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이란 먼저 썩어야만 벌레가 생긴다.
物必先腐也, 而后蟲生之(물필선부야, 이후충생지)
송나라 때 문인 소식(소동파)는 초한 쟁패의 과정에서 항우와 범증이 갈라선 원인을 논한 글에서 “사물이란 먼저 썩어야만 벌레가 생긴다. 사람은 의심이 있어야만 중상모략이 파고들 수 있다. 진평이 아무리 꾀가 많았다 하지만 의심하는 주군(항우)이 없었다면 어찌 이간책이 가능했겠는가”라고 했다. 항우가 범증을 의심하는 틈을 진평이 이용하여 이간책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는 뜻이다. 내부에 약점이나 틈이 있어야 외부에서 그 약점을 이용하거나 틈을 파고 들 수 있음을 비유하는 대목이다. 항우 밑에 있다가 유방에게로 건너온 진평은 항우 진영의 약점이 무엇인지 비교적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었고,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유방에게 이간책을 건의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 역사상 조직이나 나라의 흥망성쇠는 내부 결속력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범증론」(范增論)
* 소식
* 진평
중국사의 오늘 :
990년 6월 15일(북송 태종 순화 원년 5월 갑오)
송 정부가 퇴직한 관리에게 녹봉의 반을 지급하는 규정을 만들어 퇴직을 유도했다. 송 정부의 문무 관원은 대개 70세 때 퇴직했는데 엄격하게 시행되지는 못했다. 승진을 시킨 다음 퇴직시키고 다시 기용하는 방법 등도 있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