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뱃속에서부터 엄마와 태아의 줄다리기는 시작된다. 엄마가 망가지지 않을 만큼의 해악을 각오하고.

태아는 산모로부터 최대한의 영양분을 받으려고 하고, 산모는 이미 태어나 있는 아이나 다음번 임신으로 태어날 아이의 잠재적 가치를 고려해 태아에게 공급되는 자원을 조정하려고 한다.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혈액에 많아지면, 췌장에서는 인슐린을 분비함으로써 혈당을세포로 유입시켜 에너지를 만들거나 영양분의 형태로 저장하게 한다.
임신 중에는 당연히 태아도 포도당을 필요로 하는데, 이때 태아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포도당을 빼앗아 오기 위해 어머니의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을 분비한다. 흥미롭게도, 인슐린과 닮은 형태의 ‘IGF2‘ 라고 불리는 이 단백질은 ‘유전체 각인genomic imprinting‘이라는 기작에 의 해 오직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염색체에서만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 아버지의 유전자가 태아에게 영양분을 더 달라고 어머니에게 신호를 보낸다는 뜻이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자신의 유전자들을 가지고 있는 태아가 산모로부터 많은 영양분을 빼앗아 건강하게 살아남기를 바라는 것이다. 산모는 이에 대항해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해 자신의 세 포들로 포도당을 유입시키려고 하고, 태아는 IGF2와 같은 물질을 더 분비해 어머니의 인슐린을 방해하려는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 바로 임신성 당뇨다. - P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보와 보수 같은 정처적인 성향도 유전자에 의해 정해지는가. 그럼 나이 들어 성향이 바뀌는 건?

사실 인류학자 헬렌 피셔 Helen Fisher는 그동안의 많은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며 세로토닌이 보수적 성향의 기저에 있을 것으로 추측한 바 있다. 즉, 세로토닌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사회적 규범을 따르고 위험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이론적이고 복잡한 것보다 구체적이고 분명한 것을 선호하며, 질서와 권위를 중시하고 종교적 성향이 강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대로 피셔는 진보 성향을 만들어 내는 신경전달물질로는 도파민을 지목했다. 도파민은 보상 회로를 주관하는 신경전달물질로서, 도파민의 분비가 높을 때 동물들은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행동을 보인다. - P1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년 전 야만의 시선이 유럽의 귀족부인들에게도 향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지금은 다른가

엉덩이를 부풀리고 장식 술을 흔들면서 1880년에 런던의길거리를 걸을 때, 그 여자들은 자신의 실루엣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착용한 버슬bustle은 알게 모르게 점잖음과 통제에 관한 메시지를 보내고있었다. 인종과 식민지와 흑인 여성의 신체에 부여된 가치에대해 시각적 농담을 던지고 있었다. 세라 바트먼은 반세기 전에 세상을 떠났으나 그의 삶과 죽음이 남긴 유산은 꾸준히 끌려나오는 중이다. 패셔너블한 실루엣의, 또한 패셔너블한 엉덩이의 구성 요소는 머지않아 극적으로 달라지지만, 여성성·백인성·통제에 관한 무의식들은 여성의 의복에 오래도록 수놓이게 된다. - P1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모 에렉투스의 사냥법은 자유로워진 두 손의 덕보다 엉덩이의 덕이 컸다.

다윈을 비롯한 진화 생물학자들은, 호모 에렉투스가 몸이빠른 사바나의 동물들을 사냥할 수 있었던 것이 이족보행의이점 덕분이라고 추정했다. 호모 에렉투스는 손이 자유로워창과 활과 화살 같은 사냥 도구를 만들고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고고학 연구에 의하면 호모 에렉투스가 도구로사냥했을 가능성은 적다. 질긴 동물 가죽을 꿰뚫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빠르게 달리는 300킬로그램짜리 영양을 쓰러뜨릴 상처를 입히는 건 더 어렵다. 그러려면 돌촉창이나 화살을써야 하는데, 호모 에렉투스가 쓸 수 있었던 도구는 기껏해야나무 방망이와 끝을 뾰족하게 만든 꼬챙이가 전부였다. 이런도구로 동물을 죽이려면 아주 근접한 거리까지 다가가야 한다. 그렇다면 세련된 무기가 없었던 초기 인간들은 대체 뭘 썼을까? 그들은 엉덩이를 썼다.
리버먼에 의하면 닉 쿠리가 <인간 대 말> 경주에서 승리할가능성이 손톱만큼이라도 존재하는 이유는 초기 인류가 많은 네발짐승에겐 없는 특별한 이점을 지니도록 진화해서다.
네발짐승은 아주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빠른 속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는 없다. 말을 비롯한 네발짐승은 갤럽으로 달릴때 헐떡거리지 못한다. 속보로 걷거나 그냥 걸을 때에만 헐떡거릴 수 있다. 이는 빠르게 달릴 때 체온을 내리지 못한다는뜻이다. 10~15킬로미터를 갤럽으로 뛰고 나면 몸이 뜨거워져서,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다. - P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존의 민주주의 문지기가 소셜미디어로 대체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과 사용자 참여도를 높게 만들 수 있는 비주류 후보가 더 큰 가능성을 갖는다. 지난 대선, 그리고 또 다가올 대선, 그 현장에 있다.

지금까지 민주주의가 이어지는 동안, 민주주의를 관리한 문지기들이있었다. 정당의 기득권층은 의제를 설정하고 후보에 오를 사람을 선택한다. 언론의 기득권층은 누구에게 방송 시간을 주고 주지 않을지, 누구를용인하고 용인하지 않을지를 제어한다. 기업과 이익 단체는 선거에서 이길자금을 댄다. 소셜미디어는 누구보다 그런 문지기들의 힘을 잠식했다. 이제 정치인은 문지기들을 우회해, 비용 한 푼 들이지 않고 대중을 상대로 자기만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조직을 꾸리고 자금을 모을 제국을 세울 수 있다. 여전히 기득권층이 영향을 미치지만, 좋든 나쁘든 이들이 민주주의를완전히 쥐락펴락하던 시대는 끝났다. 26말할 것도 없이, 실리콘밸리가 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이것이었다.
2012년에 투자가에게 보낸 편지에서 저커버그는 "선택받은 소수가 통제하는 매개체를 거치지 않고" 사람들이 직접 일제히 목소리를 내게 한다면
"정부가 더 발 빠르게 대응하리라고 봅니다"라고 적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는 기득권층을 없애기보다 그들을 대체했다. 이제는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과 유인책이 문지기 역할을 맡아 누가 부상하고 몰락할지를 결정했다. 그런 결정의 근거는 인기가 아니라 사용자 참여도였다. 샤슬로가 유튜브를 분석해 증명했듯이, 사용자 참여도에서는 비주류 후보가 더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어떤 이들은 이 새로운 시대를 ‘사이버 민주주의cyberdemocracy‘라 불렀 다. 2018년 말 프랑스에서는 이런 흐름을 ‘노란 조끼 운동‘이라 불렀다. - P3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