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솜씨를 구걸하다

 

임걸(林杰, 831847)*

 

칠석 푸른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니,

견우직녀 오작교를 건너고 있네.

집집마다 밝은 달 바라보며 바느질 솜씨 달라고 기원하네.

셀 수 없는 붉은 비단실이 바늘귀를 지나가네.

 

 

 

 

 

乞巧

 

七夕今宵看碧宵

牽牛織女渡河橋

家家乞巧望秋月

穿盡紅絲幾萬條

 

 

* 임걸은 당나라 후기의 시인으로 복건 출신이다. 어릴 적부터 총명하여 여섯 살 때 이미 부와 시를 쓸 줄 알았는데 붓만 들었다 하면 바로 문장이 되었다고 한다. 서예에도 조예가 깊었으나 17세로 요절했다. 이 때문에 전당시에 수록된 그의 시는 단 두 수에 지나지 않는다. 이 시는 칠석에 민간에서 직녀를 향해 바느질을 잘하게 해 달라고 기원하던 풍습을 절묘하게 묘사한 것이다. 이 풍습은 당송 시대에 아주 성행했다(바늘에 실을 꿰어 달을 향해 찔러 넣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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