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잉 - 새로운 출발을 앞둔 모든 여성들에게,
로즈 새비지 지음, 김경 옮김 / 영혼의날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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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로즈 새비지 - 로잉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로 산다는 것, 말처럼 쉬운게 아니더군요. 의지를 찾고 그대로 살려면 희생해야 될 것도 많고 포기해야 될 것도 많습니다. 내가 가질 것을 포기하는 것도 희생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 이런 본성을 이겨내고 자신의 길을 찾아 살아가는 삶을 어느 샌가 간절히 바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음 먹은 그대로 산다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행복해지려 삶을 정리했다는 저자의 말에 간절함이 자극을 받은 건지 울컥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의지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책을 선택했습니다. 책은 두껍고 묵직합니다. 글자 크기가 상당히 커 읽기가 좋았습니다.







  환경 오염에 대한 메세지를 세계에 던지기 위한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라는 책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바다의 오염에 대해 알리고 친자연적으로 태평양을 횡단하며 환경 보호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메세지를 보여줍니다. 플라스티키는 직접 만든 플라스틱 병으로 이뤄진 배로 여러 사람이 같이 항해를 했지만, 로잉의 저자는 여성 혼자 노를 저어 큰 대양을 건넌다는 게 경의로웠습니다. 여성 혼자라는 점에서 <세상의 끝에 혼자 서다>라는 책이 연상되었습니다. 남극을 여성 혼자 걸어서 횡단한 기록으로 그 과정을 세세히 담고 있어 인간 승리의 과정을 마치 직접 겪은 것처럼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 또한 저자의 성공과 실패,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과 판단 과정 그리고 배운 점들을 일기, 수기마냥 세세히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저자의 실제 경험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질적으로 마냥 좋기만 하던 시절, 자신의 부고를 미리 써보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삶에 대한 회의가 들며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부족할 것 없는 생활에서 행복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멋진 직장, 남편과 가정을 행복하기 위해 모두 포기하고 새 생활을 시작하려 합니다. 얼마전 읽은 <거북이 마음이다>에서는 삶을 확실하게 변화하고 싶다면 느린 무의식의 흐름에 나를 맞추어야 된다고 조언합니다. 모든 것을 포기한 후 최소한의 수입과 절제된 생활로 행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방황하는 부분에서 공감이 되며 감정이입이 됩니다. 불행은 아닌 거 같지만 행복도 아닌 듯한 일상에 질려 항상 변화만 생각하는 저도 항상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설속 삶처럼 모든 것을 포기해 뭔가를 해서 갑자기 성공한다는 해피엔딩은 없습니다. 저자의 새로운 삶이 그전까지와의 삶과 100% 다른 삶이 아님에도 모든 것들이 처음인 것인마냥 힘들고 실패의 연속에 좌절하기 쉽상입니다. 하지만 어느 것하나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계획대로 이끌어 가는 추진력이 대단합니다. 책을 읽을 수록 제 추진력의 문제점과 꿈을 이루는 데 백일몽만 꾸어 왔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왜 저리 힘든 걸 할까, 나라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쉬운 길로 해결하겠어, 나라면 포기했을텐데... 어느샌가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모습에 나를 입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끊임없이 체크하며 나를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저라면 전 재산을 들여 구축한 배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파손되었을 때 심각하게 계획포기를 고민했을 듯 합니다. 포기하면 더 쉽고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저자는 힘들게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직접 의도하고 실천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며 힘겹게 바다위에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갑니다. <거북이 마음이다>에서도 이렇게 힘들고 오랜 시간을 들여야 제대로 된 자기 실천이 가능하다고 역설합니다. 하나도 쉬울 게 없는 바다에서의 하루하루가 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책을 읽으며 같이 역경을 겪는 듯 읽는 내내 마음이 힘들면서도 보람도 있었습니다.






