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하지 않은 날 - 홍중규 단상집
홍중규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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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상을 보내도 그대로 흘러보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일상에서 스쳐가는 생각과 물음을 놓치지 않고 글과 사진으로 남겨놓는 사람도 있다.


그는 바로 시선의 다정함과 짙은 단상으로 독자를 사로 잡는 홍중규 작가이다. 그의 풍부한 감정표현들과 시선들은 바쁜 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잠깐의 '쉼'을 선물해준다.


"내게 쉰다는 것은 아마도 이런 것 같다.

타인의 영향을 완전히 차단한 채 나에게만 집중하는 것

어떻게 보면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내게는 휴식인 것이다. "


조용한 밤을 기다리거나, 구석진 곳을 찾아가는 작가가 찾아간 곳.

'공백' 카페 , 비어있는 곳. 그 어떤 것에도 방해를 받고 싶지 않은 때 그는 자율적으로 비어있는 곳을 찾아가고 또 이기적인 마음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선택한다.


그러곤 자신의 공간안에 닫혀있는 동안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묵묵히 써내려간다. 그렇게 일상에서 떠오르는 물음과 생각,감정들을 모아놓으니 이렇게 책 한권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학생 떄의 나는 좋은 글귀가 있으면 친구에게 편지로 적어 전달하기도 하고 일기장에 고스란히 적어놓은 적도 많더랬다. 또 하루하루 감정을 꾹꾹 눌러담아 컴퓨터안에 저장하기도 하고 종이에 쓱쓱 써내려간적도 많은데

어른이 되니 내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기가 참 힘들어졌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일상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문장에 사진에 담아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나이가 되니 대단스럽다 생각이 든다. 특히 이렇게 다정스럽게 단정한 문장으로 시작하고 또 끝맺음을 한다는게 글에서 작가의 성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이렇게 인생에도 확실한 방향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텐데.

마음이 헉헉거릴 때 누군가 의심치 말고

이 길로 쭉 가라고,

언질을 주면 없던 힘도 되살아날 것이다."


책을 읽다가 내 맘 같은 문장이 나타나면 나도 모르게 손으로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나도 이런 생각해 본적 있는데 내 맘과 이리 같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아직도 여러갈래의 길에서 서성이는 불안해보이기만 한 나에게 의심치말고 쭉 가야할 길이 무엇인가 라고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간절하지도 않고 이젠 인생에 확실한 방향도 모르겠는 이때 TV에서 봤던 '넛지'라는 단어에서 나오듯이 누가 옆구리를 슬쩍 찔러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차등 아닌 차이

"같은 세상에서 만난 우리라도

서로의 시간은 다르게 흐를 수 있다.

일찍 물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디게 물드는 사람도 있다.

그건 차이이지 차등이 아니다.

은행나무 한 그루가 조금 일찍 물들었다고 해서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사람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 각자의 때가 있는 것이 아닐까. "


일상의 단상들을 적어놓은 에세이집을 읽어나가다보면 지나간 나를 돌이켜보기도 하고 또 반성하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생각들을 수용하게도 된다. 그리고 나보다 한층 섬세한 감정표현에 놀라기도 한다. 결혼초에 아니 그보다 훨씬 전 지금의 신랑과 연애때부터 돌이켜보면 매번 신랑은 나보다 빨랐다.


좋아하는 마음도 나보다 먼저 앞서나갔고 무언가를 결정하면 조용히 생각을 먼저 하는 나에 비해 먼저 행동으로 치고 나가는 그런 자신감을 나에게 늘 보여주곤 했다


가끔은 그런 신랑의 빠른 행동력, 그리고 자신감 (지금 생각해보면 근거없는 자신감도 꽤 많았다)은 나에게 항상 부러운 점이었다. 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 라는 '차등'에 관한 마음이 조용히 들었던 것 같다. 그건 나와 신랑의 조그만 '차이'였는데 말이다.


