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십대, 대답하는 인문학 비행청소년 2
정창우 외 지음 / 풀빛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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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십대, 대답하는 인문학







  제목을 보고 제게 맞는 책인 거 같아 혹해 읽게 된 책입니다. 아직 인문력이 좋지 않은 제게는 기초적인 인문학이 이해가 잘 되어 좋아합니다. 십대를 위한 인문학은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접근해 이해가 쉬울 거 같아 기대를 안고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적당히 두껍고 묵직했고 글자는 좀 작은 편이지만 줄간이 넉넉합니다. 매 주제마다 






  십대 청소년을 질풍 노도의 시기라 합니다. 내면에서 불어닥친 돌풍에 휘둘리는 시기로 그 내부에 휘몰아친 돌풍은 우리가 접하던 모든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자기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이때 얼마나 현명하게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을 정리하고 나아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청소년기에는 엄청난 반항심과 함께 타인과 주변을 거부하는 감정이 일고 자기 중심적인 반감을 가졌던 거 같습니다. 그런 시기에 생기는 질문, 의문들에 현명한 대답을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인문학 초보인 제 수준에 딱 맞거나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글들이 모였습니다. 혼자 말하고 만족하는 듯한 '-한다.' 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게는 강연 그대로를 옮겨 '-습니다.' 체로 이뤄져 있어 읽기 좋았습니다. 강연자들은 윤리와 관련된 대학 교수님과 중고등학교 교사, 장학사, 리딩코치등 다양했습니다. 주로 유명 강사들 위주의 책을 봐와서 크게 기대없이 읽었는데 생각외로 좋았습니다. 
  물론 주제마다 강연자가 다르고 강연의 재미와 수준과 진행 방식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총 3부로 이뤄져 있고 각 주제별로 강연들을 모아 두었습니다. 각 주제는 질문형으로 되어 있고 강연자는 그 질문의 답을 청강자, 독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강연을 진행합니다. 재미있게도 목차를 보면 각 질문의 대답을 바로 오른쪽 페이지에 적힌 요약으로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질문들은 이 나이가 되도록 제대로 답변을 정리하지 못한 것들도 많았고, 나름 생각해 두었던 나만의 답변에 조금씩 정보를 추가해 업그레이드 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특히 6장의 장자는 워낙 좋아하지만 매번 이해될 듯 말 듯 명쾌한 느낌을 책에선 얻지 못했는데, 이 책의 강연은 마치 강신주 박사가 하시는 강연처럼 쉽고 이해가 쉬웠습니다. 장자의 철학과 그의 저작, 게다가 그의 삶까지 이해하며 그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것의 궁극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강신주 박사의 강연보다 조금은 더 난이도가 있었지만 역시 강연을 듣고 휘발해버리는 것보다 책을 읽은 후의 여운이 더 깊고 강렬해 그리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렵게 강연하시는 몇 분을 빼고 전반적으로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눈높이를 낮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문학은 왜 이리 청소년, 십대를 대상으로만 책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십대를 빌리지 않고도 쉽고 재미있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해설서가 많지만 비슷비슷함에 질리던 차에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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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 지친 영혼을 위한 여유로운 삶
피에르 쌍소 지음, 강주헌 옮김 / 공명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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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쌍소 -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빠르게만 살아오다가 한번씩 아프거나 여러 상황으로 인해 삶에 브레이크가 잡힐 때가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주변 상황에 의해 브레이크를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요. 삶을 주관하는 누군가가 너는 좀 쉬어야겠구나 일러주는 듯한 느낌이였습니다. 그때마다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더 좋겠다 싶은 길로 가기도 하고 반성하며 더 분발하기도 했는데요. 나이가 들 수록 이런 브레이크가 잦게 찾아온다는 걸 깨닫고 천천히 느리게 되돌아 보면서 살면 이런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을 거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느린 삶을 동경하게 되었고 <월든>을 보고 바로 이거라는 생각이 확 들더군요. 하지만 현대에서 실천하기엔 너무 급진적인지라 감명은 깊게 받되 실현하기가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느린 삶을 사는 분들의 글을 찾아 읽게 되었고 이 책도 그러다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작고 가볍고 글자도 중간에 몰려 있고 줄간이 넉넉해 읽기 좋았습니다. 






