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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셰에라자드 1 : 분노와 새벽
르네 아디에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평점 :
‘새벽의 셰에라자드‘는 저자 르네의 첫 소설이다. <아라비안나이트>의 설정을 새롭게 해석하여 낸 소설로 언뜻 보면 웹 소설처럼 비슷한 클리셰도 있어,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있다. 출간 당시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있고, 타임 선정 최고의 판타지 소설 100위에 달성한 만큼, 흥미진진한 러브스토리가 담겨 있다.
로그라인 : 매일 밤 새로운 신부를 맞이하고 다음 날 새벽에 처형하는 호라산의 젊은 왕 할리드와 억울하게 죽은 수많은 여자들의 복수를 하기 위해 일흔두 번째 신부가 된 셰에라자드의 사랑 이야기.
시놉시스 : 매일 밤 새로운 신부를 맞이하고 다음날 새벽에 처형하는 호라산의 젊은 왕, 할리드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일흔두 번째의 신부가 된 셰에라자드. 죽지 않기 위해서 할리드에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동이 틀 때면, 절단 신공으로 끊어 궁금하게 만든다. 결국에 할리드는 그녀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되어, 자신의 문제보다 셰에라자드가 중요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셰에라자드도 마찬가지로 할리드에게 점점 스며들며, 제 문제와 갈등하게 된다.
“알― 호리 장군.”
“예, 세이이디.”
“당신에게 칠석산을 소개해 주고 싶소.”
“하지만, 세이이디…… 이해가 안 됩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할리드는 얼굴을 홱 돌려 샤르반을 마주 보았다.
“장군의 말이 옳소. 당신은 이해하지 못하오. 그리고 앞으로도 이해할 수 없겠지. 어쨌든 칠석산을 소개해 주고 싶군…….”
할리드는 셰에라자드를 슬쩍 바라보았다. 그의 입가에 찰나의 미소가 스쳤다.
“바로 나의 왕비요.”
알호리 장군에게 자신의 칠석산이라고 소개하는 할리드. 그러나 알호리 장군은 이를 이해할 수도, 살려서는 안된다는 단호함이 서려있었다.
“죄송합니다, 마마.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칼리프를 위협하는 요소는 없어져야 합니다.”
“나는 위협이 아니에요. 알 - 호리 장군.”
“예. 저도 마마가 칼리프께 위협이 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노력할 겁니다.”
잠깐 할리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알호리 장군이 그녀의 목을 조르고, 뒤늦게 나타난 잘랄과 할리드가 그녀를 구한다. 그뿐만 아니었다. 할리드가 아예 일주일 동안 자리를 비우는 과정에서 그녀가 먹는 설탕에 독이 있다는 것. 의심이 되는 건 그녀의 시녀 데스피나. 평소에는 믿지 않았으나, 드는 배신감은 어쩔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찾아온 손님은 할리드의 첫 번째 가정교사이자, 할리드 어머니의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서 할리드의 어린 시절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셰에라자드는 목적이 있었고, 그런 이야기에 동정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죽일 기회가 왔는데도 죽일 수 없고, 그에게 스며드는 셰에라자드는 깊은 갈등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할리드도 갈등을 겪고 있었고, 마음에 셰에라자드가 첫 번째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알-호리장군은 그걸 막으려고 별 짓을 다하고 있지만.
인물의 심리 변화 과정이 뚜렷하게 보이면서, 목적과 끌리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창작의 세계는 무한하지만, 이토록 끌릴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썼다. 요즘 현 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웹 소설과 흡사하다고 생각하고 있기는 하나, 아직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그다음의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 읽었던 아라비안나이트를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