생각이 많고 신중하고 난 좀 느린 사람이었을 뿐인데 먼저 성장하고 물들어가는 느낌으로 신랑을 바라보다 보니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한참 살다보니 느끼는 것은 그냥 우리 둘에겐 차이가 있을 뿐 그것이 우리에게 차등으로 다가오진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런 차이가 서로 협력하며 잘 살아가는데 빛이 된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런 일상에 대한 물음과 감정표현을 잘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소란스럽게 감정을 표현하기 보다

침착하고 다정한 말솜씨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런 성격들도 좋아한다.


이전에 일본 소설을 즐겨볼 때도 침착하게 감정을 풀어나가는 소설들을 즐겨보았고 격정적으로 감정이 오락가락 하는 글들을 나와는 맞지 않아서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슬픈때에도 외로운 때에도 부르짖지 않고 삭히며 침착하게 삶을 대하는 그들이 안타깝게 여겨지는데 , 그럼에도 이런 감정들이 어느 선을 지켜가며 표현된다는게 편안하게 느껴지는 건 내 성격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세이는 나와 잘 맞는 감정을 지니고 있는 작가의 글이 많이 끌린다. 그리고 혼자 호흡하는 것이 아닌 같이 호흡하는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책도 나와 궁합이 있다는 생각, 홍종규 단상집을 보며 느낀다. 그리고 글을 보며 조용히 온전한 나만의 시간도 오랜만에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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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기술 빅뱅이 뒤바꿀 일의 표준과 기회
대니얼 서스킨드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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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술발전으로 기존의 일자리를 밀어낸 일화로 말똥우화를 예로 많이 들곤한다. 예전에는 운송수단으로 말들을 많이 이용했는데 이에 거리엔 말들도 넘쳐났고 말똥도 바닥에 넘쳐나 말똥의 높이가 결국엔 아주 높이 쌓여갈거란 예측도 많았다. 하지만 그 예측을 빗나가 기술의 발달로 자동차가 나타났고 말들은 이용가치가 없어 운송수단으로서의 말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1973년 러시아계 미국인 경제학자 바실리 레온티예프(Wassily Leontief)는 기술의 진보는 결국 인간을 기존 일자리에서 밀어낼것이라고 예측했고 그 훨씬 전인 1930년대에는 영국 경제학자 존메이커스케인스는 "기술적 실업"이라는 용어를 퍼뜨려 신기술이 사람들을 일자리에서 밀어낸다는 개념의 핵심을 두 단어에 담아내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이야기에 공포감에 사로잡혔고. 많은 사람들이 기술의 발전을 반대하고, 신기술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여러 해 동안 이러한 예상들은 빗나갔고 인간의 일자리를 기게가 대신할거란 예측과는 달리 인간의 노동 수요는 넉넉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기술의 진보와 일자리

 



 

경제가 성장하면,

그래서 사람들이 소비할 소득이 늘어나 더 부유해지면,

일거리를 얻을 기회도 늘어난다.

물론 어떤 업무는 자동화되어 기계의 몫이 될 것이다.

하지만 경제가 확장하면

상품과 서비스 수요도 함께 늘어나므로

그런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모든 업무의 수요도 같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업무들은 아직 자동화되지 않은

노동활동을 포함하므로

일자리를 일은 노동자가 그런 업무에서 일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p37中

 

이유는 노동의 시대에는 기술의 진보가 경제의 파이를 키웠고 거기에 새로운 요소가 더해져 소비자는 소비할 소득이 늘었고 소득소비의 방식이 바뀜으로써 파이탈바꿈효과가 나타났으며, 생산자 입장에서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새로운 업무가 필요해졌으며 이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 일자리가 증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노동자가 이 혜택을 누리게 된 것은 아니고 숙련된자만이 누릴 수 있었으며 교육은 그래서 중요한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21세기 기술적 실업은 어떤 모습인가



 

앞에서 봤듯이 과거에는 보완하는 힘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수요를

생산성 효과,파이 확대 효과,파이 탈바꿈 효과 이렇게 세 갈래로 높였다.

