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금옥이나 속은 말라비틀어진 솜덩이

   金玉其外, 敗絮其中(금옥기외, 패서기중)

 

명나라 때 개국공신인 유기(劉基)의 글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항주에 홍귤을 파는 상인이 있었다. 여름에는 귤을 저장하기가 아주 어려운데도 이 상인은 귤을 아주 잘 저장했는지 늘 황금빛이 도는 것이 막 딴 것처럼 아주 신선해 보였다. 어느 날 유기가 길을 가다가 이 홍귤을 보고는 하도 신기해서 몇 알을 샀다. 집에 가지고 와서 껍질을 벗겨 보니 속은 다 말라비틀어진 것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화가 난 유기는 귤을 들고 그 상인을 찾아가 따졌다.

그런데 상인의 반응이 아주 뜻밖이었다. “내가 이 귤을 판 지가 벌써 몇 년째인데 지금까지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소이다. 내가 사람들을 속였다 해도 그건 생계를 위한 것일 뿐이오. 으리으리하고 화려하게 살고 있는 문무 대관이 어디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는 이치를 알아서 그렇게 사는 것이오? 그자들은 여기 내가 팔고 있는 귤처럼 겉은 금옥처럼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말라비틀어진 솜덩이와 하나 다를 바 없지 않소이까?” 유기는 어떤 말로도 반박할 수 없었다. 그냥 풀이 죽은 채 발길을 되돌리는 수밖에. 이 성어는 겉만 화려하고 속은 보잘것없는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한다.

 

고문관지』(古文觀止) 명문」(明文)

 

* 유기

 

 

 

 

 

 

중국사의 오늘:

19741129

중국 공산당 혁명가이자 군사가로서 중국 인민해방군을 창설한 팽덕회(彭德懷)가 강청 등 4인방의 박해를 받아 북경에서 향년 76세로 죽었다.(1898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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