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 - 우리 고대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정형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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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진 - 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

 

 

 

 

 

 

  멋있는 책의 외양에 첫 눈에 반했고 흔치 않게 우리의 뿌리를 찾아온 저자의 이력이 독특해 읽게 된 책입니다. 한참 동북아 공정이라는 중국의 얼토당토 않은 말에 열불이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어찌 되었는지... 크게 관심은 없지만 우리 아이들이 그들의 알력에 밀려 우리들 탓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꼭 한번은 집고 넘어가야 되겠다 생각해 봅니다. 중국, 일본 모두 강하게 땅에 대한 집착과 뿌리에 대한 확고한 이론을 가진 단단한 나라들입니다. 그에 반해 우리는 제가 느끼기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고 줏대없게 느껴졌는데요. 국사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교과목에서도 무시되며 홀대를 받아왔고 독도가 자기 나라 땅이라며 우기는 일본에 역사학자들은 영혼없는 원리원칙만 외워대 국민들을 질리게 만들었죠. 물론 교과목에서도 정상적인 위치로 점점 올라오고 있고 독도 문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중국의 중화사상과 육지에 눈벌건 일본에 비하면 너무 순진한 어린아이 수준으로 보일 뿐입니다. 그러던 중에 만난 이책, 표지의 힘있게 쓰인 제목처럼 강하게 보이는 책의 두께에 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묵직해 왠지 신뢰가 가는 스타일. ^^

 

 

 

 

 

 

  책을 읽으면서 초라한 우리 나라 역사를 직면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을 나가보면 우리 나라가 얼마나 힘이 없고 황인종이 얼마나 차별을 받는지 알게 되어 그에 반발하는 심리로 더 우리 나라에 대한 애착이 더 커지기도 하는데요. 사실 그러면서 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소설, 역사책을 읽으면... 중국의 속국이였다는 증거만 점점 많아져 점점 더 국사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의 근원을 파헤쳐 우리는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는지 차근차근 따져나가는 조금은 고통스러운 과정을 다루었습니다. 그럼에도 전혀 감정적인 책이 아니라 진중하게 천천히 지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나가기 때문에 천천히 고통을 둔감시키고 이해하며 제가 멀리해왔고 꺼림찍하게 느껴왔던 부분들을 받아들이고 나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광고문구인 '주류사학이 침묵한 고대사의 열쇠'라는 말이 책에 혹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책을 읽을 수록 내가 책을 잘못 고른 건 아닐까, 혼자만의 착각으로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작가는 아닐까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 사학자들의 나약하고 나태함을 새삼 깨닫게 되어 참 창피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저 스스로도 많이 반성하게 되더군요. 사실 저자는 오랫동안 우리 나라의 기원에 대해 연구하고 책을 내신 분이셨고 나름 성공적인 성과를 얻은 분이신 거 같습니다. 사학계는 너무 증명하려는 것에 집착하다 보니 제대로 된 우리의 역사를 추론, 연구해 내놓질 못했고 우리 역사의 시작부터 삼한 초기까지 천 년의 시간이 거의 공백으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 시기를 꾸준히 연구해 오셨고 사학계의 다양한 이론들의 흐름과 함께 저자의 연구 결과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소제목인 '우리 고대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또한 책에 관심을 갖게 되는 부분입니다. 중국, 일본은 보수적인 군국주의를 표방해 대외 공격적인 태도로 내부의 단결과 지지를 모색하며 힘을 기르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자신의 세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정치계의 혼돈으로 국제정세에 여전히 이리저리 휘둘릴 뿐 내 목소리를 제대로 못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군국주의적이며 민족주의적인 책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반감과 함께 고대사를 꾸준히 연구해 온 저자에게 커다란 감사함도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그 결과가 비록 이런저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을 알면서 책으로 발표해 주신 모습은 조금 보수적인 책이란 느낌에 반감이 들었지만 많은 걸 생각해게 해 주었습니다. 모자란 사료와 증거들을 바탕으로 저자의 연구처럼 이런 저런 추론이 모이면서 정론이 생기지 않을까 희망도 얻었습니다. 

  책은 크게는 시대 순으로 정리되어 있지만 관심가는 곳부터 읽고 이곳 저곳을 들춰봐도 될 만큼 큰 하나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주해 왔고 문화가 형성되었는지 큰 흐름을 보여주지만 디테일이 너무 강한 편이라 제게는 좀 힘든 책이였습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에 학계의 주장이 어떤 것들로 사실이 아니였음이 밝혀졌다는 둥, 어떤 것을 추론하는 작가 나름의 흐름을 자세히 기록해 같이 추론해 나가는 듯한 흐름을 만들어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어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학계 외진 곳에서 자신의 길을 가는 저자의 모습이 제가 추구하지만 제로 살지 못하고 있는 삶이라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국사에 몽매한 제 눈에 책은 따라가기 힘든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낯설어 어렵게 느껴지는 지명과 나라 이름 등이 너무 많아 따라가기가 힘들었지만 우리 고대 역사의 큰 흐름을 한번 파악하는 데 이 책만큼 친절한 책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한 설명과 의견이 많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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