세 효과가 함께 작용해 언제나 사람이

맡을 일거리가 넉넉하도록 보장했다.

하지만 앞으로 기계가 계속해서

사정없이 끈질기게 발전하면 세 효과가 모두 힘을 잃을 듯하다.

€ p160 中

 

 

과거에는 생산성효과,파이확대효과,파이탈바꿈 효과로 인하여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넉넉했다. 하지만 AI의 성장은 기계가 사람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기계 자체가 사람보다 더 빠르게 셈을 하고 일을 하고, 더 나은 자리를 꿰 찰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기다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자부했던 창의적인 활동들(미술,음악 등)의 분야에서도 기계는 인간보다 더 나은 창작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감정적 노동에서도 활용되어지고 있다. 우리의 생각보다 더 많은 분야에서 기계의 대체가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이 되는 부분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래의 일자리의 모습은 완전히 일이 사라진 세상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일하기에는 일거리가 부족한 세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21세기의 실업은 과거와는 다르게 일거리가 부족할거라 예측하며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어 소득을 창출할 곳이 없어진다고 말한다. 이런 일자리가 줄어드는 세상이 온다면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세 가지 문제로 경제문제와 기술 대기업의 부상,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한 문제가 크게 다가올 것이고 , 이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하고 준비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일거리가 줄어든 세상과 우리의 대처


운 좋게도 우리 세대는 사람들이

그런 운명에 빠지지 않은 세상에,

크게 보아 누구나 자신과 가족을 먹여 살릴 만큼 경제가 번영하는 세상에 태어났다.

점점 코앞에 다가오는 세 문제,

그러니까 불평등,정치적인 힘,삶의 의미는

이렇게 유례없는 번영이 낳은결과물일 뿐이다.

이 문제들은 우리 전부는 아니지만,

우리 가운데 일부가 운 좋게도 누린 물질적 풍요의 대가로 치러야할 것들이다.

€ P335 中

 

기술의 발전은 막을 수는 없다. 막는다고해도 그 시기를 늦추는 것 뿐이지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많은 기업가들은 일자리에 대한 우려와 일자리를 지켜야한다고 서로 이야기하지만 그 뒤에서는 빨리 기술을 개발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야한다 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앞으로 100년 동안 기술진보로 인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부유해지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런 일 때문에 인간이 맡을 일이 줄어드리라는 점에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 선조때처럼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문제는 사라지고 새로운 문제가 생겨나 그 자리를 대신 할 것이다. 그 첫번째는 불평등의 문제이다. 현재에도 빈부의격차는 날이갈수록 벌어지고 있으며 이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 모든 구성원들과 어떻게 이 파이를 나눌지를 산출해야한다

 

그 두번째는 정치적 힘에 대한 문제로 대기업들이 대부분의 거대기술들을 가지고 독점하는 가운데서 그들이 가진 기술을 이용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막는 일이다. 자율적으로 기업에 맡기기 보다는 통제하는 기관을 둬서 누가 어떤 조건으로 통제할지를 결정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삶의 의미로 일이 없어도 그럭저럭 사는데 그치지 않고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일을 삶의 의미로 삼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이 없다면 삶의 의미는 사라진다고 할 수 있다. 꼭 돈을 버는 일만이 삶의 의미가 아니고 봉사활동도,여가활동도 삶의 의미가 될 수 있음을 교육을 통해서 다른 경험들을 통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4차산업, 혹은 미래를 맞이하는데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에 대처하는 우리와 정부,그리고 기업들의 자세에 대해서 배울 수 있고 교육이 가야할 길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내용이 방대하여 포스팅에 많은 내용을 담진 못했지만 앞으로 교육도 틀에 박힌 교육으로는 또 더 많은 교육으로는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를 예측하는 길은 또 미래에 대처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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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애인에게
현상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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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의 말을 보다가 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그대로 써있는 것 같아서 작가의 책의 성격이라 생각한 문장이 있다.

