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구름은 압송되어 가는 코끼리 떼 같습니다 코끼리의 죄는 차라리 코가 긴 것기린은 목이 길어서 평생을 내다보고 살고코가 사라질 때까지 얼굴을 바닥에 문지르며비가 오고,목이 빠진다는 말은 알고 보면 창문 때문이고 가까운곳에서부터 먼 곳까지 젖고 있는골목 때문이고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옥상 때문이고
"남극에서 가장 기대하는 게 뭐예요?"어느 날 벡터가푼타아레나스에서 물었다."얼음의 푸른빛이요. 높은 압력과 밀도로 압착된 얼음에서 나오는 믿을 수 없이 푸른빛."
남극에 내리자마자 긴 사슴의 몸통처럼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등성이가 눈에 들어왔다. 여름이라 눈이 녹으면서 드러난 암석과자갈들로 아름다운 암갈색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영구동토층이 흰무늬처럼 빛났다.
세계의 끝,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지구의 가장 먼 곳, 마치 흰빛처럼 아스라이 존재하는 얼음 땅에 내 책이 있다니.
칠보무늬를 엮어 만든 둥근 공, 화사하게 피어난 연꽃받침.그 아래 조그마한 토끼 세 마리들까지 푸른빛 생기를 머금었어요.향로를 볼 때마다, 제 몸보다도 큰 꽃을 짊어진 토끼들에게 눈길이 머물러요.천 년이나 시간이 흘러 이제는 쉬고 싶을텐데,힘든 내색도 없이 앉아 있네요. 씩씩하고 믿음직한 토끼 세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