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주제다 - 남영신의 주제 중심 글쓰기 수업
남영신 지음 / 아카넷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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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신 - 글쓰기는 주제다

 

 

 

 

 

 

  어릴 때부터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였습니다. ^^ 중간 중간 변덕스럽게 글쓰기 노력을 계속해 왔지만 끈기 부족에 의지 박약. ㅠㅠ 서평을 쓰면서 좋을 글을 많이 읽고 내 생각을 쓰는 데 재미를 들리며 글쓰기가 점점 나아지리라 기대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아직 보질 못한 거 같아요. 막연히 제 글의 문제점을 추론만 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을 보자 뭔가 번득이는 깨달음이 스쳐갑니다. 이런 느낌을 받은 책은 꼭 읽어두면 좋더라구요. ^^ 책은 얇고 가벼운 편이며 글자는 작은 편이지만 줄간이 넉넉하고 한 주제의 글이 짧고 예문이 잘 나뉘어져 있어 읽기에 편했습니다.

 

 

 

 

 

 

 

  책의 제목이 일견 너무 단순하고 확언투라 반감이 살짝 들었는데, 제 문제점을 확 꼬집어 준 좋은 책이였습니다. ^^ 글쓰기는 생각 정리가 잘 되어야 정갈하고 보기에 재미있는 글이 나오죠. 집중을 잘 못하고 생각과 몸이 따로 놀며 생각 정리가 잘 안되는 제게 글쓰기는 제 글의 내용이나 폼이 좀처럼 늘지 않아 좀 어렵게 느껴지기 시작했는데요. 글을 잘게 나뉘어 분석하는 작업조차 싫어하는 제게 이 책은 글을 자잘이 분석하도록 처음부터 강조하고 있어 초반에는 긴가민가하며 읽었습니다. 다양한 책들의 문장을 분석하며 저자의 주장을 단계별로 밟아가는 데 읽을 수록 제가 막연히 생각했던 제 글쓰기의 문제점이 잡히는 느낌이 들어 더 깊이 책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나름 생각 정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제가 좋은 책으로 꼽는 것들은 하나 같이 저자의 생각이 옳든 그르든 독자의 생각을 얼마나 잘 흘러가게 해주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럴려면 저자의 생각이 하나에 집중되어 있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이 있어야 하고 그 흐름이 자연스럽고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주 좋은 책입니다. 글쓰기를 위한 원칙과 함께 다양한 예문들을 분석하고 있어 조금씩 잘라 읽으려 했는데 은근히 속도감이 있어 집중할 수 있었고 한 호흡에 많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산만한 제게는 아주 놀라운 일이였죠. ^^;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글쓰기 기교를 가르키는 책이 아니라 글쓰기는 왜 하는 것인지 원론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글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전하기 위해 하는 것인데 막연히 작가가 되고 싶고 겉멋을 부리기 위해 책을 써온 저는 머리가 띵하더군요. 그 원론적인 이해를 갖춘 후에 글쓰기 기교도 알게 됩니다. 문법이 제대로 맞아야 됨을 배우고 주제와 관련된 뒷받침 글의 중요성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주제를 잘 드러낼 수 있는 뒷받침 문장을 잘 쓸 수 있어야 좋은 글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주제는 깊이 그리고 폭넓게 다루어야 좋은 글이 된다고 합니다. 글을 못 쓰는 사람은 주제를 드러냄에 얕고 짧은 글로 그의 내공이 드러나지만 잘 쓰는 사람은 지식이 얕아도 더 많이 전하려는 노력으로 깊이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합니다. 그럴 려면 단위글로 주제를 잘 드러내야 하고 짜임글로 깊이감과 정돈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글을 쓰는데 기술을 천시했던 저였는데... 외국어를 배울 때에도 단어와 문법부터 배우 듯 글쓰기도 아래부터 차근차근 밟고 올라가야 하는 단계가 있고 그것을 어느 정도 존중하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책들의 예문이 이 책의 묘미였습니다. 참 어렵다 생각했던 글들이 좋은 예문으로 나오기도 했고 가볍게 보았던 글들도 좋은 예문으로 나와 분석이 되어 많이 참고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판단할 때에도 내 판단만 앞세웠는데 서평이나 이 책처럼 전문가의 견해도 참고하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각도로 글을 보게 해주긴 했지만 이론에 입각한 원론적인 이야기라 좀 지겨운 감이 있는데 예문들이 책을 재미있고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너무 읽는 것에만 집중한 건 아닐까, 저자들의 좋은 말을 듣는데 집중했지 내 생각을 만들고 적는 것에는 소홀했던 거 같습니다. 독서만을 주구장창 할 것이 아니라 독서와 독서 사이에 저는 여행 스케쥴을 넣어 나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는데요. 이 책으로 독서와 글쓰기의 자세를 다시금 가다듬을 수 있었고 주구장창 인문, 자기계발서만 읽다가 색다른 분야를 읽어 분위기를 환기시켜 생각을 정리하는 데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왕 글을 쓸 인생이라면 제대로, 멋지게 쓰는 방법을 배워야겠지요. 이 책은 저자의 원칙을 다양한 작품들의 예문을 통해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책입니다. 시험을 치는 수험서가 아닌 바에 이렇게 흥미로운 책으로 글쓰기를 익혀 보는 것도 참 멋진 독서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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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닥치고 군대 육아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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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 닥치고 군대 육아

