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침대 옆에서 다른 사람이 코 골며 자는 꼴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
臥榻之側, 豈容他人鼾睡(와탑지측, 개용타인한수)
송나라 때 사람 악가(岳珂)가 편찬한 『정사』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960년 후주(後周)의 대장 조광윤(趙匡胤)은 진교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송나라를 세웠다. 하지만 완전한 천하통일까지는 험난한 길이었다. 974년 가을, 조광윤은 대신을 보내 아직 항복하지 않고 있는 남당(南唐)의 후주 이욱(李煜)에게 송나라의 수도 변경(卞京)으로 인사를 드리러 오라고 했다. 갔다가 억류당할 일이 겁이 난 이욱은 병을 핑계로 가지 않았고, 조광윤은 이를 구실로 남당 정벌에 나섰다. 이욱은 방어에 나서는 한편 외교사령에 능숙한 서현(徐鉉)을 보내 공격 중지를 설득하게 했다.
조광윤을 만난 서현은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받드는 것은 아들이 부모를 봉양하는 것과 같거늘 아무런 죄도 없는데 어째서 토벌에 나선 것입니까?”라며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다. 조광윤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이윽고 조광윤은 단도직입적으로 “여러 말 필요 없다. 강남(남당)에 무슨 죄가 있겠는가만 자고이래로 천하가 한 집이거늘 내가 잠자는 침대 옆에서 다른 사람이 코를 골며 자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라는 말로 일축했다. 자신의 세력 범위를 남이 침범하게 할 수 없다는 재미난 비유이다.
『정사』(桯史) 「서현입빙」(徐鉉入聘)
중국사의 오늘 :
1974년 12월 30일
신화사 통신이 중국이 설계한 최초의 해양지질 탐사선이 해양 탐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