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종류의 간신

   六邪(육사)

 

서한 시대의 경제학자이자 목록학이란 새로운 학문 영역을 개척한 유향(劉向)은 황제에게 여론을 전하고 통치의 잘잘못을 간하는 간의대부(諫議大夫)를 지낸 충직한 인물이었다. 그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대 통치의 득실을 일화를 중심으로 엮어 설원이란 책으로 펴냈는데, 여기 신술편을 보면 여섯 종류의 간신이 나열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소위 육사론으로 불리는 이 대목은 후대 통치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시대 초기 김심언(金審言)이 이 논리를 인용하여 성종에게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유향이 말하는 육사란 자리만 채우는 구신(具臣), 통치자에게 아부만 일삼고 더불어 쾌락만을 추구하는 유신(諛臣), 음흉하게 통치자의 통치 기준을 잃게 만드는 간신(姦臣), 혓바닥으로 이간질하고 조정을 어지럽히는 참신(讒臣), 통치자의 권세를 이용하여 자신의 권세를 높이는 적신(賊臣), 통치자를 망국의 길로 이끄는 망국신(亡國臣)을 말한다. 백성이 눈을 크게 뜨면 고관대작이 이 중 어디에 속하는지 금방 드러날 것이다. 그만큼 육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설원(說苑) 신술臣術

 

 

 

 

 

 

* 도판 위는 유향, 아래는 설원

 

 

 

 

 

 

중국사의 오늘 :

932328(오대 후당 명종 장흥 32월 신미)

후당(後唐) 정부에서 국자감에 구경(九經)을 교정하고 이를 새겨 찍어서 팔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당시는 난세라 정국이 어지러워 각판이 21년이나 걸려 겨우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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