 

 

 

 

 

  아직 아기는 없지만 ^^; 조카의 양육에 관심이 지대한 고모인지라 올캐에게 도움이 될까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저희 올캐는 4살, 갖 백일이 다 되어 가는 두 아들을 두었고 첫째를 정말 잘 키웠다고 생각해 왔는데요. 둘째가 생기며 첫째의 샘이 엄청 늘어났고 유치원을 가게 되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어 걱정이 늘어가고 있는데요. 가끔 만나는 고모지만 제 말을 잘 듣는 조카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되는 고모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전작이 엄청 도움이 되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귀엽고 발랄한 느낌이 확 나는 표지 디자인에 그림도 많고 줄간이 넉넉해 읽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맙소사, 이렇게 솔직 발랄 재미있을 수 있다니. ^^ 사실 육아책은 아직 아이가 없는 제게는 꽤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껴졌는데요. 이 책은 제목부터 남달라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던 그 막연함이 정답으로 다가옵니다. 전작을 보지는 못했지만 시작부터 저자 자신의 연애, 결혼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아 겉치레와 고지식한 원칙이 가득한 책으로 읽기 힘든 책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많은 엄마들의 걱정을 확 날려버립니다. 사실 정신없이 바쁘고 고된 엄마들에게 독서란 어찌보면 사치일 수도 있겠지요. 그런 걸 잘 아는 엄마가 쓰신 책이라 그런지 글이 짧고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귀여운 아기 사진으로 눈이 즐거운 책입니다. 게다가 말투도 블로그의 글처럼 친근하게 느껴져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아이들마다 다 다르겠지만 초보 엄마에게 도움이 될 만한 지표들이 많아 좋았습니다. 특히 3-4세를 미친 반항기라 소개하고 있어 조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 딱 그때 둘째가 생겼으니 얼마나 힘들까요. ㅠㅠ 

  미리 아이들 키워 본 내가 너희들에게 좀 알려줄께 이런 책이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책이였습니다. ^^ 자신의 육아법을 예시로 들며 자신만의 육아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참고할 수 있게 해주며, 그렇게 소개된 저자의 육아법이 현명하게 느껴져 나도 아기가 생기면 그대로 해볼까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그리고 이 책은 육아로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을 올캐가 키득거리며 공감하며 읽기에 딱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 저자의 말투는 친구와 대화하듯 속어도 서슴치 않게 쓰고 있고 반말 형태라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아기를 키우는 부모를 곁에서 많이 봤는데 말 못할 스트레스들이 엄청 많은 거 같더라구요. 그런 스트레스를 책을 보며 대리만족하며 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겉치레를 중시하는 보수적인 분들이라면 이 책이 거북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저는 아주 친근하게 느껴졌고 속을 다 들어낸 저자의 말투가 너무 좋았고 그래서 책도 술술 잘 읽혔습니다.

