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를 은퇴한 처칠은 한시도 쉬지 않고 그림이나 집필에 몰두했다. 자신감 넘치고 고집스러운 영국 총리라는 겉모습 이면에 채워도 채워도 목이 마른 것 같은 성취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끝없는좌절과 고통에 몸부림치는 왜소한 체격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한순간도 술잔을 손에서 떼놓지 않고도 밤에는 브랜디 1리터를 마시고는 베개를 껴안고 울었다. 나는 그가 술로부터 무엇을 얻었는지희미하게 짐작이 간다. 마치 적국과도 타협을 위해 손을 잡듯, 갈등하는 내면의 자아와 화해하기 위해 하루 종일 술잔을 들고 말없이건배를 나누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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