바로 '조금 더 정확하게 쓰려다가 결국 모든 걸 부정확하게 써버리는 사람', 그리고 뚜렷하게 정의 내리기를 두려워하고 어려워하며 그걸 다행이라 생각한다'는 저자. 그의 책은 정말 모든 문장들이 그러하게 느끼게끔 만들었다. 어떤 문장도 나에게는 뚜렷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아닌 익숙한 문장임에도 돌고돌아 부스러기를 남기고 사라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까무룩 잠든 너는 이마 위로 흘러 내린

잔머리까지도 사랑스러워

나는 창밖에 매달린 그 찬 물방울이라도 되어

밤새 흐르고 싶었다.

아침이면 허공으로 사라져도 좋았다.

p32 -잠-



현상현 사색집은 에세이라고 불리기는 힘든 점이 쉽게 읽고 넘어가는 감정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곱씹고 또 곱씹어도 어려운 감정을 책에 담았다. 내가 결혼을 해서 이런 감정들을 이해를 못하는 것일까. 나의 감성들은 모두 죽었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공감하기 힘든 문장들이 많이 이어졌는데 그냥 문장만을 가볍게 읽고 넘어간다면 아마 나처럼 모두가 여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사여구가 많은 것일까 꾸밈이 많은 것일까. 읽는 내내 고민했더랬다. 나의 감정까지..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 어려웠던 것은 은유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은유들 덕분에 나에겐 그토록 어려웠나보다.

또한 사색집이기 때문에 사실 문장을 여러번 읽어보고 상상해보아야 그 아픔을, 그리움을, 사랑을, 느낄 수 있는데 난 은유법을 그냥 가벼운 문장처럼 읽어내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나의 경험이 너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작가는 얼마나 그리워하고 사랑하였고 또 상처받았기에 이토록 깊디 깊은 감정들을 문장으로 써내려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나와의 경험의 차이가 지구와 우주의 차이일까. 아니면 정말 섬세한 감정을 지닌, 깊은 감정을 지닌 소유자일까 라는 생각도 했고, 현실에 부딪혀 어쩌면 나는 내 감정을 가볍게만 보는 훈련을 통해 심플한 삶을 살고 싶다는 훈련을 통해서 더 깊게 빠져드는 것을 부정한 것은 아닐까..


생님,저는 이제 사랑받는 법을 알아요.

몇 알의 낱말을 레몬 사탕처럼 굴려가며

새침하게 웃어 보일 줄 알아요

기형의 문법으로 사람의 마음을

살살 꿰어드는 영악함을 알아요.

시시탐탐 거짓 위로 손을 뻗고

푸념쳐럼 위로를 발음해요.

밤을 해체하고 핏물을 죄 뽑아내곤

창백하게 잠들어요.

이제 사실보다 더 좋은 걸 쓸 줄 알아요

p43 오염

가끔 , 아주 심장을 탁 치는 문장들도 많다. 사색집이라는 이름 걸맞게 이 책은 사색을 해야 더욱 깊이 공감하고 왜 뚜렷이 말하지 않는 지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만큼 뚜렷하게 보이게 하고 싶지 않고 사실 뚜렷하게 보려해도 밤새 별을 깍아봐도 부스러기처럼 자꾸 남는 그리움. 그리고 기타 감정들. 정의하면 할수록 어려운 나의 마음과 이름 없는 애인. 어느 방향으로도 갈 수 없고 한 가운데서 어쩔줄 몰라하는 마음들이 느껴지는듯하다

아아 우습지 우리 사이엔 하나의 우주가 있는데도 당신이 이토록 가깝게 느껴진다는게.

