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없다.
不敢當(불감당)
초나라 소왕이 오나라와의 전쟁에서 수도까지 함락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소왕은 수도를 버리고 도망쳤는데 양을 잡는 백정 열(說)이 소왕을 수행했다.
소왕은 충신 신포서가 진나라로부터 구원병을 빌려옴에 따라 수도로 되돌아 올 수 있었다. 이에 소왕은 어려울 때 자신을 따르며 보살핀 백정 열에게 상을 주려 했다. 열은 상을 사양했다. 그러자 소왕은 억지로라도 상을 주라고 했다. 이에 열은 “왕께서 나라를 잃은 것은 제 잘못이 아니기에 죽음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또 대왕이 나라를 되찾으신 것은 신의 공이 아닙니다. 따라서 그 상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불감당’은 자신에 대한 타인의 신임, 칭찬, 접대 따위를 감당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겸손의 말이다. 우리는 '불감당'(不堪當)이라고 쓰는데 뜻은 한가지다. 백정 열과 같은 충직한 사람은커녕 감당할 수 없는 자리를 탐내는 자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다른 기록에는 백정 열이 신포서로 나온다.
『장자』 「양왕」(讓王)
중국사의 오늘 :
436년 6월 4일(북위 태무제 태연 2년 5월 을묘)
북위(北魏) 군대의 공격으로 북연(北燕)의 왕 풍홍(馮弘)이 궁전에 불을 지르고 용성(龍城, 지금의 요녕성 조양)을 버리고 동쪽 고구려로 도망쳤다. 이로써 북연은 2대 28년 만에 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