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를 은퇴한 처칠은 한시도 쉬지 않고 그림이나 집필에 몰두했다. 자신감 넘치고 고집스러운 영국 총리라는 겉모습 이면에 채워도 채워도 목이 마른 것 같은 성취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끝없는좌절과 고통에 몸부림치는 왜소한 체격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한순간도 술잔을 손에서 떼놓지 않고도 밤에는 브랜디 1리터를 마시고는 베개를 껴안고 울었다. 나는 그가 술로부터 무엇을 얻었는지희미하게 짐작이 간다. 마치 적국과도 타협을 위해 손을 잡듯, 갈등하는 내면의 자아와 화해하기 위해 하루 종일 술잔을 들고 말없이건배를 나누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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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알코올중독은 ‘침묵의 병‘으로 남아 있다. "우리가 흔히 알코올중독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정식 명칭은 ‘알코올사용장애‘로, 중독 장애의 하위 범주에 속한다. 과거에는 알코올사용장애를 알코올남용과 알코올의존으로 구분했는데 최근에는 그냥 알코올사용장애로 통합해서 진단한다.
한국에서 평생 한 번이라도 알코올사용장애를 겪는 사람의비율은 12.2 퍼센트(2016년 기준)나 되어 모든 정신질환 종류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이 병은 입 밖에 꺼내기 조심스러워하는 이슈로 각자의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만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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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한 욕구도 존재한다. 엉망진창으로 마셔서 자신을 구제 불가능한꼴로 만들고, 멍청한 실수를 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더 마시려 든다.
나의 추한 모습을 극한까지 반복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스스로를 괴롭히고 징벌한다. 거기에는 구제 못 할 정도로 깊고 참담한 자기혐오가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그 혐오는 음주를 절제하지 못하는 나자신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됐기에 이 모든 것이 악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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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값비싸고 격식 있는 공간에 한정된 건 아니다. 격 없이 친한사람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대단찮은 안주를 놓고 소주를 들이켜는포장마차도, 유재하나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며 파전에 막걸리를 마시는 전통주점도 각각 우리가 공간을 찾을 때 기대하는 분위기와정서를 갖추고 술꾼들을 맞아준다. "나는 술보다 술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한다."라는 말에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즐거움 외에도 이런문화를 향유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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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없이 어떻게 사회생활을 해요!" 단호하게 부정하기 어려운 것이현실이다. 어느새 술은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문제는 이 베프가내 영혼의 안방을 차지하면서 애주가가 알코올중독이 되어버린다는 것낙동강 물이 흘러 바닷물이 되고 순식간에 망망대해로 휩쓸려가버렸던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그 포인트가 보인다. 나는 지금 어디쯤와 있는지. 20년 베프였던 술과 보낸 애증의 시간을 유쾌하고 솔직하게고백한 책을 읽다보면 이제 헤어지기로 선언한 저자의 마음을공감하고 응원하게 된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읽고 나면 술 생각이난다는 것이다. 
ㅡ하지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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