  엄마들의 공감을 많이 일으킬 수 있는 책입니다. 육아 단계를 군대와 비교해 재미있게 분류한 것도 재미있었고 가위로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요리법들도 참고할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 그리고 남들의 눈을 의식하고 남들의 육아법에 따라가거나 시샘하는 마음등을 미리 다 겪어 보셔서인지 자신만의 육아법을 찾아가는 가이드 라인을 잘 잡아주고 있어 좋았습니다. 제 자신이 육아에 관심이 있다 보니 육아책을 여러권 접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책이 없었는데 이제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원리원칙을 내세워 부모들을 졸리게 하는 책들을 제가 너무 많이 읽어서인지 이 책은 부모도 아이도 즐거운 육아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발랄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남들에게 뒤떨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쓸데없는 걱정보다 아이의 내면을 키워주는 데 중점을 둔 육아법이 올캐와 제 소신과 너무 똑같아 참고할 점이 많았습니다. 아이를 너무 위하는 것보다 군대의 군기나 분위기처럼 어느 정도 막 대하는 것도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먼저 아이를 키운 사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으니 우리 걱정많은 엄마들이 어느 정도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육아에 정답이 없다지만 미리 경험한 사람의 경험담은 우리가 육아처럼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큰 도움이 될 정답을 슬쩍 일러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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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 - 우리 고대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정형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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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진 - 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

 

 

 

 

 

 

  멋있는 책의 외양에 첫 눈에 반했고 흔치 않게 우리의 뿌리를 찾아온 저자의 이력이 독특해 읽게 된 책입니다. 한참 동북아 공정이라는 중국의 얼토당토 않은 말에 열불이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어찌 되었는지... 크게 관심은 없지만 우리 아이들이 그들의 알력에 밀려 우리들 탓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꼭 한번은 집고 넘어가야 되겠다 생각해 봅니다. 중국, 일본 모두 강하게 땅에 대한 집착과 뿌리에 대한 확고한 이론을 가진 단단한 나라들입니다. 그에 반해 우리는 제가 느끼기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고 줏대없게 느껴졌는데요. 국사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교과목에서도 무시되며 홀대를 받아왔고 독도가 자기 나라 땅이라며 우기는 일본에 역사학자들은 영혼없는 원리원칙만 외워대 국민들을 질리게 만들었죠. 물론 교과목에서도 정상적인 위치로 점점 올라오고 있고 독도 문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중국의 중화사상과 육지에 눈벌건 일본에 비하면 너무 순진한 어린아이 수준으로 보일 뿐입니다. 그러던 중에 만난 이책, 표지의 힘있게 쓰인 제목처럼 강하게 보이는 책의 두께에 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묵직해 왠지 신뢰가 가는 스타일. ^^

 

 

 

 

 

 

