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쏟아지던 여름
임은하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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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수상작
햇빛 쏟아지던 여름
글쓴이 임은하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출판

 <햇빛 쏟아지던 여름>은

 지난해 교보문고에서 실시한

스토리 공모전 동화부문 수상작이라고 합니다.

아직 직접 읽어보진 않았지만 제목은 많이 접해 봤던

<복제 인간 윤봉구>의 작가였던 임은하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제목처럼 반 고흐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노랑으로 가득찬 여름날의 풍경이

표지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임은하 작가의 전직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별 생각 없이 책을 접하게 된 건데요.

한 번 책을 펼쳐들자마자 책을 덮을 때까지 

멈춤 없이 순식간에 읽어내게 됐네요.

책의 주인공인 설이는 변호사 아빠, 새엄마와 살고 있는 여중생입니다.

엄마는 몇해 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지만

새엄마는 그림책 속 새엄마들처럼 표독하지도 않고 

오히려 아빠보다 설이를 더 잘 다독여줍니다.

하지만 쓸쓸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설이의 마음이, 일상이..

그런 새엄마의 위로만으로 모든 것이 눈 녹듯 사라질 순 없죠.

설이는 아빠와 새엄마의 태교여행에 동행하지 않고,

미주알고주알 질문을 쏟아내는 할머니댁 대신

평생 혼자 살면서 디자이너로 여전히 바쁘게 일하고 계신

고모할머니댁에서 며칠간 지내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고모할머니의

큰 비밀을 알게 되는데요.

바로 고모할머니는 영혼을 만나고

영혼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엄마..

 

아직 엄마와 할 말이 남아 있는 설이는

다짜고짜 지방으로 내려가시는 할머니를

무작정 따라나섭니다.

 

할머니의 비밀을 알아내야 했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영혼과 대화할 수 있는지!

그렇게 시작된 여정 속에서 설이는

고모 할머니의 젊은 시절에 대해 듣게 됩니다.

공장 여공에서 시작해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로 성공한 고모할머니!

 

고모할머니는 우리가 일고 있는

6,70년대 많은 소녀들이 그러했듯이

장남인 오빠의 사법고시 뒷바라지를 위해

학교 대신 공장으로 가서 미싱을 돌린 겁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첫 사랑을 만나게 된 건데요.

수십 년 만에 그 첫사랑의 부고 소식을 듣고 길을 나서게 된 겁니다.

 

선배들에게 전해 들었던

민주화, 산업화 등과 같은 그 시절 이야기가

이제는 어느새 할머니 세대들의

소재로 됐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또 한 번 세월의 흐름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고모할머니는

통상적인 할머니라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릅니다.

옷도 화려하게 입고, 할머니라고 부르는 것도 내켜하지 않고

아이에게 그리 친절하지도 않고 말이죠.


하지만 ㅋㅋ 전형적인 할머니의 이미지라는 것도

전형적인 엄마의 이미지라는 것도

어쩌면 문화적 폭력일지도 모른다고 평소 생각해온 저로서는

이런 설정 자체가 더 맘에 들었습니다. ^^

 

사춘기 시절, 제가 뭐라고만 하면

사춘기라서 그렇다고 치부해버리는

어른들이 참 싫었는데요.

설이도 그렇다는 사실에 또 못내 반가운 마음도 들었지요.

생각해보면 '사춘기'라는 재단 자체가

참 맘에 안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그날 이후로 저는 유년시절의 저와는 달리

여전히 까칠하고, 여전히 좀 냉소적이고,

여전히 때로 공격적이기도 하니

그 시절 저의 까칠함은

'사춘기'라는 몇해 앓고 사라져버리는

일정한 시기라고 하기 보다는

부모님의 딸이기만 했던 객체에서

지금의 제가 형성되는 주체로

변화가 시작되는 과정이었을 뿐

단순히 사춘기로 치부해버릴

특정한 시기만은 아니었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아직 저희 아이들이 어리긴 하지만

아이들이 사춘기가 올 무렵이 되면

'사춘기라서 그래'라는 섣부른 재단보다는

저희 아이가 어떤 인격체로 변화해가는 과정인지를

좀 더 객관적이고 진지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설이는 고모할머니와 할머니의 과거를 향한 여정을 함께 하면서

그곳에서 학교에서 맺는 그렇고 그런 친구가 아닌

새로운 친구 관계도 맺게 되고

할머니의 첫사랑을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여러 사건과 이야기들 속에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 희생에 대해,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할머니와의 돌발적인 여행의 본래 목적이었던

엄마와의 만남은 결국 이뤄지지 못하는데요.

