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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안 나아가는 기분 - 수영장에 빠진 글 노동자의 무기력 탈출기
우지경 지음 / 브.레드(b.read) / 2025년 8월
평점 :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엄마 아빠가 된다면
내 아이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어떤 로망 같은 것이
하나쯤은 있을 것 같은데 저희 아빠는 수영
엄마는 피아노 레슨이었는데 이 두 가지 소원은
애석하게도 저의 부족함으로 지속되진 못했어요.
그나마 피아노는 좋아하진 않아도 기계적인 훈련에
가까운 강제 학원 루틴으로 할 수는 있는 수준이지만
주말마다 받아야 했던 수영 레슨은 원래도
부족했던 운동 신경 덕분에 3년을 배워도 물에 몸을
띄우지도 못하고 트라우마만 점철되는 수준이었죠.

그러다 문득 b.read 출판사의 신간도서 앞으로 안 나아가는
기분 책의 저자분의 직접 경험을 담은 수영장에 빠진
글 노동자의 무기력 탈출기를 읽으면서 내년에는 저도
맥주병을 탈출해보면 어떨까라는 목표가 생겼어요.

현실이 힘들지만 하지 않으면 아니되는 일들이 더 많은
것이 우리네 삶이니까 그냥 참고 견디면서
살아가야겠지만 문득 나처럼 매 년 새해마다 세우는
목표가 똑같고 변화를 시도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면 작은 변화라고 성공한 이야기를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이 작품을 읽게 되었답니다.
뭔가 업무나 다급한 집안일이 끝나면 완전 늘어져서
무기력에 빠져 번아웃이 온건가 걱정하던 저에게
클라이밍장 벽을 타려다 수영을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알고 싶더군요.

저와 비슷비슷한 이유로 늘어져 있던 저자분이 낙천적
마인트와 추진력으로 클라이밍 실내 자전거 수영장이라는
뜬금없는 전개로 접어 들어갔다는 점도 흥미로웠죠.
전 아주 어릴 때 수영 강습을 다니기도 했고 맥주병이란
그 당시에는 매우 특이한 물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수영 용어도 분위기도 전혀 기억하지
못해서 그런지 저자의 수영장 에세이는 신기했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재미있는 수영에 관련된 에세이북과 같은
내용 속에는 일단 실행하고 그 뒤에 따라오는
엄청난 심리적 혼란과 고뇌 및 심정이 새로운 도전과
어떻게 충돌을 일으키며 방해하는가를 지켜보는 심정이
매우 미묘했는데 전 항상 의지가 약해 무너졌었거든요.
만약 내가 새로운 2026년 목표로 맥주병을 탈출하겠다는
도전을 시작한다면 본성적으로 운동 하기 싫은 제가
물에 뜨지도 못하는 육신을 가진 저의 시도가 어쩐지 실패
할 것 같아서 힘든 과정을 거쳐도 성공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너질 것 같을 때마다 버프를 받고 싶었답니다.
이 도서는 바로 저처럼 성공의 루틴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변화하는 경험을 느껴본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의지가 위태로울 때 읽으면 도움이 되요.
전 보통 악몽을 꿀 때 앞으로 안 나아가는 기분 아니, 느낌을
자주 체감하곤 했는데 수영을 할 줄 몰라서 모르겠지만
물 속에서 앞으로 안 나아가는 것 같으면 과연 어떻게 그 때를
극복해야 할지 막막했기에 이 도서를 흥미롭게 읽었답니다.

의외로 사람은 쉽게 변한다는 강력한 믿음을 가진 저자분의
글을 읽다 보면 사람 고쳐 쓰는거 아니라는 것이 인생 신조였던
제가 조금씩 변화하는 것이 느껴져서 매우 흥미로웠는데
지금 내가 바라는 목표가 있는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서 어쩐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다면
이 도서를 읽으면서 소소한 일상의 응원을 글로 접해보는 것도
힘겨운 우리네 삶 속의 의지를 다지는데 큰 위안이 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