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호 또는 추호의 아내
秋胡(추호) 또는 秋胡婦(추호부)
한나라 때의 학자 유흠(劉歆)이 짓고 진(晉)나라 때 갈홍(葛洪)이 모은 것으로 전하는 『서경잡기』는 총 132조의 고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추호는 노나라 사람으로 결혼한 지 석 달 만에 지방으로 발령을 받아 전근을 갔다. 3년 뒤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향 마을의 교외에서 뽕잎을 따는 아리따운 처자를 만났다. 처자의 미모에 마음이 동한 추호는 그녀에게 황금을 주었다. 처자는 남편이 지방으로 전근을 가 있는 3년 동안 독수공방 지조를 지키며 지내왔는데 오늘 뜻하지 않게 모욕을 당했다며 부끄러워했다. 추호도 부끄러워 얼른 그 자리를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왔는데, 알고 봤더니 그 처자가 다름 아닌 자신의 아내였다. 추호가 다시 교외가 달려 나가 아내를 만났지만 두 사람 모두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 했고, 아내는 결국 기수(沂水)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 뒤 ‘추호’는 마음을 저버린 못난 남자를, ‘추호부’는 정절을 지킨 깨끗한 여자를 비유하는 단어가 되었다. 요즘 세태에 비추어 볼 때 참으로 속 쓰린 고사가 아닐 수 없다. ‘추호’를 무색케 하는 남자들투성인 세상이다. 그럼 ‘추호의 아내’ 같은 여성은?
『서경잡기』(西京雜記)
중국사의 오늘 :
1946년 1월 28일
국민당 국방최고위원회는 전국 각지 인민의 열화 같은 요구로 일제로부터 수복한 지역에 대한 언론조사법 등 통제법안을 취소했다. 국민당의 각종 통제에 대한 인민의 저항이 본격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