이후 유럽에서 보편화되었다. 카드 게임은 계속 정교하고 복잡해지는 변화를 거듭했고, 특히 현대식 한 벌짜리 카드의 본고장이자 최초 형태의 피켓, 바카라, 블랙잭이 탄생한 프랑스에서 발전했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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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는 인지적 오르가슴을 눈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학습한 정보가 통찰을 불러일으켜서 ‘흐음‘이 ‘아하‘가 되었을 때, 학생들은 심리학자들이 ‘인지적 오르가슴‘이라고 부르는 벅찬 기쁨을 느꼈다. 다소 과한 표현일지 몰라도, 신경과학분야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새로운 추상적 개념을 발견하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을 즐긴다는 것이 입증됐다. 문명이 발전하여 추상적 개념과 그것을 전파할 수단이 증가하는 한, ‘아이디어 보상‘을 얻을 기회도 증가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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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이 경작지도도 바꿔놓았다. 식물판 젠트리피케이션이 벌어지고 있다.

농경 사회가 충분히 정착되고 나서 벌어진 일들은 좀 더 명확하다. 인간의 쾌락에 도움이 되는 식물들이 빠르게 전파되었는데, 그 전파 속도는 대부분 주식용 곡물보다 더 빨랐다. 노동집약적이고 토양을 황폐화시키는 작물인 담배가, 아메리카대륙의 옥수수와 콜럼버스 교환 이후 아프리카의 수수나 아시아의 쌀 같은 영양가 있는 곡물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고고학자 이안 호더 Ian Hodder는 담배를 인간이 걸려든 덫이라 불렀고,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 Yuval NoahHarari는 ‘사치의 덫luxury trap‘이라 명명했다. 하라리는 "역사의 몇 안 되는 철칙 가운데 하나는 사치품이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사치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다음에는 거기에 의존하기 시작한다. 마침내는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는 지경이 된다"고 말했다. 식물종의 관점에서 사치의 덫은 해당 식물종의 성공적인 번식을 보장했다. 인간은 그런 식물 없이는 살 수 없어서 자신들이 원하는 식물을 널리 퍼뜨렸다. (또한 육즙이 많은 고기, 단맛 나는 우유, 부드러운 털, 쟁기를 끄는 근육을 가진 동물들을 가축으로 길들이고 번식시켰다. 차이가 있다면, 동물들은 종의 성공적 번식을 위해 우리에 갇히고 신체 일부가 절단되고 때 이른 도살을 당하는 등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이다.) 선망의 대상이 되는 식물들은 쾌락, 아름다움, 도취감, 통제의 용이성 같은 네 가지 매력으 로 인간을 사로잡았다. 음식 역사가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의 주장에 따르면, 달콤한 사과주 때문에 전 세계에 사과과수원이 등장했 다. 근사하게 생긴 꽃들은 깔끔하게 손질된 튤립밭에 영감을 주었다. 몽롱한 환상 때문에 수지가 풍부한 새로운 품종의 대마초도 개발되었다. 또 값싼 단백질, 비타민, 탄수화물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수백만 에이커의 땅에 감자를 심게 되었는데, 감자는 쾌락을 주는 식량으로 시작해서 프렌치프라이로 결론이 나버린 다루기 쉬운 식물이었다. 유용한 식물과 동물을 인위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자 세계 경작지의 풍경은 눈에 띄게 단조로워졌다. 쾌락과 편의성의 추구는 생물다양성의 적이 됐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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