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2 - 전2권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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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원제 : L'affaire Alaska Sanders (2022)

조엘 디케르

조엘 디케르의 작품은 처음 읽어본다. 두 권이라는 분량도 그렇지만 11년 전의 사건을 재수사하는 이야기라 시점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기 시작했다. 흥미로워서 페이지는 술술 넘어간다. 맨 앞에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되어 있는 등장인물 지도를 함께 보면서 초반 몰입에 신경 쓰며 읽으면 성공적으로 이야기에 빨려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사건 자체의 자극이 도드라지는 범죄 소설이기보다는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가는 촘촘한 수사물에 가깝다.

이 소설 속 주요 인물인 마커스 골드먼은 작가다. 과거 자신의 친구로 인해 사건의 수사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것을 책으로 써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유명한 작가. 그때 함께 수사하면서 인연을 맺게 된 페리 경사의 부인이 석연치 않은 죽음을 맞는다. 이 죽음이 11년 전에 일어났던 한 사건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마커스 골드먼은 또다시 재수사에 뛰어든다. 11년 전 마운트플레전트라는 평화로운 작은 동네의 호숫가에서 한 젊은 여성이 살해된 채 곰에게 먹이가 되고 있는 것이 목격된다. 이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는 바로 미인대회 출신의 '알래스카 샌더스'다. 사건 당시 그녀의 연인이었던 월터 캐리와 그의 친구였던 에릭 도노반이 수사망에 올랐고 모든 증거는 연인이 범인이라고 지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심문 과정에서 월터 캐리가 에릭 도노반이 공범이라고 밝힘과 동시에 자살해버려 사건은 그대로 종결되고 에릭 도노반은 종신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대체 이 사건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스토리를 굉장히 많이 밝힌 것 같지만 저것은 아주 일부일 뿐이다. 저 사건에는 감춰진 이야기들이 아주 많다. 인물들 모두가 '자신에게 해가 될까 봐.'라는 이기심으로 감춘 이야기들 말이다. 1부는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이 펼쳐지면서 마커스 골드먼의 이야기가 주로 진행되는데 이전에 쓴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언급된다는 점이 특이했다. 극 중 작가가 쓴 책이자 실제 작가가 쓴 작품이라 더 그런 것 같은데 난 이번이 작가의 첫 책이다 보니 좀 소외감 느껴졌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에서 해리는 마커스 골드먼과 아주 유대가 깊은 인물로 나오고, 자신의 사촌과 관련된 볼티모어 이야기도(<볼티모어의 서>) 계속 언급되는데 그걸 몰라서 아쉬웠던 것. 전작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이런 부분은 굉장히 반가울 듯.

2부에 가면서 마커스 골드먼과 페리 경사의 수사는 손발이 착착 맞으면서 드디어 진실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게 되는데 아, 이 작가님 진짜 촘촘하시네 싶었다. 거짓말 하나 밝혀내면 또 거짓말 하나 나오고 또 거짓말... 이런 식인데 별것 아닌 이야기도 별것인 듯 만드는 재주가 있으신 듯하다. 마지막엔 진범과 함께 사건의 진상을 쫙 정리하면서 재구성해주는 친절함까지. 추미스 소설 많이 읽으면서 잔혹성에 물들어 초반엔 다소 심심하게 느껴졌지만 인물들이 숨긴 비밀들을 하나하나 까발려가는 과정이 좋았다. 덩달아 나도 공들여 읽은 느낌이 든다. 기력이 좀 쇠하긴 했지만. ^^ 이렇게 촘촘하게 수사하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고 생각보다 재밌어서 주말이 홀랑 지나가버렸다. 그래서 다음은 <가비 로빈슨 사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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