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구슬
蛇珠(사주)
『수신기』는 중국 동진(4세기경)의 역사가 간보(干寶)가 편찬한 괴기 소설집인데, 그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수후(隋侯)가 외출을 나갔다가 부상을 당한 큰 뱀을 발견하고는 영험 있는 동물이라 생각해서 약으로 치료해주었다. 1년 남짓 지나 그 뱀이 큰 구슬을 물고와 은혜에 보답했다. 구슬은 순백색에 밤에도 달처럼 빛이 났다. 훗날 이 구슬은 ‘수후주’(隋侯珠) 또는 ‘영사주’(靈蛇珠), ‘명월주’(明月珠) 등으로 불렸는데, 진기한 보물을 가리키는 용어만이 아니라 남다른 재능을 비유할 때 끌어다 쓰는 단어가 되었다. 계사년을 맞이하여 은혜를 갚은 영물로서의 뱀과 그 입에 물려 있던 ‘사주’와 같은 귀한 재능이 온 세상에 펼쳐질 수 있길 소망한다.
『수신기』(搜神記) 권20
중국사의 오늘:
1085년 1월 1일(북송 신종 원풍 7년 12월 무진), 사마광이 편찬을 주도한 『자치통감』이 완성되어 이날 황제에게 올렸다. 동양에서 『자치통감』은 제왕학과 통치학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역사서이다.
* 도판은 『자치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