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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쇼크 - 삼성은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세상을 뒤흔들 것인가?!
이채윤 지음 / 창해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삼성 쇼크>는 제목만 보면 위기를 말하는 책 같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변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먼저 지난 몇 년간 삼성이 겪은 불안한 흐름을 되짚습니다. 반도체 파운드리에서 TSMC에 밀리고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지며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MZ세대의 아이폰 선호가 공고해졌습니다. ‘삼성 쇼크’라는 말이 등장한 배경에는 이와 같은 연이은 경쟁력 약화가 자리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삼성이 위기 상황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다시 도약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와의 22조 원 규모 계약, 애플과의 이미지센서 협력, 퀄컴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MZ세대와의 브랜드 전쟁이었습니다. 예전의 삼성은 기술력으로만 평가받는 회사였지만 이제는 ‘감성’과 ‘스토리’를 만드는 회사로 바뀌려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왜 삼성의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감정적으로 설득하려는 시도가 곳곳에 보였습니다.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지만 오히려 이런 흐름이 지금의 시대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부 변화에 대한 부분도 눈에 띄었습니다. 무노조 경영, ESG 평가 하락, 조직 내 긴장 같은 문제들이 더 이상 숨겨지지 않고 드러나는 과정이 솔직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오히려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변화하려고 몸부림치는 증거로 이야기합니다. 예전처럼 위기를 감추는 대신 드러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와닿았습니다.

이재용 회장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그를 대단하게 포장하기보다는 ‘조용히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외부의 화려한 이미지보다는 내부의 균형을 잡으려는 모습이 중심에 있어서 오히려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예전 삼성의 리더십이 강한 추진력으로 상징됐다면 이제는 조용히 상황을 조율하고 방향을 잡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삼성 쇼크>는 단순히 기업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의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습니다. 삼성의 위기와 변화가 결국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과 자본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같은 문제를 반복한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습니다. 올해 삼성의 변화와 삼성의 미래를 예측해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