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석 자 두께로 얼려면 하루 추워서는 안 된다.

   氷厚三尺, 非一日之寒(빙후삼척, 비일일지한)

 

왕충(王充)은 이 말에 이어서 흙이 쌓여 산이 되려면 지금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세상사 이치가 그렇다. 무슨 일이든 상당한 시간의 축적과 그 시간을 관통하는 경험의 축적이 전제되어야만 제대로 할 수 있다. 학문은 더욱 그렇다. 지식으로부터 해방된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 방대하고 방만한 지식을 자기 것으로 체화(體化)시키려면 그것을 되새기고 비교하고 사유하는 지난한 과정이 동반되어야만 한다. 얄팍한 지식과 천박한 경험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사람을 통제하려 들었다간 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을 다치게 한다. 자신이 다치는 것은 물론이다. 지식이 해방되고, 지식으로부터 해방된 시대이기에 더욱 그렇다. 사물의 형성은 오랜 시간 익고 쌓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세련되게 비유한 명언이다.

 

논형』 「상류(狀留)

 

* 왕충

 

 

 

 

 

중국사의 오늘 :

221515(삼국 촉 소열제 장무 원년 4월 병오)

유비(劉備)가 성도(成都)에서 황제로 즉위하고 국호를 한()이라 했다. 역사에서는 촉한(蜀漢)이라 부른다. 연호를 장무(章武), 도읍은 성도에 정했다. 이로써 삼국이 정립하는 형세가 모양을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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