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대로 따라가도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從心所欲不踰矩(종심소욕불유구)

 

공자는 우리 나이로 73세까지 살았다. 지금으로부터 약 2,560여 년 전에 태어난 분이니 말 그대로 천수를 누렸다고 할 수 있다. 공자는 세상을 뜨기에 앞서 자신의 삶을 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우학)으로 시작하는 38자로 회고한 바 있다. 모르긴 해도 세상에서 가장 짧은 자서전일 것이다.

 

명구의 대목은 70대에 접어든 자신의 언행의 경지를 요약한 것인데, 무슨 일이든 무슨 말이든 마음 가는 대로 하거나 내뱉어도 그것이 상식의 틀을 벗어나거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생의 단계는 지식의 축적에서 지혜로 진전되며, 지혜의 깊이에 따라 깨달음의 차원으로까지 승화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문제는 늘 나아가고 물러남이다. 진퇴를 가려서 자신의 감당할 위치가 아니거나 감당해서는 안 될 자리는 욕심내지 않아야 한다. 사회 전체의 건강한 신진대사를 위해서라도 생물학적 수명이 준 한계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다. 우리 사회에 노욕(老慾)이 설치고 있다. 한참 커야 할 나무들이 이 때문에 자리와 거름을 박탈당한 채 시들고 있다.

 

논어』 「위정

 

 

 

 

 

 

중국사의 오늘 :

643211(당 태종 정관 17년 정월 무진)

유명한 간관(諫官) 위징(魏徵)이 죽었다. 위징은 황제인 태종 앞에서도 바른말 하기로 이름난 인물이었다. 태종은 위징이 죽자 자신의 언행을 비춰주는 거울(인감[人鑑]) 하나가 사라졌다며 슬퍼했다.(26일자 중국사의 오늘참고)

 

* 도판은 위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