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가 편지를 전달하다.
黃耳寄書(황이기서)
『진서』(晉書) 「육기전」(陸機傳)에 나오는 재미난 이야기이다. 육기는 서진(西晉) 때의 저명한 문학가로 절강성 출신이었다. 그는 수도인 낙양에서 벼슬살이를 하면서 황이(黃耳)라 부르는 귀 색깔이 누런 개 한 마리를 데리고 사냥 다니길 좋아했다. 황이는 사람 말귀를 알아들을 정도로 영리한 개였다. 한번은 고향집에서 오래도록 소식이 없어 장난삼아 황이에게 “네 녀석이 내 편지를 우리 집에 전해 주고 올래?”라고 말했다. 황이는 마치 알아들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육기는 편지 한 통을 써서 대나무 통에 넣어서는 황이의 목에 걸어 주었다. 황이는 역참을 따라 강 건너 산 넘어 육기의 고향집까지 가서는 편지를 전달했다. 배가 고프면 작은 동물 따위를 잡아먹었고, 때로는 사공을 졸라 배를 얻어 타기도 했다. 황이는 답장까지 가지고 50일 만에 돌아왔다. 후로도 육기는 종종 황이를 시켜 고향집에 편지를 전하곤 했다고 한다. ‘황이기서’는 개가 주인을 위해 편지를 전한다는 뜻의 신기한 고사성어이다. 편지와 뜻을 제대로 전하기는커녕 있는 기록조차 분실하고 왜곡하는 우리 SNS 시대의 모습을 황이가 꾸짖는 듯하다.
『진서』(晉書) 「육기전」(陸機傳)
중국사의 오늘 :
1962년 8월 19일
신화사 통신이 중국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고적 목록서 『중국총서종록』이 상해도서관에 의해 편찬 완료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공구서는 전국 주요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역대 총서 2,797종, 고적 38,000여 종 총 750만 자를 수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