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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칠, 공부 - 드로잉이 재미있어지는 배색과 채색 가이드
수지(허수정) 지음 / 책밥 / 2025년 9월
평점 :
책밥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간단한 드로잉이나 스케치 정도는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만큼의
세월이 쌓여 평균 정도의 완성작들은 오랜 취미의 결과물이라고 하지만
이상하게 채색 단계만 가면 기본 소묘까지 와르르 무너지곤 했어요.
제가 색 감각이 부족하다는 것은 물론이고 수채화는 특히나 최악의 결과물을
가져온다는 사실에 좌절해서 거의 10년 넘게 단색 드로잉과 간략한 소묘 정도로만
완료하면 더이상의 진전 없이 그림 그리기 취미를 다급하게 마무리 하곤 했었죠.

드로잉이 재미있어지는 배색과 채색 가이드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책밥 출판사의 신간도서 색, 칠, 공부 책은 그림 작가 수지의 채색 입문서
라고 하는데 색에 대한 기초 이론부터 배색 차트까지 알려주더군요.
게다가 실제로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직접 채색 작업뿐만 아니라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100 여개의 스케치 예시 파일을 제공하고 있어서 도서를
보면서 다운로드한 도안에 채색해볼 수 있어서 마치 직접 전문가에게 채색
가이드를 받으면서 개별 레슨 계획에 맞춰 채색 작업을 해 보는 것 같았답니다.

그동안은 항상 선을 그린 뒤 안쪽으로 채운다는 개념으로만 채색을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선으로도 채울 수 있고 면으로 스케치를 해서
색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그림으로 연출할 수도 있는
구체적인 색채 방법과 예시를 보여주시니 뭔가 자신감도 생기고
직접 따라 하기 편까지 책 속에 따로 있어서 도전해보기가 쉬웠어요.
단순하게 색을 입히는 것을 넘어 아주 섬세하게 조정하고 마지막에
후보정까지 거치면 내가 꿈꾸던 채색을 손에 물감 한 방울 묻히지
않고도 멋진 작업물을 도출할 수 있고 자유자재로 변형까지도 되니까
그동안 집안에서 별도의 그림 취미 공간을 만들어 놓고 직접 미술 작업을
하는 것보다 시공간의 제약을 일절 받지 않아서 기뻤답니다.
그동안은 제가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 그냥 독학하면서 그림만
그리다보니 스케치와 소묘를 끝낸 후에 색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는지도 몰랐기에 과거 저의 채색
과정 전체가 어렵기도 하고 성공하기 힘들었음을 깨달았어요.

항상 스케치를 완성하고도 채색을 하려고 하면 막막하기도 하고
단순하게 면과 선 안을 채우려고만 하니 입체감이나 원근을 살린
자연스러움을 연출하기 어려웠었는데 요즘은 소묘할 때
작업하는 선의 색상 변화까지도 시도하고 있을 정도로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방식의 그림 그리기 노하우에 푹 빠져 있답니다.
확실히 체계적으로 제가 미술을 배운 것이 아니다보니 명도와
채도를 조절하는 방식 자체를 전혀 몰랐음을
인지하게 되었는데 요즘은 색감을 어떻게 정하고 나의
스케치 속의 대상에 어떤 색을 배치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뭔가
생각을 하고 채색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큰 변화 중 하나예요.

예전에는 그냥 무작정 채색 도구들을 꺼내들고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사물의 색상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색으로 먼저 선 속
면을 채우는 것에만 급급했던 제가 이제는
그림 속 거리감도 채색으로 표현해야겠다는 일종의
구상을 하면서 조금씩 색을 입혀가는 것도 달라진 점이랍니다.
오랜 시간 스케치를 해두기만 하고 파일에 넣어 보관만 했던
작품이 많았던 이유는 채색만 하면 그림을 완전히 망친 경험이 많았기
때문인데 이 도서 덕분에 따라하기 편의 예시 도안을 통해
연습을 열심히 하여 나중에는 제 작품들도 스캔 작업을 통해
도안으로 만들어서 색다른 형태로 채색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네요.
그렇게 채색 작업 연습을 하다보면 저절로 내가 잘하는 색칠
연출이 무엇이고 좋아하는 색도 발견해나가며 조금씩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생기는데 평소 채색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지라 더욱 더 현실적인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