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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이 그치면 WHITE
스테판 키엘 지음, 김자연 옮김 / dodo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얼마 전 겨울잠을 자지 않는 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요즘 그런 곰들이
인가로 내려오는 일이 빈번해져 걱정이라고 하더라고요.
곰들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겨울잠을 자는데요.
겨울잠을 위한 영양을 비축하지 못한 곰들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내려온 것이라는 말도 있고요.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환경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네요.
이 책에서도 여우가 먹이를 구하러 마을로 내려옵니다.
여우는 사람이 남긴 음식 찌꺼기를 먹기 위해
매일 소년의 집 앞에 있는 쓰레기통을 뒤지지요.
소년은 그런 여우를 창문에서 지켜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쓰레기통을 뒤지는 여우를 보고 문을 엽니다.
그 소리에 여우가 달아나자 소년은 여우를 따라가지요.
여우의 아름답고 폭신한 털을 만지고 싶었거든요.
여우를 따라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게 된 소년.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모든 것이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세상을 헤매며
두려움에 떠는 아이의 눈앞에 산꼭대기가 보입니다.
아이는 할아버지의 말을 떠올립니다.
"저기, 얼음덩어리가 보이니? 조금씩 녹고 있구나.
곧 만년설도 사라지겠지?
앞으로 얼마나 저 산의 얼음이 우리에게 길을 안내해 줄 수 있을까?"
아이는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웅장하고 거대합니다.
그런 자연을 우리는 쉽게 생각하고 함부로 대하지요.
무모하게 자연으로 뛰어든 아이처럼요.
그러나 자연은 아이에게 돌아갈 길을 알려주었네요.
북극의 얼음이 녹고 있다는,
북극곰의 터전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먹이를 찾아 인가로 내려오는 동물들을 보며
생태계가 파괴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자연이 파괴되고 오염되도록 그대로 둔다면
우리는 길을 잃었을 때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겁니다.
이 책은 표지도 정말 멋지지만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더 감탄을 하게 됩니다.
하얀 눈이 덮인 마을과 설산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웅장하게 느껴지거든요.
특히나 본문 중간에서 있는 ‘트레싱지’ 부분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림이 겹쳐지고 비치는 것이
자연을 더 웅장하고 커다란 존재로 느껴지게 합니다.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느끼게도 되더라고요.
멋진 그림을 감상하면서
환경에 대한 이야기까지 할 수 있는
정말 멋진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