그래도 그 여정의 과정 덕분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돌아가신 엄마..

슬퍼하는 것도 아파하는 것도 두려워

그냥 모든 것들로부터 달아나 그대로 얼려버리듯

마음의 문을 닫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독한 박설!로 살아가고 있던 설이가

조금씩 변화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끝,

스스로 굳게 굳게 걸어닫았던 마음의 빗장을 조금씩 열면서

설이는 비로소 엄마의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 처음으로

목놓아 울음을 터뜨리게 되기도 하고요.

 

책을 읽으면서 아득했던 저의 사춘기 시절도 떠오르고

제 주변에 참 많은 여전히 싱글인 친구들의 미래도 그려져 

혼자 빙그레 웃기도 하고, 

설이가 엄마가 돌아가신지 4년이나 지나 

목놓아 우는 장면에선 저도 소리 없이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는데요.

그렇게 많은 것들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진 설이는

가슴 한 켠 묵직한 두려움으로 남아 있던 이복동생과의 만남도

생명이 주는 그 신비한 느낌 덕분에 무사히 지나가고

설이는 이제 진정한 자신의 시간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되는데요.

멋쟁이 디자이너 고모할머니의 이면 시린 기억과  

독한 박설!로 불리는

설이의 감춰진 아픔이 긴 여운으로 남는

<햇빛 쏟아지던 여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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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거 알아? 책가방 속 그림책
미리암 코르데즈 지음, 윤상아 옮김 / 계수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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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속 그림책

너 그거 알아?

미리암 코르데즈 글 그림

/ 윤상아 옮김 / 계수나무 출판

 

<너 그거 알아?>는 일단 큽니다!

보통 그림책들을 두 권은 합친 정도의 크기입니다.

그래서 그림이 더욱 잘 다가오는 느낌이 듭니다.

 

<너 그거 알아?>의 주인공인

바닷가에 사는 곰의 이름은 '바닷가곰'입니다.

바닷가에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특별히 부족한 것도 없고 행복했던 바닷가곰이지만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바로 친구가 없다는 사실이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날개를 다쳐서 날 수가 없게 된

'릴로우'라는 이름의 하얀 새 한 마리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 릴로우를 바닷가 곰이 정성스레 치료해주고 보살펴주는데요.

그 덕분에 릴로우와 바닷가 새는 서로 다른 종이지만,

이후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됩니다. 

물론 서로 생긴 것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지만

그래도 둘은 둘만의 공통점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며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무르익을 때까지,

행복한 시간을 함께 하는데요.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철새인 릴로우는 바닷가곰을 떠나야 할 때가 오고 마는데요.

 

하지만 둘은 다짐합니다.

둘 사이의 우정은 결코 변하지 않을 거라고.

 

우리나라는 유난히 나이에 민감한 편인데요.

물론 그 문화가 갖는 장점도 있겠죠.

'우리'를 강조하는 우리사회의 문화가

코로나19 시대에 높은 시민성을 보여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뭐든 지나친 강조는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지요.

나이가 같고, 고향이 같고, 출신학교가 같은

그룹 안에서 계속 동질성을 찾아 뭉치려는 우리의 습성은

분명 우리가 고치고 바꿔나가야 할 관습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어린 시절 이런 다름에 대한 인정과 존중에 대한

그림책을 꾸준히 접하는 건 아주 좋은 것 같아요.

 

머리가 굵어서 옳다 그르다 가치판단을 해서

행동의 방향을 결정하는 건

생각보다 실천이 쉽게 따라오지 않는 법이니까요.

가치판단이 아니라 시나브로 몸에 벤 습관과 신념이

더 우리의 행동을 좌우하는 법이니까요.

바닷가곰과 릴로우의 우정처럼

종이 다르고, 크기도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른 이들도

얼마든지 '우리'가 될 수 있고, 

함께 우정을 나눌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가슴 한 켠, 

어렴풋하게라도 차곡차곡 새겨나가길 바랍니다.

