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통역사
리 랑그바드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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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가족인데도 통역이 필요한 관계가 있습니다.


같은 말을 하는데도

상대는 전혀 다른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라고 여기는 가족이지만

서로의 말이 통하지 않아 오해가 생기고

그로 인해 상처를 입습니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 입양으로 다른 나라에서 자란 사람이

친부모, 형제자매를 만났을 때는 어떨까요?


<나의 통역사>의 주인공은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이 되었습니다.

친가족을 만나지만 통역사 없이는 대화를 할 수가 없지요.


"그 말은 내가 통역하지 않을게"

통역사는 말을 옮기는 사람이지만

때로는 관계를 지키기 위해 어떤 말은 전달하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말로는 옮길 수 없는 이야기들은

표정과 침묵, 그리고 미묘한 분위기속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도합니다.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이들에게 장벽은 언어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역사는 말을 옮겨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미안함과 서운함,

그리고 두려움까지 통역해 줄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언어를 잘 전달하는 통역사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끝까지 이해하려는 마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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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식구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33
조혜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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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식구, 먹을 식(食), 입 구(口)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우리는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더라도

함께 밥을 먹는 사람에게 의미를 부여합니다.


같은 회사를 다니는 사람에게도

'한솥밥 먹는 식구'라고 하고요.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도

'언제 밥 한번 먹어요.'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밥을 함께 먹는 시간은

서로가 마음을 여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래서 '식구'라는 말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남다른 식구>의 주인공은

팔순이 지난 할머니와 시고르자브종 누리와 사는

고등학교 1학년 소년 황채윤입니다.


자전거로 동네 맛집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채윤이

어느 날 노망이 났다고 소문이 도는 부자 할아버지

최경식의 집으로 배달을 갑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다짜고짜 채윤에게

기미 상궁이 되라고 합니다.

그런 할아버지의 행동을 채윤이 차분하게 받아넘기자

할아버지는 배달을 시킬 때마다 채윤이가 와야 한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반강제적으로 할아버지와 식사를 하게 된 채윤.

처음에는 어색했던 시간이

조금씩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바뀝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삶을 들려주고,

채윤이도 역시 할머니에게는 쉽게 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납니다.

그리고 채윤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됩니다.


할아버지가 채윤이와 함께 식사한 다음 날 사망했고,

유언장에는 채윤에게 유산의 일부를 남긴다는 내용까지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할아버지의 죽음에는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요?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했던 식사는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요?


채윤은 할아버지와 함께 밥을 먹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함께한 그 시간은

외로웠던 두 사람의 마음을 조금씩 이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것도

피를 나누었다는 사실보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하루를 들어 주는 시간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평소 가볍게 던졌던

“언제 밥 한 번 먹어요.”라는 말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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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의 인물 ㅣ 특서 어린이문학 19
황지영 지음, 불키드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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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가능하면 저 아이랑 부딪히지 마.”
초등학교 3학년이던 아이에게 제가 했던 말입니다.

그때 반에는 아이들이 가까이하지 않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도 그 친구와 모둠 활동을 하며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엄마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와 문제가 생기면
부모가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와 따진다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저에게 그런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요.

김장을 하고 있는데 그 아이 엄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집 앞까지 왔는데 잠깐 차 한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김장 중이라 다음에 오시면 안 되겠냐고 했지만 잠시면 된다고 하더군요.
결국 하던 일을 멈추고 손님을 맞았습니다.

그 엄마는 우리 아이가 자기 아이를 때렸다고 말했습니다.
놀란 마음에 함께 온 아이에게 어떻게 맞았는지 물었더니,
아이는 손으로 툭 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정도의 일을 ‘맞았다’고 표현하는 것도,
그 일로 직접 찾아온 것도 당황스러웠지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아이에게도 주의를 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집에 돌아온 아이는 억울하다며 울었습니다.
자기는 때린 적이 없다고요.
하지만 저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더라도 상대가 아프고 속상했다고 느꼈다면 그 마음은 존중해야 해.”

그리고 마지막에 저도 모르게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가능하면 그 아이랑은 부딪히지 마.”

그때는 그것이 아이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주의 인물>을 읽으며 문득 그 아이의 마음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민원을 자주 넣고,
반복적으로 학교폭력 신고를 하는 부모 때문에 친구들에게 ‘요주의 인물’이 되어 버린 이찬이.

처음에는 모두가 이찬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문제는 아이 한 명이 아니라,
소문과 편견,
그리고 어른들이 만들어 낸 분위기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돌이켜 보면 저 역시 소문을 믿었습니다.
직접 그 아이를 겪어 보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까이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 한마디는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한 말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하나의 벽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
물론 부모라면 내 아이를 먼저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이해됩니다.