  제대로 자신의 길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간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제대로 현실과 맞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지금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을 가린 채 백일몽만 꾸고 있는 건 아닌지, 작은 것이나마 조금씩 실천하며 현실을 개척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와 스케일이 다른 꿈을 이루는 방법이 역시 좁은 반도와 큰 나라에서 사는 사람과의 차이를 절실히 느낄 수 있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 힘든 일을 하면서 자신의 뜻을 세계에 내보이며 자신을 찾는 저자의 대범함이 놀라웠습니다. 예쁨 받으려는데만 급급한 제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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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마음이다 - 크게 보려면 느리게 생각하라
가이 클랙스턴 지음, 안인희 옮김 / 황금거북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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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클랙스턴 - 거북이 마음이다.







  헤르만 헤세의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등을 읽으며 천천히 생각해도 괜찮게?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이전에는 빠르고 정확하고 쉬지 않는 두뇌만이 성공을 약속한다고 생각해 왔죠. 그러며 살던 중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약해지기 시작했고 요가를 통해 배운 명상으로 치유를 하던 중 위의 책들을 만났고 제대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새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 책도 저의 새로운 삶을 기획하는 데 도움이 될 거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묵직한 편이며 글자가 작고 본문이 꽉 차있어 글자들이 좀 압박을 주는 편이여서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본문에 집중하려 노력했습니다. 







  번역이 중간중간에 한번씩 발목을 잡는 책입니다. 제게는 심리학 자체가 이해가 쉽지 않는데 문장을 복잡하게 해놓아 계속 보고 있어야 무슨 뜻인지 감을 잡을 수 있는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서두가 너무 훌륭해 의욕적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중간 중간 문장이 너무 복잡해 조금씩 읽는 속도가 느려지며 속독할 책이 아닌데 띄엄띄엄 읽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내용이 어디에서도 접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라 너무 좋아 쉬엄 쉬엄 계속 읽게 됩니다. 아마 이 책과 동시에 읽은 책들이 시적이고 잘 정돈된 우리나라 수필들이여서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더 어렵게 느껴진 것도 있을 거 같습니다. 

  저자가 사용하는 언어가 우리가 쓰고 읽던 단어들이 아니라 어렵기도 합니다. 무의식과 마음, 감정 등 우리의 판단과 지식과 몸과 인생을 결정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것들에 대해 천천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들은 매 페이지마다 어느 부분이라도 저를 감동시키는 부분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책 또한 그런 책으로 책초반 번역의 부조리?를 극복하자 매끄러운 번역과 부조리한 번역이 번갈아 나오며 독서의 긴장을 적당히 유지시켜 줍니다. 주로 매끄러운 번역이 많아서 다행입니다. 부분 부분 힘들게 번역된 듯한 곳들이 읽기가 힘들었지 전체 흐름을 이어나가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의식보다 무의식을 교육하고 바꾸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작년부터 주구장창 자기계발서로 나 자신을 바꿔 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고 책 읽는 그때만 생각하고 마는 휘발성 효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책에 의하면 d모드에 의한 것으로 의식적으로 나의 무언가를 바꾸려 노력하지만 효과가 깊고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몸소 겪어왔습니다. 이 책은 느리지만 확실한 무의식을 겨냥한 인문학책입니다. 왜 빠르고 일견 확실한 효과를 하진 의식의 전환이 아니라 무의식을 가꿔야 되는지 천천히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독자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에서의 설명과 실생활에서의 실례들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어 읽기에도 좋고 이해하기도 쉬웠습니다.

  읽을 수록 새로운 각도로 나를 돌아보게 되는 놀라운 책입니다. 살면서 느꼈던 자잘하지만 절대 누구도 쉽게 알려주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답들을 책을 읽으면서 하나 둘씩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무의식, 잠재의식이 가진 놀라운 힘, 그리고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으로 나타나는 많은 현상들을 실례와 연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다양한 사람들이 무의미하게도 보이는 이런 우리의 무의식을 세심히 자잘하게 연구해 왔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들의 연구 결과와 과정을 미리 알았더라면 내내 가볍게 고민했왔던 것들이 쉽게 해결되었을텐데 좀 늦었지만 아쉽고도 반가웠습니다. 

