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만 듣고, 코를 꿰다.

   聽人穿鼻(청인천비)

 

493년 남조 제나라 무제가 죽자 그 손자 소소업(蕭昭業)이 뒤를 이었고, 무제의 유언에 따라 이부상서 서효사(徐孝嗣)가 새 군주를 보좌하며 조정을 이끌었다. 일 년 뒤 소란(蕭鸞)은 황제 찬탈의 음모를 꾸미면서 서효사의 지지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도움을 청했다. 서효사는 반대하지 않았다. 서효사의 친구 악예(樂豫)가 이를 알고는 서효사를 책망했다. 하지만 서효사는 소란이 무서워 악예의 말을 듣지 않았다. 이때 소란이 서효사를 방문했다. 서효사는 소란의 압박에 굴복하여 끝내 소란의 반란에 편을 들었다. 거사하는 날 대장군 소심(蕭諶)이 궁중에 진입했고, 이어 소란이 서효사 등의 수행을 받으며 입궁했다. 소소업은 놀라서 부들부들 떨다가 결국은 소심 등에게 목이 졸려 죽었다.

장홍책은 이 사건을 논평하면서 서효사는 대들보나 주춧돌 같은 인재가 되지 못하고, 코를 꿴 채 끌려가는 소처럼 남의 말만 듣는 자일 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모든 권력에는 견제가 필요하다. 특히 권력층 내부에서 건전한 상호 견제가 이루어진다면 가장 바람직하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특정한 권신이 설치게 되고, 권력은 부패하고 타락할 수밖에 없다.

 

남사』(南史) 장홍책전」(張弘策傳)

 

 

 

 

 

중국사의 오늘 :

19801214

국무원이 중화인민공화국 개인소득세법 시행세칙중화인민공화국 중외 합자경영기업 소득세법 시행세칙을 발표했다. 개혁개방에 발맞추어 이루어진 법률 정비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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