 초반에는 <월든>과 비교하며 읽게 되다가 점점 이 책만의 색깔을 파악하게 되어 개성이 갖춰지기 시작했습니다. <월든>은 저자가 자연에 들어가 살면서 느낀 점들로 가득합니다. 직접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며 자신만의 자연속의 삶을 누리며 만든 위대한 느림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체험을 거의 2년동안 직접 해내고 책을 펴낸 저자가 대단하게 보였습니다. <월든>은 느림이라기 보다 자연에서의 삶을 나도 저리 살 수 있을까 호기심에 읽게 되었는데 기대이상으로 매 페이지마다 놀라운 깨달음을 주는 책이였는데요. 이 책은 그보다는 더 대중적인 책으로 느껴질 정도로 쉬웠습니다. <월든>은 그 저작의 위대함을 차치자고 오역과 어려운 번역이 많은 책으로도 유명하죠. 저도 읽다 읽다 너무 힘들고 답답해 원문을 읽기도 했지만 이런 불편함 때문인지 아직 다 읽지를 못했습니다. ㅠㅠ 여튼 이 책의 저자는 느림을 느끼기 위해 자연으로 들어가지 않고 일상 생활에서 느림을 찾고 그 일상에서의 느낌과 깨달음을 나누고 있습니다. 과장과 허세가 없는 일상의 느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이 책을 읽으면 저절로 고개가 갸웃거리게 됩니다. 내가 부지런히 성실히 바쁘게 살아온 일상을 부정당하는 느낌입니다.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과연 바쁜 게 잘못인가, 느리면 무엇을 느끼고 얻을 수 있는지 자세히 읽게 됩니다. 헤세의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읽으며 성공한 작가의 여유로움을 보며 나도 저리 살고 싶다며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자연에서 보내는 소박하지만 여유로운 시간은 성공한 사람만 누릴 수 있다는 선입견이 강하게 작용한 탓일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는 부럽기 보다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물론 저자가 그리는 시간적인 여유와 자연스러운 감정들이 부러웠지만 저자의 추상적인 말투와 광범위한 예를 들어 하는 두루뭉실 돌아가는 이야기 패턴에 쉬이 집중력을 잃었고 ^^; 그러면서 저자의 삶에서 얻은 핵심과 제 삶을 자연히 비교해보게 되었습니다. 친구와 시시덕거리며 와인을 즐긴지 어언 몇 년. 저자는 금적적으로 여유롭진 않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며 드는 풍성한 감성과 자연을 즐기며 공상을 즐깁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망상, 공상, 멍때리며 쉬는 시간을 죄악시하며 죄의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인간 자체로 존엄하고 자신만의 흐름을 가질 수 있는 위대한 존재임을 우리는 잊어가고 있습니다. 공동체가 정한 규범, 도덕,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생산자, 공급자로서의 임무 등등에 충실하려 우리는 최선을 다합니다. 나의 흐름이 아니라 누군가의 흐름에 나를 맞추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나만의 흐름에만 집중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제까지 오랫동안 남의 흐름에만 맞춰졌던 우리 삶을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난독증이 있어 프랑스어, 독일어 번역책을 읽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두 나라의 문법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이 책도 참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목적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어떻게 살아야 될까요. 계속 이런 식으로 살아서 내가 원하던 행복을 얻을 수 있을런지 의심이 들기 시작하는 요즘, 이리저리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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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아한 거짓말의 세계 - 광고의 눈으로 세상 읽기
한화철 지음 / 문이당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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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철 - 아주 우아한 거짓말의 세계