  12장으로 이뤄져있고 무의식과 의식을 점차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있어 점점 더 책에 호기심이 느껴지고 빠져드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조금만 더 읽으면 무의식에 대한 뭔가 가닥이 잡힐 듯한 느낌이 책으로 이끌어 줍니다. 책의 소제목인 '크게 보려면 느리게 생각하라'처럼 내 안에 잘 모르고 있던 잠재의식, 무의식이 느리지만 점점 또렷이 보이는 듯 느껴졌고 지금의 내 모습이 끝이라고 느꼈던 답답한 제 한계를 조금 더 열어준 느낌입니다. 







  느리게 생각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처음의 의구심이 점점 확신으로 굳어집니다. 작년부터 꾸준히 해온 꿈일기를 시작으로 점점 무의식에 다가가고 있는 제게 제대로 한 단계 올라갈 수 있게 도와준 책입니다. 뚜렷한 윤곽이 잡히지도, 정확하고 명확한 증거도 없지만 무의식이야 말로 변화를 원하는 사람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란 확신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빠른 화살처럼 지나가버리는 시간에 초조해하는 현대인에게 진정으로 자신이 행복해 지기 위해 무엇부터 되돌아봐야 되는지 일깨워주는 훌륭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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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면을 쓴 사람이 인정받을까 - 사람을 얻으며 이기는 10가지 가면 전략
무거 지음, 류방승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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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 - 왜 가면을 쓴 사람이 인정받을까

 

 

 

 

 

 

  가면의 존재를 인지하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내내 알고는 있었겠지만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생각한 것은 얼마 되질 않았는데요. 나는 가면을 쓰고 벗는 것이 자연스런 사람일까 생각하니 사회생활에 아직까지 서툰 제 자신을 되돌아볼 때 그건 아닌 거 같았습니다. 제목이 흥미를 자극하는 책입니다. 가면을 쓴 사람이 성공한다는 식의 말은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철학박사인 강신주 선생의 말로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가면을 쓰기도 벗기도 한다고 합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강자는 가면을 쓰지 않는데 반해 약자는 가면을 뒤집어 쓰고 강자앞에 설 수 밖에 없다고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사회 생활이란 것이 가면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세련되게 처신하는지 사회 생활을 잘 하는지 평가가 가능하다는 느낌입니다. 책 제목에서 부터 가면이 성공의 지름길임을 전제하고 시작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을 수록 약자만이 가면을 쓰는 것은 아니라는 걸 점점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사회에는 절대 강자와 절대 약자는 없다는 느낌이 들고 각자의 자리에 필요한 가면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처세술 책입니다. 다양한 회사와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선 상황에 맞는 정답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쉬운 게 없는 사회에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정답을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 주고 있습니다. 총 10 챕터로 이뤄져 있는 책은 잘 짜여진 교재같은 느낌입니다. 주제를 각 문장의 제목으로 두고 실례를 여럿 들어 독자들이 쉽게 집중하며 공감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런 글들이 향해지는 최종 목적 주제를 각 글의 마지막에 정리하며 챕터의 마지막엔 총 정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각 챕터별로 가면의 종류가 다르며 그 사용법을 제시해 줍니다. 그 방식이 이상하거나 어색하지 않고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챕터별로 다른 가면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가면이란 개념을 다양한 상황에 대입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주제에 다양한 사람과 상황을 예로 들어 지겹지 않았고 내게 비슷한 상황이 있었을까 대비해 생각하게 해줍니다. 가면을 심리학적 접근과 처세법으로 적절히 섞어 깊고 재미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단순히 썼다 벗었다 처세술로만 생각했던 가면이 의외로 다양한 상황에서 다르게 쓰여야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어떤 상황에서 지혜롭게 가면을 써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와 그 실패 케이스도 알게 되어 재미있었습니다. 가면쓰는 것이 항상 서툴다고 생각했던 제 자신이 의외로 다양한 면에서 가면을 잘 다루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사용해온 가면 처세술을 의식적으로 다룰 수 있게 도와주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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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항상 아이에게 지는가 - 아이의 고집에서 자꾸 밀리는 부모를 위한 협상 대화법
이임숙 외 지음 / 팜파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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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숙, 노선미 - 나는 왜 항상 아이에게 지는가