하지만 그 마음들이 모이면
한 아이를 교실에서 점점 혼자 남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정말 요주의 인물은 누구였을까요?
이찬이였을까요?
아니면 소문만 듣고 사람을 판단했던 우리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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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순이 책방으로 놀러 오세요
류칭옌 지음, 장팅위 그림, 정세경 옮김 / 스푼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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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테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사이비 종교 집단인 줄 알았어요."


2013년, 아파트 상가 2층에 작은도서관을 열었습니다.


공공도서관도 아닌데 입회비도 없고,

책을 빌리는 것도 무료라고 하니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 자원봉사 선생님은 처음 도서관을 찾아왔을 때,

‘혹시 사이비 종교는 아닐까?’ 하고 의심했었다며

웃으며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종일 아무도 오지 않는 날도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도서관 안내장을 돌리고,

가끔 도서관에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며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아이들이 생겼고,

학원 갈 시간이 되어 도서관에 들르지 못하는 날이면

문만 열고 들어와

“오늘은 학원 때문에 못 와요.” 하고

인사를 하고 가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붕어빵 하나를 손에 쥐여 주며

“선생님 드세요.” 하고 달려가는 아이도 있었고,

엄마들은 아이의 손을 잡고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그 만남은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원봉사를 시작하는 엄마가 생겼고,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분들도 찾아왔습니다.


언제부턴가 작은도서관은 책만 보는 곳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쉬어 가는 사랑방이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를 지나며

아이들의 발걸음은 점점 줄어들었고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의 숫자도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사비로 운영하던 작은도서관은

결국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겹쳐 올해 3월 문을 닫았습니다.


가끔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의 조잘거리는 웃음소리.

책을 읽어 주던 자원봉사 선생님들의 목소리.

도서관 한편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부모님들의 모습.


제게 작은도서관은 책보다 사람이 먼저였던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꽃순이 책방으로 놀러 오세요》를 읽는 내내 그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책방을 운영하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할아버지는 세상과의 문을 닫아 버립니다.


그러던 어느 비 오는 날,

떠돌이 강아지 한 마리가 찾아옵니다.

할아버지는 강아지에게 꽃순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함께 살아갑니다.


어느 날 꽃순이가 영호라는 아이를 데리고 오면서,

조용했던 책방에는 하나둘 아이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찾아오고,

웃음소리가 들리고,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닫혀 있던 책방은 다시 살아납니다.


책을 읽으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은 책만 빌리러 작은도서관이나 동네 책방을 찾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누군가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웃을 수 있기 때문에 찾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책은 사람을 이어 주는 매개였고,

공간은 관계를 만들어 주는 다리였습니다.


비록 저의 작은도서관은 문을 닫았지만,

그곳에서 함께 웃고 이야기했던 시간만큼은

아직도 제 마음속에서 문을 닫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책이 더 따뜻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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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니피그 페루와 찰랑찰랑 손님 ㅣ 웅진 우리그림책 263
나카야 미와 지음, 이태용 옮김 / 웅진주니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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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미용실에 가기 전에는 항상 폭풍 검색을 합니다

길이는 어느 정도가 좋을까?

어떤 스타일로 하면 좋을까?


그렇게 한참 고민을 하고 머리를 하지만,

막상 거울 속의 내모습은 상상과 다를 때가 있습니다.

분명 다른 사람이 했을 때는 참 예뻤는데 말이지요.


우리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지곤 합니다.


외모, 가지고 있는 물건,

그리고 환경과 재주 같은 것들도 부러워합니다.


그리고 그 부러운 마음은 어느새

"나는 왜 저렇지 않을까?"라는 속상함으로 이어지지요.


그림책 속의 기니피그 페루도 그랬답니다.

찰랑찰랑거리는 털에 예쁜 리본을 묶은 강아지 손님을 보고

그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지요.


그러나 자신에게는 묶을 리본도 없고

곧 여름을 나기 위해 털도 깎아야 합니다.


털을 자르는 것이 싫었던 페루는

사육사가 털을 자르러 오자 도망쳐버립니다.

하지만 결국 붙잡혀 털이 자르게 되는데요.


친구들의 위로에도 마음이 풀리지 않았던 페루

그런데 다시 만난 강아지 손님의 털도 깎여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도 나와 똑같다는 것을 깨달은 페루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부러워하는 마음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 마음 끝에 다시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 부러움도 우리를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드는 감정이 될 겁니다.


미용실에 다녀온 날이면 자꾸 거울을 봅니다.

어색해 보였던 모습도,

다른 사람처럼 예쁘지 않아 속상했던 마음도

시간이 조금씩 지나며 흐려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 모습에 익숙해지고

'괜찮아 보이네'는 생각을 하며 웃는 날도 찾아옵니다.


낯선 내 모습을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에 대해

다정하게 이야기해 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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