  책을 읽으면서 초라한 우리 나라 역사를 직면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을 나가보면 우리 나라가 얼마나 힘이 없고 황인종이 얼마나 차별을 받는지 알게 되어 그에 반발하는 심리로 더 우리 나라에 대한 애착이 더 커지기도 하는데요. 사실 그러면서 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소설, 역사책을 읽으면... 중국의 속국이였다는 증거만 점점 많아져 점점 더 국사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의 근원을 파헤쳐 우리는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는지 차근차근 따져나가는 조금은 고통스러운 과정을 다루었습니다. 그럼에도 전혀 감정적인 책이 아니라 진중하게 천천히 지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나가기 때문에 천천히 고통을 둔감시키고 이해하며 제가 멀리해왔고 꺼림찍하게 느껴왔던 부분들을 받아들이고 나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광고문구인 '주류사학이 침묵한 고대사의 열쇠'라는 말이 책에 혹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책을 읽을 수록 내가 책을 잘못 고른 건 아닐까, 혼자만의 착각으로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작가는 아닐까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 사학자들의 나약하고 나태함을 새삼 깨닫게 되어 참 창피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저 스스로도 많이 반성하게 되더군요. 사실 저자는 오랫동안 우리 나라의 기원에 대해 연구하고 책을 내신 분이셨고 나름 성공적인 성과를 얻은 분이신 거 같습니다. 사학계는 너무 증명하려는 것에 집착하다 보니 제대로 된 우리의 역사를 추론, 연구해 내놓질 못했고 우리 역사의 시작부터 삼한 초기까지 천 년의 시간이 거의 공백으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 시기를 꾸준히 연구해 오셨고 사학계의 다양한 이론들의 흐름과 함께 저자의 연구 결과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소제목인 '우리 고대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또한 책에 관심을 갖게 되는 부분입니다. 중국, 일본은 보수적인 군국주의를 표방해 대외 공격적인 태도로 내부의 단결과 지지를 모색하며 힘을 기르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자신의 세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정치계의 혼돈으로 국제정세에 여전히 이리저리 휘둘릴 뿐 내 목소리를 제대로 못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군국주의적이며 민족주의적인 책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반감과 함께 고대사를 꾸준히 연구해 온 저자에게 커다란 감사함도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그 결과가 비록 이런저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을 알면서 책으로 발표해 주신 모습은 조금 보수적인 책이란 느낌에 반감이 들었지만 많은 걸 생각해게 해 주었습니다. 모자란 사료와 증거들을 바탕으로 저자의 연구처럼 이런 저런 추론이 모이면서 정론이 생기지 않을까 희망도 얻었습니다. 

  책은 크게는 시대 순으로 정리되어 있지만 관심가는 곳부터 읽고 이곳 저곳을 들춰봐도 될 만큼 큰 하나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주해 왔고 문화가 형성되었는지 큰 흐름을 보여주지만 디테일이 너무 강한 편이라 제게는 좀 힘든 책이였습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에 학계의 주장이 어떤 것들로 사실이 아니였음이 밝혀졌다는 둥, 어떤 것을 추론하는 작가 나름의 흐름을 자세히 기록해 같이 추론해 나가는 듯한 흐름을 만들어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어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학계 외진 곳에서 자신의 길을 가는 저자의 모습이 제가 추구하지만 제로 살지 못하고 있는 삶이라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국사에 몽매한 제 눈에 책은 따라가기 힘든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낯설어 어렵게 느껴지는 지명과 나라 이름 등이 너무 많아 따라가기가 힘들었지만 우리 고대 역사의 큰 흐름을 한번 파악하는 데 이 책만큼 친절한 책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한 설명과 의견이 많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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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수업 -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김소향 옮김 / 인빅투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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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상실 수업

 

 

 

 

 

  세월호 참사로 나라 전체가 우울에 잠긴지 어언 두달. 그 사이에 개인적으로 가족의 불행도 겹쳐 너무 우울한 나날이였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우울한 감정을 처리하는 데 얼마나 미숙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거의 매일 많은 시간을 우울함과 함께 하는 편이라 우울함을 잘 처리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거대한 우울함이 닥치니 미숙한 자신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냄에 미숙이니 성숙이니 이런 게 소용이 있을까요. 하지만 자신의 모자람을 깨달은 지금이 이 책을 읽을 인연이란 막연한 생각에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살짝 작지만 도톰해 묵직하게 느껴지고 본문은 좀 작은 편이라 꽉 차 있다는 느낌에 술술 읽히기 보단 좀 뻑뻑한 편이였습니다.

