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위한 전담 조직
生辰綱(생진강)
송나라 때 사람 채경(蔡京)은 16년 동안 재상 자리에 있으면서 막강한 권세를 휘둘렀던 인물이다. 휘종을 사치와 방탕으로 이끌었고, 나라 재정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흠종 즉위 후 국난을 초래한 6적의 우두머리로 찍혀 실각했는데, 귀양 가는 도중 어느 누구도 그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아 굶어 죽었다고 한다.
채경이 한창 권세를 누릴 때 그의 생일잔치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요란했다. 전국 지방 관리들이 돈이며 물건들을 바쳤는데 그 물량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운반을 전담하는 조직까지 필요했다. 세상 사람들은 이를 ‘생진강’이라 불렀다. 생일 때는 각종 진귀한 요리로 하객들을 접대하며 꽃게 알을 넣어 만든 만두 한 가지를 만드는데 엽전 130만 냥을 소모했고, 채경이 마시는 메추리 탕 한 그릇을 위해 수백 마리의 메추리를 잡았다고 한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데는 열 충신으로도 모자라지만, 나라를 망치는 데는 간신 하나로 충분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송사』(宋史) 「채경전」
* 도판은 채경.
중국사의 오늘 :
973년 4월 16일(북송 태조 개보 6년 3월 을해)
이해 태조 조광윤은 진사에 급제한 인재를 위한 잔치 비용을 나라에서 지급하기로 하고 20만전을 내렸다. 이후 이것이 관례가 되었다. 송 태조의 지식인 우대를 잘 보여 주는 사례의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