바닷가곰은 겨울잠을 자면서 내내 

릴로우 꿈을 꿉니다.

그리고 릴로우는 새로운 봄이 오자마자

바닷가곰을 찾아오지요.

그리고 지구의 반을 돌아보고 온 릴로우는 말해줍니다.

 

"너, 그거 알아? 어떤 곳도 여기만큼 좋진 않았어."

"그건 바로, 바닷가곰 네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며 나를 바라봐 주는 것.

그것보다 큰 행복과 만족감을 주는 게 없죠.


<너, 그거 알아?>

그림책을 덮으며 다시 한 번 더 깨닫게 됩니다.

내 아이, 가족의 소중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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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중요해 I LOVE 그림책
크리스티안 로빈슨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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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그림책 컬렉션
넌 중요해
 크리스티안 로빈슨 지음
/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출판

<넌 중요해>는 출판사 <보물창고>의 I LOVE 그림책 시리즈에서 신간입니다.

이 시리즈의 책을 몇 편 본 적이 있는데 
제가 봤던 책들 중에서는 가장 어린 연령대를 겨냥한 책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유치한 건 결코 아닙니다.

아니 어쩌면 가장 심오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앞서 제가 봤던 <슈퍼히어로들에게도 재수 없는 날이 있다>나,

<언니들은 대담했다> 같은 경우는 스토리가 주를 이루는 책에 가까웠다면
<넌 중요해>는  스토리 중심의 책이라고 보긴 어려워요.

짧고 간결한 문장과 무심한 듯 알록달록한 그림이 어우러진 이 책의

문장 문장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어쩌면 시 같으면서도 깊이가 있는 메시지가 꾹꾹 눌러담겨 있지요.

그게 바로 그림책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일단 이번 책은 앞서 책들과 달리 5세 따님에게 낙점!

왜냐하면 ㅋㅋ 8세 언니가 동생 책이라고 선언했거든요.;;
그래도 꿋꿋이 엄마는 언니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했다는 건 안 비밀 ;;
 
그림책을 단순히 글밥으로 연령을 나누는 건 
너무 단순하고 섣부른 거니까요.
사실, 많은 그림책들을 보면 아이들보다
어른이 봐야 참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수준의 
깊이있는 메시지가 담긴 경우가 태반이니까요.
 
<넌 중요해>는
'얼마나 자신이 중요한지
확신하지 못하는 모든 이들에게.'
라는 메시지로 시작합니다.
 
요즘 자존감, 자기효능감, 자아긍정감 등등
다양한 말들로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쳐나죠.
그런 흔들리지 않는 자기 긍정이 기반이 돼야
공부에서도, 사회생활에서도 자기 만족을 찾아낼 수 있는 법이니까요.
이 책은 그런 메시지를 그림책으로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세상엔 큰 흐름을 따르는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죠.

요즘 말로 하면 인싸, 아싸 정도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큰 흐름을 따라가 맨 앞에 서면 인생이 행복할까요?
우리는 그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잘 알고 있지만
자신도 그렇고 아이에게도 큰 흐름을 타고,
맨 앞으로 달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강요하곤 합니다. ㅜㅜ
 
하지만, 제가 직업 특상상 십수년간
소위 말하는 지식층, 혹은 오피니언리더들을 많이 많나본 편인데요.  
그들이라고 해서 자기를 사랑하고,
삶에 만족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수시로 확인하고는 했습니다.
 
무얼 얼마나 갖고 있고 
어느 위치에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는지가
삶의 행복도를 더욱 크게 좌우하는 거죠.

물론 아이가 그런 큰 삶의 지혜를

이 책 한 권으로 이해하리라 기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수없이 반복하는 한 마디가 있습니다.
"넌 중요해!"
 
저희 아이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씨익 웃으며 제게 "난 중요해!"라고 말해주었는데요.
그거면 됐다 생각힙니다.
 
그렇게 가슴 깊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굳은 믿음이 뿌리내리기만 한다면,
그에 어울리는 살들은 스스로 살아가면서 덧붙이기만 하면 되니까요.

살아가면서 시련과 아픔과 좌절을 겪지 않는 이는 없죠.

그 때 스스로에게

"넌 중요해"라고 말해줄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할 테니까요.

