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을 구걸하다.
乞骸骨(걸해골)
‘걸해골’은 해골을 돌려달라고 간청한다는 뜻이다. 자리에서 물러나 은퇴하고 싶을 때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간곡한 사직(辭職)의 의지를 비유하는 말이라고 보면 된다. 초한 쟁패 때 항우는 진평의 이간계에 빠져 책사 범증을 의심하기에 이른다. 이에 범증은 천하의 대세가 이미 유방 쪽으로 기울었음을 직감하고는 “해골을 내려주시면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겠다”며 사직을 요청했다. 여기서 ‘해골을 내리다’는 ‘사해골’(賜骸骨)이란 표현이 나왔고, 이것이 ‘걸해골’로 변한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던 범증은 화를 견디지 못하고 도중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항우에게 ‘해골을 내려달라’고 청한 것이 말 그대로 해골이 된 것이다. 범증의 예에서만 보면 ‘걸해골’은 ‘죽기를 간청한다’는 뜻이 더 가까워 보인다. 봉건 체제에서 신하의 몸은 임금과 사직에 바친 것이라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러니 해골을 돌려달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충직한 선비의 결기가 느껴지는 말이다.
『사기』 권7 「항우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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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증
중국사의 오늘 :
202년 6월 28일(동한 헌제 건안 7년 경술)
동한 말기 최고 가문 출신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원소(袁紹)가 200년 관도(官渡) 전투에서 조조에게 패한 이래 병으로 앓다가 죽었다.
1840년 6월 28일, 중국과 영국의 아편전쟁이 정식으로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