 

 

 

 

 

 

  책 제목 그대로 상실이란 익숙치 않은 상황,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빽빽히 차 있는 본문이 딱 제 스타일이였지만 적당히 큰 글씨에 널널한 줄간만을 보다가 이리 꽉 차있는 본문을 보니 중간 중간에 익숙치 않은 느낌만 들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난독증상이 올라오려 해 긴장하며 읽었습니다. 

 

  우리는 매일 많은 선택과 감정으로 하루 하루를 엮어나갑니다. 그러면서 감정들을 익숙히 조절하게 되며 우리는 점점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 갑니다. 그 중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상실은 우리가 터득한 다양한 감정들 중에 끼지 못할 만큼 흔치 않게 겪는 감정들 중 하나이지요. 우리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이라면 성숙한 자아를 형성하는 것도 그 행복으로 가는 길 중 하나입니다. 그럴려면 미숙한 감정을 하나하나 얼마나 더 잘 조절하며 알아나가느냐도 그 가닥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작년에 고혜경 박사의 꿈 강연을 들으며 서양 사람들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감정 표현과 처리에 미숙하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가 인문학에 약한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 보았는데요. 이런 저런 감정 가닥들을 섬세하게 만져보고 정리하는 것은 나이가 들 수록 참 중요한 것이였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상실을 통해 생기는 감정의 가닥가닥을 분석하고 어떻게 처리야 될런지 안내하고 있습니다.

 

  경험에서 오는 감정이 이리 다양했나, 익숙치 않은 너무도 추상적인 느낌들이 글로 쏟아져 간간이 난독증에 시달렸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실제 상황을 설명해 어떤 상황에서 그런 감정이 나오는지 독자들이 실감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런지 상상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는 다양한 간접 경험은 실제 너무도 강렬해 몇 번이고 욱 올라오는 이유모를 설움과 안타까움에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ㅠㅠ 

 

  중풍으로 오랜 시간 침상에서 보낸 엘리자베스 로스와 그의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의 공동 저작으로 상실을 어떻게 현명하게 대비할 것인지 떠나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사람들 모두에게 충고하고 있습니다.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을 돌본 다양한 경험으로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죽음마저 주위와 자신이 현명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신의 소신대로 이별을 준비한 내용은 너무 감동적이였습니다. 실제 자신의 죽음을 이리 준비할 수 있을까 상상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산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빨리 다독여 일하게 해 돈을 만들어낼 것인가 궁리하는 차가운 책이 아니였습니다. 상실에서 오는 감정을 정리하는 데에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며 사람마다 그 증상도 다르니 속단하지 말고 천천히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고 인정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년간 호스피스 운동을 통해 상실을 자신의 삶의 일부로 만들었던 엘리자베스, 그를 통해 제자인 데이비스 케슬러는 상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우리는 말로 표현해내기 힘든 감정을 무시하거나 속으로 삭히고 자신 혼자 어떻게든 처리하도록 은근히 강요받고 있거나 자신을 스스로 압박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살게 되는 강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섬세한 감성을 가진 인간들이기도 합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그 섬세함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극단적인 감정들도 받아들여야 됨을 역설합니다. 실제 슬픔을 통해 생기는 다양한 감정은 건강한 것이며 그 과정 모두를 삶의 일부로 인정하도록 연습시키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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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5
최재천 외 7인 지음 / 꿈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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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만큼 쉽고 재미있게 인문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요. 여러번 청소년 대상 인문학 강좌를 책으로 엮은 책을 읽어 보았을 때 어떤 책들은 너무 쉽게만 이야기 해 느리고 답답한 경우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쉽고 친절하게 인문학의 정수를 엿볼 수 있게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인문학 초보를 위한 책들이 넘치지만 인문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독자들을 살살 구슬리고 흥미를 자극하는 쪽은 역시 청소년이나 그보다 더 어린 층을 대상으로 한 책입니다. 기실 제 수준도 그들과 비슷해서 흥미를 느끼는 것일 수도. ㅠㅠ 책은 살짝 도톰하지만 무겁지 않고 글자가 크고 줄간도 넉넉하며 그림도 많이 들어가 있어 읽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강연을 책으로 옮겨서인지 대화체이고 높임말로 쓰여 읽기가 아주 수월했습니다. 어린 조카와 같이 놀면서 느낀 것이 많았는데요. 그 중에 나보다 어린 존재에게 존대하고 존중해 보니 저도 존중받는 느낌에 가슴이 푸근해졌는데요. 이 책에서도 8명의 강연자들이 강연을 하며 청강자들을 존중하며 존대말로 진행하는 방식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이런 자잘한 점들이 마음에 드니 책이 더 친숙하게 다가왔고 읽기에도 좋았습니다. 