 

 

 

 

 

  

  점점 장난꾸러기가 되어가는 4살짜리 조카와 어떻게 지내야 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자기 생각이 생기고 고집이 생겨 어떻게 조카를 대해야 아이에게 좋을지 몰라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도 없는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육아책을 찾아 읽곤 하는데요. ^^; 아이를 혼내기가 힘든 고모이다 보니 어디까지 응석을 받아줘야 가족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런지 고민이 많아 찾게 되었고, 육아관련 책들을 읽다 보면 아이와 지낼 때 어떻게 해야될지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아이가 커가는 데 도움이 되는 거 같아 흐뭇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책은 적당한 크기에 두껍지만 가벼운 편이라 읽기에 좋았습니다. 표지의 삐뚫어진 제목과 위에 있는 엄마는 작게, 아래에 있는 아이는 크고 환한 표정으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요 어른들에게 여쭈면 하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며 호들갑 떨지 말라고 하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삶 자체도 바쁜 현대의 부모에겐 육아책이 비성숙한 부모가 되는 걸 막아주는 좋은 부모가 되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육아서들이 그렇듯 이 책에도 좋은 부모가 되는 정답은 적혀있지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다르고 모든 아이들이 다르듯 그 상황에 맞는 정답은 가지각색이겠지요. 협상은 무엇이고 아이와 협상을 왜 해야되는지 점진적으로 부모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이야기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연말을 맞아 긴 기간동안 조카와 함께 보내게 예정되어 있어 꽤 다급한 심정으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 분명 마트에 가선 만만한 고모에게 때를 쓸 것이고 집에서도 하고 싶은 게 있음 고집과 장난으로 집안 어른들의 정신을 쏙 빼놓겠죠. 육아서는 당연 어른이 편하기 위해 쓰여진 책입니다. 그래서 처음 육아서를 접했을 때에는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죠. 왜 아이를 옳게 키우기 위한 책, 부모의 깊은 만족감을 자극하는 책은 없는지, 왜 아이를 동물처럼 다루어 부모를 편하게 하는 책만 있는지 하고 말이죠. ^^; 아이와 긴 시간 지내보지 못한 고모의 오만방자한 오판이였습니다. 부모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아이를 문명화? 시키는 건 전적으로 부모의 몫이더군요.

  무학의 지혜를 갖춘 것이 아이들이 아닌가 가끔 생각하곤 합니다. 어른들이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사고 방식으로 어른들의 허를 찌르곤 합니다. 때를 써도 참 말이 되게 때를 써 무시하지 못하게 말들곤 합니다. 의외로 현명한 그들을 가르치려면 어른도 무학의 지혜를 갖춘 그들에 맞춰 공부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똑똑한 어린이들이 부모를 압박하는 순간 순간들을 예로 들어 독자들이 같이 고민하게 만들고 나라면 어떻게 할까 해결책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류의 상황에 매일 처하는 부모에겐 방법론적으로도 좋고 지혜를 쌓을 수 있는 생각할 시간도 주는 좋은 책입니다. 바쁜 부모는 자신을 돌볼 시간도 부족합니다. 이런 사례와 지혜가 모인 책은 가끔 급할 때, 방법이 필요해 읽을 땐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나와 아이를 위해 공부한다 생각하고 미리 그리고 조금씩 읽어 둔다면 아이와 우리의 삶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대상 아동의 나이가 나와 있지 않은 점이 좋았습니다. 사례로만 보면 초등학생의 아이들에게 까지 적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스토리텔링으로 아이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부분이 제일 인상에 남습니다. 단편적이고 명령같은 말엔 전혀 반응이 없던 조카가 왜 고모가 그런 말을 했고 조카에게 바라는 게 무엇인지 조목조목 말했을 때 조카가 고분고분? 해졌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만큼 부모님들이 읽는다면 더 큰 공감과 감동을 하지 않으실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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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겹으로 만나다 - 왜 쓰는가
한국작가회의 40주년 기념 행사준비위원회 엮음 / 삼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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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겹으로 만나다; 왜 쓰는가 