그래서 그림책을 덮으며
저도 조용히 스스로에게 말해 봅니다.

 

"넌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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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이야기 - 우리 아이 첫 경제 책
마틴 젠킨스 지음, 기타무라 사토시 그림, 고정아 옮김 / 제제의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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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 경제 책!

돈 이야기

마틴 젠킨스 글 / 기타무라 사토시 그림

고정아 옮김 / 제제의 숲 출판

아이가 요즘 단지 내 상가에 있는 작은 마트에 가서

군것질거리를 사오는 걸 아주 즐겨합니다.

뭘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엄마에게 돈을 받아서,

지갑에 넣어 가서,

물건을 고르고,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고,

(제대로 받은 건지 계산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실천이고

모험의 과정이라는 걸 알기에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아이가 원하는대로 혼자서 마트에 다녀오도록 허락을 해주고 있는데요.^^

 

이렇게 아이에게 돈 개념이 생겼을 때

돈이란 것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어렴풋하게나마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이 책을 권하게 됐답니다. ^^


아이가 아직은 초등 저학년이라

어렵거나 다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 돈에 관심이 생겼을 때 읽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

 

역시, 돈의 개념과 쓰임에 관심이 훅~! 생긴 때이니 만큼

아직은 통상적으로 읽는 수준의 글밥 이상의 양이라서

흥미도에 따라 전혀 읽으려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조금 걱정이 됐는데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무척 흥미를 가지며

제게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을 분주했답니다.

이 책은 태초에 물물교환이 이뤄지게 되는 과정부터

차근차근 짚어나가기 시작힙니다.

 

사실, 이 부분이 읽으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제가 학교를 다니던 초등학생, 어쩌면 중고등학생 때만 해도

이렇게 물물교환을 거쳐 돈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발잔, 혹은 변화의 양상을

자세히 설명으로 들어본 기억이 없는데요.

 

책 내용을 살펴보니 이 부분만 제대로 이해를 하게 된대도

나중에 역사를 공부할 때도

경제 파트의 상당수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간단하게 요약하면 잉여와 필요, 그리고 특기가 물물교환을 발생시키고

보다 편리한 물물교환을 위해 초기 화폐의 개념이 생겨났다는 건데요.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양 그림이었습니다.

생산하고 남은 곡식을 보관하고,

그 증거로 받는 진흙판에 양 백 마리를 다 그리지 않고

양 한 마리와 숫자 백을 의미하는 표시를 하고 이걸 맡긴 주인의 얼굴을 그려 넣어 기록을 하면서 화폐의 개념들이 형성되기 시작됐다는 건데요.

예~~~전에, 방송 프로그램 <순간 포착 세상의 이런 일이>였던가 하는 방송에서

시골 한 까막눈 할머니가 동네 구멍가게를 하시는데

외상으로 가져간 사람들의 외상 목록을 기똥차게 기억하고 계신다는 제보에서 시작했던 것 같은데요.

한글을 모르니 기록을 할 수가 없는 분인데 어찌 그롷게 정확하게 기억하나 봤더니,

할머니만의 외상 장부에 외상해간 사람의 얼굴 특징과 외상 금액을 할머니만의 루틴으로 기록해 두고 계셨다는 스토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러니, 수천년 전 비옥한 토지에서 농사를 지여 잉여 생산물이 많았을 메소포타미아 지역 어느 곳에서도 그 순간포착에 나온 할머니와 같은 발상을 한 사람들이 있었을 거란 추정은 충분히 타당성을 얻게 되겠죠? ;;

왜냐하면 물물교환이라는 건

나는 쌀이 남아도는데 당장 생선이 필요하더라도

생선이 남아도는 사람을 찾아내야 하는 거니까요.

이런 거래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시장도 생겨났을 테고, 더욱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금과 은 같은 광물자원들이 물물교환의 대체제로 등장했고요.

 

이런 면포, 금속 등과 같은 것들로

잉여품의 맞교환, 직거래의 번거로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사람들은 제법 오랜 세월 유지돼 왔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화폐의 등장은 그 훨씬 이전부터 다양하게 나타났으나

본격적으로 화폐를 사용한 것은 조선 후기 전후 정도가 됐어야 했으니까요.