  분야가 다른 전문가들이 중고등학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쉬운 강연으로 각 분야에서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 분야의 일부분만 전해주는 형식으로 이를 우리 삶에 어떻게 접목해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각 강연자의 스타일에 따라 자신의 분야에 집중한 설명을 하거나 일상 생활에 초점을 맞춘 설명 등 다양한 방식을 볼 수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생활 전반을 예로 드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교훈을 주어야 된다는 과도한 의욕들이 자신의 분야가 아니라 삶 전반에 대한 관점을 전해주는 데 치중하시는 분들이 있어 좀 마음이 불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물론 좋은 말이지만 강연의 목적에 조금 빗나간 듯한 느낌과 산만한 청소년들이 잔소리로 느끼지 않았을까 걱정도 되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신의 분야를 어떻게 사는 데 도움이 되도록 활용할 수 있는지, 어떤 점을 유의해 삶의 다양한 부분에 접목할 수 있을지, 각 분야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각 분야에서 꼭 하나씩은 배울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정보들을 쉽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쉬운 설명으로 각 분야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신기했는데요. 평소 크게 관심이 없던 국사에 '세종대왕을 질투하라' 라는 주제로 강연된 역사분야에서 의외로 깊이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왕은 애초 어떻게 생겨났는지, 우리 나라는 왕이 얼마나 지배했고 그에 비해 민초인 우리들은 어떤 식으로 살아왔는지 우리 조상과 우리의 기반들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수결의 원칙으로 대표를 뽑고 언제나 대표들이 갈아 치워질 수 있는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서 애초 민주주의가 어땠고 지금은 어떻게 변질되어 고통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청중앞에서 강연하시는 분들이라 보니 청소년에 맞는 접근법이 돋보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최재천 교수처럼 과학분야를 잘 모르는 저도 아는 인문학자 같은 과학자도, 천천히 자신에게 청중의 집중도를 불러들이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로 흥미를 돋우며 강연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공자, 세상의 기준을 만들다"라는 주제의 바로 다음 강의는 좀 딱딱하고 추상적인 주제임에도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딱딱하게 도입하지만 내내 속도감, 긴장감과 나름의 흐름으로 독자들을 자극하고 재미있게 몰입하게 하더군요. 각 강연마다 흐름과 주제가 다르고 배움의 정도도 다르지만 결론적으로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읽으면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였습니다. 






  100년까지 살게 되면서 평생 공부라는 말을 많이 하지요. 이 책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으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짧지만 깊은 강연으로 인문학 초보들에게도 좋은 책입니다. 강연을 책으로 만든 책들은 그 기획 의도가 강연을 재활용하는 데 있어 호불호가 많이 나뉘는 편으로 봅니다. 저도 처음엔 너무 쉽게 만들어진 책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 만큼 쉽게 인문학을 설명해주는 분야가 없어 친근해지면서 그 놀라운 효력을 알게 되었는데요. 다양한 분야인 과학, 사회, 역사, 예술, 환경, 문학, 동양철학, 고전문학을 조금씩이지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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