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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도시락 - 2025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체리 모 지음, 노은정 옮김 / 오늘책 / 2025년 7월
평점 :
키즈스콜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도시락에 대해서 어떤 추억을 갖고 있는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지만 원래 뭔가 먹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저에게는 귀찮고 차갑게 식어 버린
어떤 것을 점심 시간에 해결해야 하는 숙제 정도였답니다.
하나의 도시락을 위해서 엄마와 아빠가 어떤 수고를 담았는지는
이미 알고 있지만 끼니를 떼우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먹는 것에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저에게는 번거로운 시간이었죠.
하지만 우리 애들은 도시락 세대가 아닌 급식 세대라서 그런지 몰라도
도시락이라고 하면 특별한 날 그리고 급식실 휴가나 파업을 해서 지급되는 간편식을 거부하면 준비해야 하는 뭔가 일상적이지 않는 날이더군요.

키즈스콜레 출판사의 신간도서 나의 특별한 도시락 동화는
올해의 칼데콧 아너상 수상 영광을 가진 작품으로
아이들과 도시락에 대한 추억을 대화로 나누어볼 수 있게
도와준 동화로 뭔가 저는 갖고 있지 않았던 존재하지도 않는
따뜻한 도시락에 대한 기억을 강제 소환하는 느낌의 감성이라
그런지 그것이 내 것이 아님에도 무척이나 행복했답니다.
누구나 행복한 유년기의 추억을 갖고 싶어하지만 모두가 가질 수는
없음을 알고 있기에 뭔가 동경하는 마음이 강렬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보면 이 작품은 굉장히 포근한 우정과 사랑까지 느껴지더라구요.

게다가 거의 매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 작품들은 빠지지 않고
챙겨 보는 편인지라 그림책 최고의 상으로 꼽히며 그 분야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리우는 올해의 칼데콧 상 수상작들은 어떤
작품들이 선정되었는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한국어판으로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역시나 가장 뛰어난 수작이었답니다.

동화에 대한 로망이 강한 저는 나의 영유아기에는 볼 수조차
없었던 뛰어난 그림책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성인이 된 이후에도
명작들을 챙겨 보곤 했는데 매년 여름이면 미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서
아동문학 분야의 우수한 작품과 그림책을 선정해 수여하는
시간들이 어쩐지 설레이면서도 궁금해서 한국어판이 없으면 원작을
그대로 보곤 했는데 2025 칼데콧 아너상 수상 동화를
한국어판으로 이렇게 이쁘게 출간된 것을 보니 반갑더라구요.

영국 그림책 작가 랜돌프 칼데콧의 작품 자체도 굉장히 좋아해서
거의 대부분 소장하고 있는데 근대 그림책의 아버지으로 존경받는
Randolph Caldecott 이름을 따 제정된 칼데콧 상은
Caldecott Medal & Caldecott Honor 나뉘어 수상하고 있답니다.
체리 모 작가의 나의 특별한 도시락은 칼데콧 아너상 수상 작품으로
그림책의 시작이자 독립된 장르로서 그림책의 출발을 표방했던
그림책의 거장 R.Caldecott 명성만큼이나 특별한
그림책을 쓴 사람에게 수여되는 문학상으로 매우 권위 있는 상이죠.

후대 작가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는 현대 그림책의
창시자로도 평가 받는 랜돌프 칼데콧 작가의 열렬한 팬인 제가
올해의 수상작을 보지 않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크고
이쁜 판형에 아름다운 수작을 소장하게 되어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네요.
홍콩에서 미국으로 떠나야 했던 소녀의 모습은 비단 국가를
넘나들지 않아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불편하고 적응이
어려운 공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우리 막내에게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는데 아름다우면서도
어쩐지 슬프고 외로운 느낌도 이해가 되어 마음 아팠다고 합니다.
심지어 지난 학기를 함께 보낸 친구들과 방학이 끝나면 개학해서
만날텐데 한 달이라는 시간을 떨어져 있었으니 어색한
순간이 있을 것 같아서 긴장된다는 아이의 소감을 듣고 보니
여러 가지 성향을 가진 애들의 감성을 잘 다독여줘야겠더라구요.
감수성이 풍부하고 부끄럼 많은 듯이 보이나 매우 조심스러운
성격을 가진 아이를 양육하는 분들은 함께 이 작품을
읽고 저처럼 내향형의 자녀와 대화를 나누어 보면서 그런
말할 수 없었던 긴장감에 대해 독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화제를
이끌어 내어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