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을 마시는 집
飮氷室(음빙실)
‘음빙’(飮氷)은 『장자』에 보이는 특이한 단어이다. “그런데 제가 아침에는 (사신이 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지금 저녁에는 얼음을 마실 판입니다. 제 내장이 뜨거워졌기 때문일까요?” 이 아리송한 대목에 대해 당나라 때 사람 성현영(成玄英)은 “아침에 임금의 명을 받고 저녁에 얼음을 마신다 하니 마음이 얼마나 초조하고 두려운가를 잘 보여 준다.”라고 해석했다. 훗날 ‘음빙’은 대체로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비유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중국 근현대의 걸출한 사상가이자 개혁가로서 유신변법을 주동했던 양계초(梁啓超)는 만년에 천진에 기거하면서 자신의 서재 이름을 『장자』의 이 대목을 따서 ‘음빙실’(飮氷室)이라 했다. 변법에 실패하고 관료 생활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자기 일생에 대한 자조(自嘲)의 의미가 없진 않지만 평생 사회와 백성에 대해 걱정하면서 지식인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강조했던 그의 고결한 성품을 잘 반영하는 이름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홉이나 되는 그의 자녀가 중국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기는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양계초의 이런 ‘노심초사’(勞心焦思)의 결과가 아닐까.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

* 양계초의 옛 집
중국사의 오늘 :
1977년 12월 21일
무게 158.9g의 초대형 다이아몬드가 산동성의 한 여사원에 의해 발견되어 국가에 헌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