  길을 걷고 대중 교통을 이용하고 웹서핑을 할 때에도 우리는 광고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쇼핑몰 일을 하면서 광고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매일 스치는 광고판들이 엄청나다는 것, 눈을 감아야만 광고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온 광고라면 제대로 알고 나만의 시선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취급하는 상품을 널리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알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회학을 배우셨지만 광고로 우연히 들어선 저자의 이력이 독특했습니다. 책은 묵직한 편으로 줄간이 넉넉해 읽기 좋았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어려운 책이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 광고일을 계속 하고 있으신 분이라 실제 광고업계의 일들과 광고에 대해 많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요. 그것보다는 조금 더 추상적인 광고의 의의등 광고를 인문학적으로 기본부터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정작 우리는 많은 광고에 노출되어 있지만 애초에 이것들이 왜 생겼으며 어떤 영향으로 이리 만들어졌고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해보질 않았던 거 같습니다. 조금 학문적인 언어와 딱딱한 말투로 참 어색하게 읽기 시작했지만 조금씩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말들을 저만의 필터로 걸러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어려운 말로 쓰여야 되는지 논문도 아닌데 추상적인 단어들로 뒤덮인 글이 마음에 안 드는 책입니다. 쉽고 대중적인 글을 쓰는 것이 참 어렵기도 하지만 제가 대학 졸업 논문때의 좋지 않은 경험이 떠올라 괜히 안 좋은 인상을 받은 거 같습니다. 졸업 논물을 쓸 때 미리 좋은 주제로 교수님의 기대를 받았지만 미처 다른 자료가 많지 않다는 걸 뒤늦게 알고 여러 논문과 문헌을 짜집기 해 마무리 지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 책의 글들도 중간에 추상적인 학문적인 언어와 저자의 일상을 전해주는 언어가 조금씩 달라 그런 느낌이 들었던 거 같습니다.
  광고일을 하는 저자의 일상을 깊이 있게 엿볼 수 있었고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온 의문, 교훈과 사색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총 3장으로 이뤄졌고 짧은 글들로 엮여져 있습니다. 왠지 친근하고 쉬울 것만 같은 직관적인 소제목들과는 다르게 본문은 추상적이고 묵직합니다. 큰 아우라로 시작해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세밀하게 소제목에 다가갑니다. 저처럼 광고를 더 재미있게 알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진지하게 광고를 생각하시는 분에게 그리고 광고일을 하시는 분에게 더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광고에 어떤 식으로 다가갈런지 어떻게 행할 것인지 철학을 형성하는 데에 도움을 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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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인 더블린 - 헤어나올 수 없는 사랑의 도시, 더블린. Fantasy Series 2
곽민지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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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지 - 원스 인 더블린






  놀고 쉬기 위해 일한다는 저자의 신조가 제것과 같아 여행에 임하는 감성도 비슷하지 않을까 호기심에 읽게 되었습니다. ^^ 문득 다가오는 여름이 여행의 향기를 물씬 풍기며 다가오는 이때, 휴가 계획을 세우기에 딱 알맞은 책으로 보였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평소 잘 모르던 해외로 훌쩍 떠나는 로망은 직장인들의 꿈이 아닐까요. 그런 환상을 가진 제게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거 같았습니다. 책은 작고 가벼웠고 표지는 낯선 호텔방에서 막 일어난 듯한 침대를 보여주며 여행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본문이 작은 편이지만 글들이 짧아 읽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이 순간, 나도 여행책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찼습니다. 그 때 그 여행을 가면서 왜 작은 일기장도 가져가지 않았을까, 왜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못했을까 후회가 밀려듭니다. 그 거리에서의 작은 만남들, 일상에선 겪어보지 못했던 낯선 사람과의 공감으로 가슴 벅찼던 순간들, 나를 치유하는 순간 순간들은 흘러가 버린 채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다는 게 제 자신에게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3개월 여행기를 읽으며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지, 그래 그땐 그랬었어 라며 추억에 휩싸이게 해 준 고마운 책입니다. 