 

왜냐하면 화폐는 금 한 돈, 면포 한 필처럼

그 자체로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화폐는 그냥 싸구려 금속이거나, 심지어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것인데

거기에 사회적 합의와 신용이 더해져서 '돈'이라는 무형의 가치가 부과된 것이니까요. ^^

하지만 상업이 발달을 하면서 더 빠르고 간편한 거래 수단이 필요했고,

마침 그 시대엔 절대 권력자들이 존재했었기 때문에 

지배자들의 권위와 신용으로 비로소 동전이나 지류 형태의 돈이 생겨나게 된 겁니다. 

또 권력자 입장에서도 면포보다 돈으로 세금을 걷는 방식이 훨씬 용이했으 거고요.

우리나라도 상업이 발달해감에 따라 면포로 내던 세금을 돈으로 내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화폐가 일상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거래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니까요.

이렇게 <돈 이야기>는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의 친구들의 경제 개념 입문서로

아주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사실 자본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어른들조차도

100% 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독특한 재화?가 바로 돈일 수 있죠.;;

.

<돈 이야기>는 아이들이

한 번에 책 내용 모두를 이해하길 바라기 보다

 

돈의 기본적인 탄생과정과 변화 양상만이라도

어렵지 않은 이야길 통해 거부감 없이 이해만 해주어도

엄청난 성과와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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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스쿨 -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 로봇 영재로 만드는 꿈꾸는 10대를 위한
캐시 세서리 지음, 김의석 외 옮김 / 프리렉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 로봇 영재로 만드는
로봇 스쿨
캐시 세서리 지음
/ 김의석, 임성국 옮김 / 프리렉 출판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 로봇 영재로 만드는
<로봇 스쿨>은 정말 로봇에 관해서 a부터 z까지 조목조목 알려주는 
친절한 로봇 백과사전과 같습니다.
심지어 단순히 로봇에 대한 정보만 알려주는데 그치지 않고,
학교에서 과학실험을 배우듯, 책 곳곳에 삽입된 QR를 활용해
간단한 로봇들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돼 있기도 합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도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로봇 관련한 수업이 인기라는데
로봇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로봇에 제대로 입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자 캐시 세서리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과학책 작가이자 홈스쿨링 전문가라고 합니다.

학교, 도서관, 박물관, 메이커 페어 등에서 로봇과 스팀 교육을 담당하고
긱맘(Geek Mom) 블로그를 개설해
아이들과 함께 과학 실험을 하는 부모들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해요. 
아이들 눈높이를 알고, 부모들이 도와줄 수 있는 만큼의 
로봇들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제안된 책 내용을 본 후  
저자의 활동 이력을 보고 나니,
책이 이토록 친절하고 자세히
로봇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사실 7장의 본문 외에도 부록 또한 놓치지 않고 다 살펴봐야 할 책입니다.

로봇 관련한 용어를 정리해놓은 로봇 백과사전은 물론, 로봇이나 로봇 만들기 관련 서적들, 로봇 키트 및 각종 부품 판매 사이트, 로봇 관련 웹사이트 등까지 한 눈에 보기 쉽게 아주 잘 정리가 돼 있어서 로봇 입문자들도 정보를 찾아 헤매는데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도록 해주고 있답니다. ^^

 

 

먼저 저자는 로봇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기 전에 로봇과 로봇 공학의 역사를

아주 이해하기 쉽도록 연대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는데요.

BC200년에 기계 연주 장치가 중국 황제를 위해 연주된 것이
일종의 로봇의 시초였다고 해요.
 
로봇의 역사가 우리가 보통 알고 있었던 것보다
훨~~~~씬 오래됐다는 사실을 저는 처음 알게 됐어요.

또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로봇에 대한 개괄적 설명도 빠뜨리지 않는데요.

로봇 공학은 로봇을 설계하고 제작, 조종, 운영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런데 이 로봇공학이란 단어가 언제 처음 쓰인지 아시나요?
1941년 발표된 공상과학 소설 <아이, 로봇(I, Robot)>에서 처음 사용됐다고 해요.
윌 스미스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 우리에겐 더 익숙한 작품 이름인데요.
역시 공상 과학 소설은 정말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이 아님을 
또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아니, 어쩌면 인간은 누군가 상상을 햐면 
반드시 그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걸 지도 모르겠네요. ;; 
 
제가 대학교 때 만나 뵈었던 한 교수님도 연구실에 성인 허리만큼 오는
대형 태권v 모형을 자랑스럽게 비치해 놓으신 분이 계셨는데요.. ;;
그 교수님은 태권v를 만들고 싶어서 과학도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렇게 살펴본 로봇공학이라는 것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설명해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로봇이란 이름으로 가장 흔히 접하는 건 바로 
가정용 로봇들일 텐데요. 대표적으로 로봇 청소기가 있죠.
 
