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주느니 처방을 주는 것이 낫다.

   施藥不如施方(시약불여시방)

 

유환기문은 송나라 때 사람 장세남(張世南)이 쓴 책으로 약물이나 술 등에 대한 기록이다. 당장 눈앞의 어려움을 돕기보다 자립할 수 있는 조처를 취하는 편이 낫다는 뜻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런 격언은 비슷한 모양이다. 물고기를 잡아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유대인의 격언도 같은 맥락이다.

 

남송 시대 도교 전진파(全眞派)의 북오조(北五祖) 중 한 사람인 여동빈(呂洞濱)이 득도한 다음 자신의 도술을 전수코자 했다. 사람을 찾던 중 젊은 나무꾼을 만나 작은 돌멩이를 금으로 바꾸어 보이며 가지겠냐고 물었다. 나무꾼은 고개를 저었다. 여동빈은 욕심 없는 젊은이에게 감동하여 도술을 전수하리라 마음먹고는 어째서 황금을 원치 않는가라고 물었다. 나무꾼은 금이 아니라 돌을 금으로 바꾼 당신의 그 손가락을 가지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여동빈은 나무꾼을 욕했지만 그 젊은 나무꾼이야말로 진짜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그가 필요로 했던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결과물을 얻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노력보다 중요한 것이 방법이란 말도 있듯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온갖 병리 현상은 약보다는 처방이 절실하다.

 

유환기문(游宦紀聞)

 

 

 

 

 

중국사의 오늘 :

142547(명 인종 홍희 원년 3월 기축)

명나라 인종(仁宗)이 조서를 내려 모든 옥사는 반드시 법률에 의거하여 처리하도록 명하고 죄수를 다룰 때 채찍질을 못하게 하는 한편 궁형도 금지시켰다. 지독한 형벌과 고문으로 대변되는 명나라의 사법 체계에서 이례적인 조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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