  우선 글씨가 너무 작아 초반부터 긴장했지만 줄줄 읽히는 위트있는 문장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일했던 사람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때가 있었구나 하는 공감의 기운이 책과 나 사이의 공백을 메워 주었습니다. 시간순으로 여행을 가기 전 한국에서의 상황, 여행 준비, 아일랜드에 도착하고 집을 찾고 더블린에서의 생활들을 시간순으로 기록한 짧은 글들이 총 25개의 이야기로 이뤄져 있습니다. 
  마치 여행을 영화, 다큐멘터리로 다시 보는 듯한 생생함을 가득 담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놀러다니는 게 아니라 한 곳에 오래 머물며 생활하며 저자는 자신의 일상, 감정의 부분 부분을 고스란히 공유하고 있습니다. 마치 내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강하고 명랑하던 친구가 책을 통해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고백하는 것마냥 충격이면서도 공감이 형성되는 묘한 느낌을 받았고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꿈꾸던 해외여행, 그것도 그러고 싶지만 선뜻 저지르지 못하는 많은 직장인들의 염원을 대신해 직장을 그만두고 훌쩍 3개월이나 계획하고 떠났다니 판타지 그 자체였습니다. ^^ 더블린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마치 실제 내가 여행지에서 느꼈던 그 느낌을 생생하게 되돌려주기라도 하듯이 저자는 자신의 경험 하나 하나를 무시하지 않고 감성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블린에서 자신의 생활을 이야기하는 중간 중간에는 그 곳을 여행하거나 단기 거주할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될 팁들을 많이 수록해 두었습니다. 좋은 카페, 교통 수단, 우리 나라와 다른 사람들과 생활 전반의 것들을 부분 부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제게 제일 신기했던 건 카우치서핑을 하는 친구들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오픈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정말 존재한다니 마냥 신기했습니다. 카우치서핑을 알고는 있었지만 자유롭게 그들과 어울리고 친구가 되고 어울려 다니며 서로의 삶을 나눈다는 건 단기 해외 여행만을 계획했던 제게는 조금 충격이였어요. 며칠 잠만 잘 곳을 얻으면 된다고 단순히 생각했었는데 그들은 실제 카우치서핑을 위해 방을 비워 두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삶을 같이 나누기까지 하는 사람들이였습니다. 정말 더불어 산다는 말이 무엇인지 생활을 통해 알려주는 사람들이 멋있었습니다. 
  아일랜드가 확실히 영국과 조금 떨어진 섬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역시 영국도 아일랜드도 제게는 낯설었습니다. 더블린과 맨체스터는 또 배로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더군요. 맨체스터에 가 여권에 축구 선수들의 사인을 담아온 사연은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제 가슴도 벌렁이게 했습니다. 더블린에 처음 도착해 짐을 찾으러 간 사람은 저자 혼자였고 아일랜드에서 맨체스터로 가는 배에서도 동양인은 저자 혼자, 살 집을 구하러 다니거나 종종 탔던 택시 그리고 낯선 맨체스터에서 친절한 버스 기사, 그리고 낙서가 금지된 여권에 쓰인 선수들 사인을 보고 같이 열광하는 차가움의 대명사인 출입국관리 직원들, 그리고 영어를 공부하거나 직장을 얻어서라도 더블린에 살려고 들어온 많은 외국인들. 이 모든 이국적이면서 낯선 경험들이 일상에 찌들린 제게 여행을 부추기게 했습니다. ^^






  저는 여행이란 일상에서 벗어나는 일탈에 있다고 그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여행은 정말 제대로 된 여행입니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또다른 내 모습은 일종의 치유이며 공부입니다. 제가 꿈꿔왔던 여행도 바로 이런 여행이란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정작 실상에선 행할 수 없겠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여행, 올 여름도 낯선 곳으로 휴가를 떠나겠지만 저자의 여행처럼 몇 개월이고 머물며 나를 되돌아보는 여행을 꿈꾸게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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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자유여행
신수근 지음 / 여행마인드(TBJ여행정론)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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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근 - 내 맘대로 자유여행






  여행을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요즘 여러가지 사정으로 나다니질 못하고 있어요. 여행이 고핀 요즘 내 마음대로라는 제목에 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1박 2일 일정으로 짜여진 국내 여행으로 일정과 경비가 친절히 소개되어져 있어서 이 책만 있으면 국내여행 문제없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책은 표지에서도 비행기를 볼 수 있고 트렁크가 있어 해외여행과 관련된 책이겠구나 느낌이 팍 옵니다. 전 페이지가 컬러지로 되어져 있고 두툼해 묵직한 편입니다. 사진과 그림이 많은 편이고 글자는 조금 작고 가늘어 읽기에 살짝 불편했지만 줄간이 넉넉해 여유로운 편입니다.





