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돈 이야기 - 우리 아이 첫 경제 책
마틴 젠킨스 지음, 기타무라 사토시 그림, 고정아 옮김 / 제제의숲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 아이 첫 경제 책!
돈 이야기
마틴 젠킨스 글 / 기타무라 사토시 그림
고정아 옮김 / 제제의 숲 출판

아이가 요즘 단지 내 상가에 있는 작은 마트에 가서
군것질거리를 사오는 걸 아주 즐겨합니다.
뭘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엄마에게 돈을 받아서,
지갑에 넣어 가서,
물건을 고르고,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고,
(제대로 받은 건지 계산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실천이고
모험의 과정이라는 걸 알기에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아이가 원하는대로 혼자서 마트에 다녀오도록 허락을 해주고 있는데요.^^
이렇게 아이에게 돈 개념이 생겼을 때
돈이란 것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어렴풋하게나마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이 책을 권하게 됐답니다. ^^
아이가 아직은 초등 저학년이라
어렵거나 다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 돈에 관심이 생겼을 때 읽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

역시, 돈의 개념과 쓰임에 관심이 훅~! 생긴 때이니 만큼
아직은 통상적으로 읽는 수준의 글밥 이상의 양이라서
흥미도에 따라 전혀 읽으려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조금 걱정이 됐는데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무척 흥미를 가지며
제게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을 분주했답니다.

이 책은 태초에 물물교환이 이뤄지게 되는 과정부터차근차근 짚어나가기 시작힙니다.
사실, 이 부분이 읽으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제가 학교를 다니던 초등학생, 어쩌면 중고등학생 때만 해도
이렇게 물물교환을 거쳐 돈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발잔, 혹은 변화의 양상을
자세히 설명으로 들어본 기억이 없는데요.
책 내용을 살펴보니 이 부분만 제대로 이해를 하게 된대도
나중에 역사를 공부할 때도
경제 파트의 상당수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간단하게 요약하면 잉여와 필요, 그리고 특기가 물물교환을 발생시키고
보다 편리한 물물교환을 위해 초기 화폐의 개념이 생겨났다는 건데요.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양 그림이었습니다.
생산하고 남은 곡식을 보관하고,
그 증거로 받는 진흙판에 양 백 마리를 다 그리지 않고
양 한 마리와 숫자 백을 의미하는 표시를 하고 이걸 맡긴 주인의 얼굴을 그려 넣어 기록을 하면서 화폐의 개념들이 형성되기 시작됐다는 건데요.
예~~~전에, 방송 프로그램 <순간 포착 세상의 이런 일이>였던가 하는 방송에서
시골 한 까막눈 할머니가 동네 구멍가게를 하시는데
외상으로 가져간 사람들의 외상 목록을 기똥차게 기억하고 계신다는 제보에서 시작했던 것 같은데요.
한글을 모르니 기록을 할 수가 없는 분인데 어찌 그롷게 정확하게 기억하나 봤더니,
할머니만의 외상 장부에 외상해간 사람의 얼굴 특징과 외상 금액을 할머니만의 루틴으로 기록해 두고 계셨다는 스토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러니, 수천년 전 비옥한 토지에서 농사를 지여 잉여 생산물이 많았을 메소포타미아 지역 어느 곳에서도 그 순간포착에 나온 할머니와 같은 발상을 한 사람들이 있었을 거란 추정은 충분히 타당성을 얻게 되겠죠? ;;

왜냐하면 물물교환이라는 건
나는 쌀이 남아도는데 당장 생선이 필요하더라도
생선이 남아도는 사람을 찾아내야 하는 거니까요.
이런 거래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시장도 생겨났을 테고, 더욱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금과 은 같은 광물자원들이 물물교환의 대체제로 등장했고요.
이런 면포, 금속 등과 같은 것들로
잉여품의 맞교환, 직거래의 번거로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사람들은 제법 오랜 세월 유지돼 왔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화폐의 등장은 그 훨씬 이전부터 다양하게 나타났으나
본격적으로 화폐를 사용한 것은 조선 후기 전후 정도가 됐어야 했으니까요.
왜냐하면 화폐는 금 한 돈, 면포 한 필처럼
그 자체로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화폐는 그냥 싸구려 금속이거나, 심지어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것인데
거기에 사회적 합의와 신용이 더해져서 '돈'이라는 무형의 가치가 부과된 것이니까요. ^^

하지만 상업이 발달을 하면서 더 빠르고 간편한 거래 수단이 필요했고,
마침 그 시대엔 절대 권력자들이 존재했었기 때문에
지배자들의 권위와 신용으로 비로소 동전이나 지류 형태의 돈이 생겨나게 된 겁니다.
또 권력자 입장에서도 면포보다 돈으로 세금을 걷는 방식이 훨씬 용이했으 거고요.
우리나라도 상업이 발달해감에 따라 면포로 내던 세금을 돈으로 내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화폐가 일상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거래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니까요.

이렇게 <돈 이야기>는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의 친구들의 경제 개념 입문서로
아주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사실 자본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어른들조차도
100% 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독특한 재화?가 바로 돈일 수 있죠.;;
.
<돈 이야기>는 아이들이
한 번에 책 내용 모두를 이해하길 바라기 보다
돈의 기본적인 탄생과정과 변화 양상만이라도
어렵지 않은 이야길 통해 거부감 없이 이해만 해주어도
엄청난 성과와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