잠든 당신을 생각하면 두 손 뻗어 고운 머리카락을 쓸어넘길 수 있을 듯한데

휘늘어지는 바람 한 점이면 이 꿈결 모두 흩어져버린다는게

p98 흩어진

나는 이제 이러한 그리움,사랑,상처 등의 감정들이 멀게 느껴진다. 얼마나 아파하고 그리워하고 그런 감정들을 겪어왔음에도 이젠 나도 정의내리기 힘들고 또렷하게 말하기를 거부한다. 나도 작가처럼 어쩌면 이렇게 어렵다는 것에 다행이라 여기는 것이 아닐까. 혹은 어려운게 당연한것이라고 여기며 깊게 들어가길 거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알면서도 빙빙돌고 , 원점으로 돌아와 모르겠다 라고 이야기하는게 이젠 훨씬 쉬운 것 같고, 또 쉽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보다 더 좋은 것을 쓸 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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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 - 세계 비즈니스 판도를 뒤바꿀 발칙한 전략과 혁신
이승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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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중국의 알리바바는 11월 11일 광군제라는 행사를 하고 있다.

2019년도에도 알리바바는 타오바오를 통해서 하루동안 44조원이라는 거래액을 만들어놓았고 그 거래액은 우리나라의 일년치의 거래액에 해당이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수치이다.총 주문숫자가 약 13억개에 육박할정도로 성공적인 광군제라는 이벤트는 독특한 점이 하루만에 이 물류건들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중국은 하루만에 배송까지 완료하는 엄청난 기업을 만들어낸 것일까.우리는 광군제에 참여하여 제품을 주문만 할 것이 아닌 이렇게 숨겨진 중국의 성장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하나의 이벤트가 폭발적으로 진행이 되면 순차적 배송이라는 안내를 따라 가장 먼저 주문한 사람이 빨리배송을 받게끔 처리하고 있다. 적은 물량은 하루만에 처리가 가능하지만 물류량이 늘어남에 따라 그 과부하를 하루만에 처리할 수 없는 시스템구조이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폐쇄적이어서 모든 상품을 자체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자체 운송시스템을 통해 배송하거나 하나의 택배사에 위탁하여 배송하거나 하고 있기 때문에 물류량에 따라 과부하로 인하여 단시간에 배송하는 것이많이 어려울 수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하여 온라인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을때 택배사의 사정으로 인하여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던 걸로 봐서도 알 수 있으며 마스크를 주문할 때도 순차배송이라는 키워드는 꼭 빠지지 않았다.


