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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6 - 2026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국내 경제 전망서 분야를 대표하는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6'이 몇 주째 서점가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쯤되면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 꼭 한 번은 펼쳐봐야 할 경제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
과연 2026년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은 어떤 키워드로 분석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김난도 교수는 2026년 10대 트렌드를 확정하고 키워드의 면면을 살펴보다 예년과 확연하게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경제 상황은 물론, 국제 정세나 관세 같은 다른 모든 영향요인을 압도하는 커다란 힘이 작용하고 있는데, 단연 AI이다.
그렇다면 'AI 대전환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방대하게 조사하고 깊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한 결과, 찾은 답은 인간이었다.
AI의 효율을 넘어설 수 있는 지혜로운 인간적 역량을 갖출 때, 자기 업무의 전문성을 높여 AI의 산출물을 평가하고 수정할 실력을 갖출 때, 비로소 우리는 인공지능을 충실한 조력자로 부릴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사람이라고 전한다.
1. 휴먼인더루프
Human-in-the-loop
휴먼인더루프는 인간과 AI의 적절한 상호 협력하여 파트너십을 이루는 것으로,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지능이 시너지를 창출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존 모델이다. 따라서 AI 시대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 켄타우로스처럼, 인간 고유의 역량과 AI의 압도적인 능력을 완벽하게 결합하여, 새로운 차원의 가치를 창출하는 하이브리드형 인재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2. 필코노미
Oh, my feeling! The Feelconomy
감정을 의미하는 'feel'과 경제를 의미하는 'economy'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자신의 기분을 진단하고 관리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기분을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관리의 대상으로 여긴다. 이에 따라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었던 기분을 판별하고 유지하며 전환하는 분야가 앞으로 경제를 이끄는 한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3. 제로클릭
Results on Demand : Zero-click
제로클릭은 말 그대로 클릭 없이,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찾고 선택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먼저 판단하고 제안하는 것이다. 클릭이 줄어든다는 건, 인간의 선택을 AI가 대신함으로써 소비의 주도권이 '검색하는 인간'에서 '제안하는 AI'로 넘어가는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제로클릭 트렌드는 편리함이라는 이면에 프라이버시 침해, 인간 주도권 상실, 데이터 불평등과 계층 격차 심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우리의 주도권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4. 레디코어
Self-directed Preparation : Ready-core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살아가는 신세대에게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대신, 기본적인 대비와 예행연습을 통해 미래의 경험을 현재로 소환해 '준비된' 상태가 삶의 '핵심'이자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됐다는 의미다. 어린 시절부터 내재화된 선행 능력이 성인이 된 후에도 인생 전체를 경영하는 데 적용되고 있음을 반영한 트렌드이다.
5. AX조직
Efficient Organizations through AI Transformation
AX조직은 유연성과 자율성을 핵심 DNA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조직 모델이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최적화됐던 경직된 기능 중심의 부서 간 장벽, 즉 사일로 구조와 계층제로 표현되는 상하 간의 엄격한 구분이 사라지는 등 조직의 구조와 문화가 바뀌고 있다. AI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능력과 자기 업무에 전문성을 갖춘 '크로스 포지션'의 파이형 인재가 되야함을 강조한다.
6. 픽셀라이프
Pixelated Life
디지털 이미지의 가장 작은 단위 '픽셀'처럼, 작고 많고 짧게 소비하는 방식이 일상인 것을 '픽셀 라이프'라 부르고자 한다. '최소 단위 소비', '다층적 경험 추구', '찰나의 향유' 등 픽셀 라이프 시대의 소비자는 끝없는 경험의 방랑자이다. 그러므로 끝이 아닌 흐름 속에 존재하는 삶의 해상도를 높여줄 선명하고 매력적인 픽셀을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7. 프라이스 디코딩
Observant Consumers : Pice Decoding
요즘 소비자는 원가, 유통, 마진, 브랜드 가치 등을 일일이 조사해 제품의 가격 구성을 해체한 후, 합리적인 가치관에 맞는지 검토한 후 구매 결정을 한다. 프라이스 디코딩이란 현대의 초합리적 소비자들니 제품의 가격을, 암호 해독하듯 풀어내 구매 의사 결정에 활용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이제는 가격표 뒤에 숨겨진 가치의 방정식을 풀어내는 새로운 소비자가 탄생한 것이다. 브랜드는 이제 소비자와 함께 가치를 검증하고 합의해가는 대화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8. 건강지능 HQ
Widen your Health Intelligence
100세 시대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건강 관련 정보를 탐색, 판단하며 그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하여 자기관리를 실천하는 역량을 건강지능(HQ) 트렌드이다. 식단, 운동, 멘탈 등 '과학적 관리'와 비만 치료 주사, 모발 이식, 성장 호르몬 주사 등 '의료적 관리'와 신체, 생활, 환경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고려한 '총체적 관리' 등 세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9. 1.5 가구
Everyone Is an Island : the 1.5 Household
혼자이지만 혼자이고 싶지 않은 그 지점을 비집고 새로운 가구 형태가 생겨나고 있다. 초솔로사회의 고독을 해결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생한 실용적인 진화의 결과물이 1.5가구이다. 고립과 부담의 시대에, 우리 개개인이 고안해낸 가장 실용적인 '전략적 연합'이다. 우리는 모두 섬이라는 고독한 현실을 인정하되, 그 섬을 잇는 작고 유연한 다리를 만들어 서로 연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10. 근본이즘
Returning to the Fundamentals
급변하고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소비자들이 변치 않는 고전적인 가치와 믿을 수 있는 원조를 찾아 안정감과 만족을 추구하는 트렌드를 일컫는다.
전통이 재조명받고, 원조를 숭상하며, 클래식을 선호하고, 아날로그의 낭만을 추구한다. 젊은 세대가 과거의 근본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자신이 경험한 적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라는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래는 가장 단단한 '근본' 이라는 반석 위에 굳건히 서서, 그 누구보다 용감하게 새로운 혁신의 별을 향해 손을 뻗는 자의 것임을 기억하자.
2026년 병오년은 '붉은 말'의 해이다.
2026년 핵심 키워드 'HORSE POWER' 에 비추어 보듯이 빠름과 느림, 디지털과 아날로그, 전통과 현대, 솔로와 연대,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서로 다른 것들이 충돌하고 경쟁하기 보다는 통합적 역량과 균형을 이루는 것이 이번 키워드의 핵심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김난도 교수는 책을 통해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기계를 가진 자가 아니라, 그 기계 위에서 가장 깊이 사유하고 현명한 질문을 던지는 인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듯이, 우리도 AI 시대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공감, 감성, 유연함, 관계에 대해 한번 더 깊이 생각하며 자신만의 방향을 설정하는 2026년을 맞이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