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사람 또는 서른두 살
二毛(이모)
쉬운 두 글자로 된 단어이지만 옛 기록들에는 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흥미롭다. 먼저 『좌전』 희공(僖公) 22년(기원전 638)에 기록된 홍수(泓水) 전투에서 송 양공(襄公)은 “군자는 상처 입은 사람을 다시 다치게 하지 않으며, 머리가 반백인 사람을 사로잡지 않는다”라고 했다. 양공이 말한 머리가 반백인 나이의 노인을 ‘이모’(二毛)라 한다. 검은 머리카락과 흰 머리카락이 반반이란 뜻에서 ‘이모’라고 한 것 같다.
한편, 중국 역대 최고 미남자로 꼽히는 반악(潘岳)이 쓴 「추흥부」(秋興賦)에는 “서른두 살에 처음 흰 머리카락 두 올을 보았네”라고 하여 글자 그대로 ‘머리카락 두 올’이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이 ‘머리카락 두 올’, 즉 ‘이모’가 후대에 와서 나이 서른둘을 가리키는 용어가 되었다.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천 수백 년 전 남자 나이 서른둘이면 흰 머리카락이 날 만도 했다. 반악은 서른둘에 흰 머리카락이 생겼다며 회한 어린 심경의 일단을 내비쳤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 단어에서 ‘이모지년’(二毛之年), 즉 ‘서른두 살의 나이’란 표현도 파생되었다.
『좌전』
중국사의 오늘 :
585년 7월 1일(수 문제 개황 5년 5월 갑신)
수 문제가 장손평의 건의를 받아들여 군현에 의창(義倉)을 설치하라는 조서를 내렸다. 의창은 흉년과 재난을 대비하여 빈부에 따라 차등 있게 곡식을 거두어 비축하는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