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아래 춤추는 눈송이들. 창문을 장식한 색색의 전구들. 구세군의 맑은 종소리. 노점에서 풍기는 어묵 냄새. 사람들의 웃음소리...... 눈 내리는 연말의 밤거리를 통과하면서은화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감각했고, 그러는 동안천천히 비참해졌다. 어린 은화는 배우로서 그 비참함을 잘간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만큼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그녀 자신의 것이었으므로. 작고 파란 불씨 하나가 그녀의정원 안에서 고요히 타올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파가 움직였어. 서현은 생각했다. 그뿐이었고,
그럼에도 조금 놀랐고,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윤단, 「남은 여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틴 바우어가 파랗고 쓸모없는 물건들로 공들여 정원을 장식하듯, 사람들 앞에서 고통의 파편을 훈장처럼 늘어놓던 내담자들. 그들은 오직 그 순간에만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삶에서 상처를 빼면아무것도 남지 않을 사람들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스터 김은 나를 가만히 보다 눈가를 비볐다. 
그리고 슬픔에 젖은 순한 눈으로 말했다.
노 프로블롬. 노 프로블롬.
성해나, 「스무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