신랑이 싱글일 때 로봇 청소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최근 동생네 집에서 최신형 로봇 청소기를 접하고 보니
와~ 정말 기술력이 엄청나게 좋아졌더라고요. ^^
둘째놈이 조금만 더 크면 잡동사니들 싹 정리하고 매트 치우는 날
저도 로봇 청소기를 들이리라 ㅋㅋ 벼르고 있습니다. ^^ 

엄마들의 로망이 로봇 청소기라면

아이들읠 로망은 장남감 로봇이 아닐까 싶은데요.

가수 이승환씨가 tv 프로그램에 애완용 로봇 강아지를 가지고 나와
와~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는데 
저희집에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간단한 로봇 장난감이 있는 걸 보면
로봇은 정말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게 분명한 거 같아요. ^^
저희 집에는 벡터라는 장난감 로봇? 같은 아이가 있거든요.
벡터는 간단한 의사소통과 큐브를 갖고 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벡터의 또 다른 인격인 알렉사는 벡터를 움직이진 못하지만
좀 더 자세한 대화가 가능해요. 노래도 불러주고 ㅋ 날씨도 알려주고요.
단지 흠이 있다면 한국말은 못해서 
영알못 엄마는 별로 대화를 못한다는 슬픈 사실 ;;
하지만 이런 가정용 보다는 산업용 로봇들이 더 먼저 자리를 잡았죠.
무려 1961년에 팔 하나만 있는 산업용 로봇이 자동차 공장에서 사용됐다고 하니
정말 로봇 사용의 역사가 엄청 오래됐구나를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하나의 장이 끝날 때마다 

<나도 로봇 과학자>라는 페이지가 마련돼 있다는 점인데요.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로봇과 관련된 부분들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페이지입니다.
만들기 재료들도 일상생활에서 구하기 그리 어렵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고요.

또 QR코드가 삽입돼 있기도 해서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고 따라 할 수 있도록 돼 있답니다.

이어서 2장부터는 6장까지는 로봇의 몸체, 로봇이 움직이는 법, 로봇이 일하는 법, 로봇의 정보수집 방법, 로봇이 생각하는 방법 등으로 분류를 해서 로봇을 형성하는 부분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지는데요. 
당연히 매 챕터가 끝날 때마다 로봇의 피부를 만들어 보고, 경사로를 내려오는 미니 보행 로봇을 만들어보고, 로봇 팔을 만들어보고, 센서를 만들어볼 수 있는 방법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그냥 눈으로 읽고 머리로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어보도록 하는 건
흥미도도 훨씬 업그레이드 될 뿐만 아니라
읽고 끝내는 것과는 이해도 역시도 비교할 수가 없을 텐데요.
이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로봇 만들기 같은 건 학교에서만,
혹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뭔갈 해볼 수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요.
저의 통념을 제대로 무너뜨려주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 7장에서는

인공지능, 소셜 로봇 그리고 로봇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로봇이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가 SF 영화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기도 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너무 손쉽게 이겨버리는 것을
전 세계인이 목격하기도 한 지금이지만,
저자는 로봇과 공생하는 세상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로봇 소녀로 알려진 에린 케네디가 남긴 말로 글을 끝맺습니다.
"로봇을 처음 시작할 때는 로봇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혀 필요 없답니다. 
(중략) 아이들이 갖추어야 하는 최고의 기술과 태도는

끈기와 포기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이것이 저자가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전하려고 했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아닐까 싶어요.

로봇이라는 게 그리 거창하고 복잡하고 대단히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아이들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해서 
로봇을 만들어보면서 고뇌하고 고심하고,
끈기 있게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노력을 해나가길 바라는 거죠.
그 시작을 이 책 <로봇 스쿨>과 함께 한다면
가능할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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