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이 말을 팔다.
秦瓊賣馬(진경매마)
당나라 개국공신의 한 사람인 진경(秦瓊)은 『수당연의』(隋唐演義)와 『설당』(說唐) 같은 역사 소설에서도 비중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도 명성이 대단했다. 소설에 보면 진경이 노주(潞州)라는 곳에서 곤경에 처하여 여관비조차 지불하지 못해 몸이 지니고 있는 무기를 저당 잡히고 나중에는 아끼는 애마까지 팔아야 하는 딱한 처지가 되었다. 게다가 운마저 따르지 않아 말을 사려는 사람이 나서지 않아 속을 끓였다. 그러다 진경의 처지를 동정한 장작을 파는 한 노인의 소개로 단웅신(單雄信)이라는 사람에게 말을 팔게 되었다. 노주 지역 단웅신의 명성을 들어서 알고 있던 진경은 체면 때문에 가짜 성을 대고 말을 팔았다.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단웅신은 진경의 뒤를 쫓아와 “진형, 이 단웅신을 죽일 작정이셨습니까?”라며 진경을 체면을 세워 주었다고 한다. ‘진경매마’는 곤경에 처한 영웅의 상황을 비유하는 성어인데, 진경 역시 『수호지』(水滸誌)에 나오는 송강(松江)처럼 영웅호걸의 숭배를 받는 캐릭터다. 하기야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난을 겪지 않은 영웅이 어디 있던가?
『수당연의』(隋唐演義)
* 진경
중국사의 오늘 :
1072년 9월 22일
북송 시대의 저명한 문학가이자 『신당서』 편찬에 참여한 역사가 구양수(歐陽脩)가 향년 66세로 세상을 떠났다(1007년 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