  25년 동안 여행 잡지에 글도 올리고 발간도 하시는 저자이셔서 여행과 관련해 많은 글을 써오셨나봅니다. 글들은 짧은 편이며 글 말미에는 글이 쓰인 연도와 달이 적혀져 있습니다. 글이 쓰인 날자는 천차만별이며 주제별로 3부로 나눠져 엮여졌습니다. 1부는 자유여행의 첫걸음, 자유여행 뒤담길, 자유여행 타산지석에 대한 내용이 각각 2, 3부로 이뤄집니다. 
  자기 자신을 너무 들어내는 사람을 실생활에서도 책에서도 그리 좋아하질 못하는 옹졸한 성격입니다. 저자 혼자 쓴 글이니 저자의 경험이 가득하리라 기대는 했지만 내면작업을 덜 거쳐 나온 자기 위주의 말투가 내내 신경에 거슬려 책을 쉽게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옹졸함을 극복하기가 힘들어 책을 읽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습니다. 속독을 연습하며 읽고 싶은 부분만 읽도록 연습을 해왔음에도, 제 서평 거의 대부분이 자기 위주의 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 제가 서평으로 글쓰기를 연습하는 이유도 마음을 곧이 곧대로 써내는 촌스러운 제 글 스타일이 부끄러워서였기 때문입니다. 이 글들도 저자가 여행 관련 글을 오래 써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인물 됨됨이나 평판에 선입견없는 저 같은 독자들이 쉬이 질릴만큼 자신을 촌스럽게 내놓고 있습니다. 오랜 경력으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치루고 프로페셔널이 되셨음에도 초심으로 돌아가 여행의 기본에 충실한 프로가 되셨음을 알 수 있어 대단하게 느껴졌지만 쓸데없이 말투와 부드러운 흐름에 민감한 제게는 그리 편한 글이 아니였습니다. 
  그럼에도 산지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제 주위에도 의외로 자유 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귀찮다, 돈 많이 든다, 너무 멀다, 나가면 고생이다 등등 별의 별 핑계로 여행을 미루지만 그 문제의 원인은 낯선 곳으로 가는 여행의 낯섬 자체에 두려움을 가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행업에 종사하며 이런 저런 여행을 다 해보신 저자의 경험은 그런 분들께는 산지식입니다. 아주 낯선 곳보다 익숙하고 좋았던 곳을 몇 번이고 찾는 스타일인 저자의 여행 스타일이 그런 분들께는 좋은 약이 될 거 같았습니다. 저자의 실수와 함께 여행을 하며 좋았던 점, 배울 수 있었던 점들을 읽으면 마치 여행을 하고 있을 때만큼 즐겁고 옹졸하지 않은 열린 마음이 생기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외 다양하게 여행하면서 생기는 희, 노, 애, 락을 느끼며 낯설지 않도록 선행학습하 듯 책으로 여행을 미리 겪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베테랑도 실수를 할 수 있으며 여행초심자도 운만 좋으면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는 등 인생 자체를 압축한 듯한 여행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제까지 가보지 못한 낯선 여행지와 함께 여행 경험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어떻게 할 줄 몰라, 낯선 곳에 가는 것 자체가 두려운 여행 초심자들에게 낯선 여행이라는 여락을 어떻게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을지 일러주는 책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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