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주의 인물 ㅣ 특서 어린이문학 19
황지영 지음, 불키드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가능하면 저 아이랑 부딪히지 마.”
초등학교 3학년이던 아이에게 제가 했던 말입니다.

그때 반에는 아이들이 가까이하지 않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도 그 친구와 모둠 활동을 하며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엄마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와 문제가 생기면
부모가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와 따진다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저에게 그런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요.

김장을 하고 있는데 그 아이 엄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집 앞까지 왔는데 잠깐 차 한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김장 중이라 다음에 오시면 안 되겠냐고 했지만 잠시면 된다고 하더군요.
결국 하던 일을 멈추고 손님을 맞았습니다.

그 엄마는 우리 아이가 자기 아이를 때렸다고 말했습니다.
놀란 마음에 함께 온 아이에게 어떻게 맞았는지 물었더니,
아이는 손으로 툭 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정도의 일을 ‘맞았다’고 표현하는 것도,
그 일로 직접 찾아온 것도 당황스러웠지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아이에게도 주의를 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집에 돌아온 아이는 억울하다며 울었습니다.
자기는 때린 적이 없다고요.
하지만 저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더라도 상대가 아프고 속상했다고 느꼈다면 그 마음은 존중해야 해.”

그리고 마지막에 저도 모르게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가능하면 그 아이랑은 부딪히지 마.”

그때는 그것이 아이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주의 인물>을 읽으며 문득 그 아이의 마음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민원을 자주 넣고,
반복적으로 학교폭력 신고를 하는 부모 때문에 친구들에게 ‘요주의 인물’이 되어 버린 이찬이.

처음에는 모두가 이찬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문제는 아이 한 명이 아니라,
소문과 편견,
그리고 어른들이 만들어 낸 분위기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돌이켜 보면 저 역시 소문을 믿었습니다.
직접 그 아이를 겪어 보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까이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 한마디는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한 말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하나의 벽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
물론 부모라면 내 아이를 먼저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이해됩니다.

하지만 그 마음들이 모이면
한 아이를 교실에서 점점 혼자 남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정말 요주의 인물은 누구였을까요?
이찬이였을까요?
아니면 소문만 듣고 사람을 판단했던 우리였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