 

 

 

 

 

 

  글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왜 쓰는가 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까 궁금해 집어든 책입니다. 블로그에 서평글을 쓰게 된 계기는 간단합니다. 글을 업으로 삼고 싶었지만 실패했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글을 써보자는, 좋아하는 작업을 습관적으로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쓰면서 싫을 때도 있었고 좋을 때도 있었지만 종래는 좋은 쪽이 승리하기 마련이였습니다. 세상에 무언가를 남겼고 나의 성실함을 세상에 보여준다는 것 그 작업 자체만으로도 만족감이 들었고 글을 쓰며 다듬어지는 생각들에 보람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기간이 늘어갈 수록 생각은 더 많아졌습니다. 글을 업으로 삼으면 더 많은 생각들에 애초의 자신을 잃어버리진 않을까 궁금했습니다. 책은 작고 가벼워 읽기 좋았습니다. 글자는 작은 편이고 페이지가 얇아 조심스레 읽게 되는 문고판입니다.

 

 

 

 

 

 

  직접적인 왜 쓰는가에 대한 답변을 기대했던 제게는 좀 당황스런 만남이였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작, 대중적인 시, 낭독하기 좋은 시를 고른 시인들과 소설가의 작품이 수록되어져있습니다. 다양한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조수경 씨의 소설에서 새삼 싱겁게 답을 찾았습니다. 왜 쓰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왜 쓸 수 밖에 없느냐의 문제라고. 그저 자신이 아는 건 잘 쓰고 싶다는 것 뿐이라는 말이 공감을 자아냅니다. 왜 쓸 수 밖에 없는가. 어릴 때부터 글에 대한 환타지를 차곡 차곡 쌓아온 제게는 선뜻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오한 답들이 쌓여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평소 즐기지 않는 시들을 읽을 때에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림을 느낍니다.

  사랑이니 그리움이니 추상적이고 흔한 소재에 낭비된 언어가 아닌 생각할 수 있는 안도현 님의 시도 처음 접했습니다. 읽다가 명상에 빠질 것만 같은 고은 님의 시도 처음이였습니다. 작가가 아니면서 왜 쓰는가란 화두를 가진 사람들에게 조금은 위화감을 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아무 생각없이 쓰면서 의미를 찾는 저도 압박감을 느꼈습니다. 내가 끄적거려서 세상에 도움이 될까, 쓰레기는 아닐까, 저 사람들처럼 돼야하는 걸까. 점점 읽으며 작가들의 세계에 발빨리 적응하며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다양한 사람들이라니. 한 자리에 모이니 얇고 가벼운 책이지만 들고 있기 힘겨운 무거운 책이 되버리기도 합니다.

  다양한 작가, 다양한 형식으로 자기가 추천하는 것과 평론과의 만남, 그리고 대중과의 만남으로 세겹으로 자신이 왜 쓰는가에 대한 답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들의 작품에서 왜 쓸 수 밖에 없는지 유추하고 그들의 세계 하나하나에 반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좋아하는 글들과 작가를 알게 되고 내가 왜 이런 글들이 좋은지, 이런 작가들이 좋은지 생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그런 글을 쓰기 위해, 그런 작가가 되기 위해 달려가는 건 아닐까 내가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유추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간접적으로 나를 찾을 수 있는 세련된 책입니다. 물론 전반적으로 독자를 배려하는 것보다 작가의 에고를 만족시켜주는 듯한 작품들인 거 같아 어렵게 느껴졌긴 합니다만. 왜 쓰는가에 대한 나만의 답을 외치고 있는 그들 사이에서 나만의 답을 제대로 찾는 힘들지만 보람된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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