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그럴듯하고 속은 비어 있다.

   虛有其表(허유기표)

 

당나라 때 역사와 인물을 독특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명황잡록은 정처회(鄭處誨)의 작품이다. 이 성어는 여기에 나오는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현종이 소정(蘇頲)의 재능을 아껴 그를 재상으로 삼고자 중서사인 초숭(肖嵩)에게 조서를 작성하게 했다. 초숭은 재빨리 조서를 작성했다. 초숭이 올린 조서를 본 현종은 그중에 나라의 보배란 뜻의 국지괴보’(國之瑰寶)란 구절이 아주 마음에 걸렸다. 소정에 대한 칭찬이었지만 소정의 아버지 이름에 ’(瑰) 자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현종은 다시 쓰게 했다. 황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 초숭은 두려운 나머지 식은땀을 흘리며 반나절이 지나도록 한 글자도 써내지 못했다. 나중에 현종이 보니 국지괴보국지진보’(國之珍寶)로 바꾸었을 뿐이었다. 현종은 크게 실망했다. 초숭이 물러가자 현종은 조서를 땅바닥에 내던지며 정말이지 겉만 그럴듯하고 속은 비었구나.” 하며 성을 냈다. 원래 초숭은 잘생긴 미남자였다. 그런데 글은 제대로 써내지 못하자 현종은 그를 허유기표’(虛有其表)라고 비꼰 것이다. 지금 이런 자가 우리 주변에 너무 많아서 문제다.

 

명황잡록』(明皇雜錄)

 

 

 

 

중국사의 오늘 :

19501229

모택동이 19377월에 쓴 실천론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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