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비어 아무것도 없다.
空洞無物(공동무물)
동진(東晉) 시기의 명사 주개(周顗)는 재능과 활달한 유머로 명성을 떨쳐 동생의 질투를 살 정도였다. 주개는 늘 상대를 웃게 만들어 그와 관련한 일화가 많다. 한번은 최고 가문 출신의 왕도(王導)가 황제 명제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명제가 진장(眞長)이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주개는 서슴없이 “그 사람은 등에다 천 근을 짊어질 수 있는 황소이지요.”라고 답했다. 왕도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러자 주개는 “굽은 뿔을 가진 늙은 어미 소만은 못하지요.”라고 했다. 왕도를 비유한 우스갯소리였다. 왕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또 왕도가 주개와 술을 마시다 취중에 주개의 불룩한 배를 가리키며 “대체 그 안에 뭐가 들었기에 그렇게 나왔소?”라고 놀렸다. 주개는 “사실 이 안은 텅 비어 아무것도 없다오. 하지만 그대 같은 사람 수백 명은 충분히 담을 수 있지.”라고 응수했다. 두 사람은 박장대소했다. ‘공동무물’(空洞無物)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지만 문장이나 말에 내용이 없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 「배조」(排調)
중국사의 오늘 :
702년 12월 1일(무주 장안 2년 11월 신미)
무측천이 혹리 내준신(來俊臣) 등이 처리한 사건을 다시 심사하게 하여 많은 사람이 억울함을 풀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