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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아한 거짓말의 세계 - 광고의 눈으로 세상 읽기
한화철 지음 / 문이당 / 2014년 6월
평점 :
한화철 - 아주 우아한 거짓말의 세계
길을 걷고 대중 교통을 이용하고 웹서핑을 할 때에도 우리는 광고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쇼핑몰 일을 하면서 광고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매일 스치는 광고판들이 엄청나다는 것, 눈을 감아야만 광고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온 광고라면 제대로 알고 나만의 시선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취급하는 상품을 널리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알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회학을 배우셨지만 광고로 우연히 들어선 저자의 이력이 독특했습니다. 책은 묵직한 편으로 줄간이 넉넉해 읽기 좋았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어려운 책이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 광고일을 계속 하고 있으신 분이라 실제 광고업계의 일들과 광고에 대해 많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요. 그것보다는 조금 더 추상적인 광고의 의의등 광고를 인문학적으로 기본부터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정작 우리는 많은 광고에 노출되어 있지만 애초에 이것들이 왜 생겼으며 어떤 영향으로 이리 만들어졌고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해보질 않았던 거 같습니다. 조금 학문적인 언어와 딱딱한 말투로 참 어색하게 읽기 시작했지만 조금씩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말들을 저만의 필터로 걸러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어려운 말로 쓰여야 되는지 논문도 아닌데 추상적인 단어들로 뒤덮인 글이 마음에 안 드는 책입니다. 쉽고 대중적인 글을 쓰는 것이 참 어렵기도 하지만 제가 대학 졸업 논문때의 좋지 않은 경험이 떠올라 괜히 안 좋은 인상을 받은 거 같습니다. 졸업 논물을 쓸 때 미리 좋은 주제로 교수님의 기대를 받았지만 미처 다른 자료가 많지 않다는 걸 뒤늦게 알고 여러 논문과 문헌을 짜집기 해 마무리 지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 책의 글들도 중간에 추상적인 학문적인 언어와 저자의 일상을 전해주는 언어가 조금씩 달라 그런 느낌이 들었던 거 같습니다.
광고일을 하는 저자의 일상을 깊이 있게 엿볼 수 있었고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온 의문, 교훈과 사색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총 3장으로 이뤄졌고 짧은 글들로 엮여져 있습니다. 왠지 친근하고 쉬울 것만 같은 직관적인 소제목들과는 다르게 본문은 추상적이고 묵직합니다. 큰 아우라로 시작해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세밀하게 소제목에 다가갑니다. 저처럼 광고를 더 재미있게 알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진지하게 광고를 생각하시는 분에게 그리고 광고일을 하시는 분에게 더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광고에 어떤 식으로 다가갈런지 어떻게 행할 것인지 철학을 형성하는 데에 도움을 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