그럼 알리바바의 경우는 어떻게 단시간에 배송을 완료할 수 있었던 것일까?그 성장의 비결은 '차이냐오'라는 알리바바의 배송정보시스템에 있다.바로 물류에 대한 통제권을 누가 갖고 있느냐라는 것인데 아마존이나 우리나라의 쿠팡의 경우 아마존과 쿠팡의 전적인 책임하에 물류가 이루어진다고 하면 타오바오는 플랫폼방식의 물류시스템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물류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닌 중국 내 존재하는 수 많은 물류회사와 협력하여 물류 플랫폼 구조를 만들었으며 이 정보시스템을 통해서 판매자와 물류시스템을 연결, 주문이 접수되면 최적의 배송경로를 계산해 파트너 물류사에 업무지시를 내리게 되며 이에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업무배정이 가능해지고 단시간에 배송이 완료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즉 알리바바는 중국에 존재하는 모든 물류회사들을 차이냐오에 동참하게 함으로써 이들의 물류능력을 알리바바의 물류능력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의 배달의민족과 같은 먹거리의 해결이라는 영역에서의 모든 정보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메이투안,15초라는 짧은 영상의 길이, 손쉬운 영상편집과 음원으로 세계의 밀레니얼 세대를 하나로 연결한 틱톡.차량공유 플랫폼 디디추싱 등 중국 플랫폼은 세계의 비지니스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런 중국 플랫폼의 성장은 국가 자산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간다는 다른나라들과의 차이점이 있으며검색엔진 서비스로 시작했던 기업 바이두는 이제 인공지능 기술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고 이런 바이두의 성장동력 역시 중국정부와의긴밀한 협력 역시 빼놓을 수 없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라는 차이점을 지닌 중국의 플랫폼의 성장의 동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다양한 플랫폼의 형태를 여러 챕터를 통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또한 이승훈 교수는 마지막 챕터에서 미국과 중국의 플랫폼 경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이야기하며 플랫폼을 둘러싼 G2 간의 경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진화가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한국과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있는 중국의 변화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들의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으며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중국의 플랫폼의 성장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도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 더 배우고, 기업과 정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젠 성장을 도모해야할 때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으며 각각의 기업들도 나가 아닌 우리로서 , 서로 긴밀한 협력을 통해 발전을 도모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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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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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그린의 숨겨진 명작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제목부터가 너무 독특한 소설이 아닐 수 없다. 제목이나 처음 콜린의 실연의 상처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 소설은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소설을 읽고 말미에는 지금의 청소년들의 독특한 생각에서부터 그들이 인생을 알아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어서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소설의 주인공은 콜린이라는 어릴때부터 신동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아이. 그리고 캐서린이라는 이름의 여자를 19명이나 사귀고 (사실은 1번째 캐서린이 19번째 캐서린이니 18명의 다른 캐서린들을 사귀었다고 할 수 있다) 매번 차여서 실연의 상처로 어디 구멍 속에 처박혀 있다가 죽고 싶다는 친구이다


콜린의 절친인 하산은 그의 연예상담을 어릴때부터 쭈욱 (1번째 캐서린부터 19번째까지) 해온 친구이며 집에 처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처박혀 죽고 싶다던 친구에게 시련을 이겨내기 위한 해결책으로 자동차여행을 제안한다.


그들은 일명 '사탄의 영구차'라는 별명을 붙은 차를 타고 아무계획없이 여행을 떠나는데 여행을 떠나는 그들이 모습을 상상하며 왠지 모를 우연히 일어날 일들에 대한 기대감이 들었다.


그 둘은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다가 '것샷'이라는 마을에 다다르게 되고

거기서 린지라는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린지는 것샷의 마을에서만 살고 싶어 하고 이 마을에 사는 것에 유독집착하는 아이. 소설은 이들 셋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콜린은 자신이 캐서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들만 사귀게 되고 또 차이는 이유에 대해서 수학적으로 증명을 하려고 하고 이것으로 어떤 연애든 누가 차이게 되는지 예측할 수 있다고 믿고 . 언제 어디서든 증명을 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린지와 하산과 함께 지내는 날들 동안 그는 과거는 결과가 있기에 논리적으로 설명하는게 가능하지만 미래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기만 했던 콜린은 미래에 대해 기대하는 아이로 성숙해간다


이 소설은 19살의 , 적다고 하기도 많다고 하기도 그런 나이의 아이들이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유머를 잃지 않고 또 각각의 개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하나하나 사건들을 겪으면서 아주 느리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또 여기서 가장 중요한 인물들으 '것샷'의 어른들 특히 린지의 엄마라고 생각이 되는데 .콜린,하산,린지가 연애,혹은 자신 중심에서 세상을 살아가려고 생각했다면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생각에도 많은 변화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의 말미에서 린지의 엄마를 뒤따르는 린지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고, 또 마을 사람들이 섬유공장의 혜택을 5년이 아닌 더 많은 해를 누리길 바라게 되었다. 그리구 '것샷'의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졌다.


자신들의 중심의 세상에서 타인들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알게되는 아이들을 통해서 세상은 느리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통통튀는 청년들의 이야기지만, 이젠 어른이 되어 그들의 행동을 잘 이해못하는 나이지만 웃으면서 , 궁금해하면서 또 의아해하면서도 나중에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 소설이었다

튀는 19살들의 청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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