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처음 내 자취방에 왔을 때 제일 먼저 둘러본 게 한쪽 벽면을 다 차지한 책장이었다는 걸 안다. 어머니가 내먹거리를 챙기느라 냉장고에 머리를 거의 박고 있는 사이아버지는 좋아하지만 어려워하는 상대를 대하듯 책장 주위를 기웃거렸다. 나는 그런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아버지가평생 안고 살았을 배움에 대한 미련과 갈망, 결핍과 주눅경이와 호기심을 발견했다. 그러곤 그런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고작 이렇게 말했다.
-아빠, 혹시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가져가도 돼.
돈 때문에 또 밥 때문에 시무룩하게 발밑을 보는 눈과 그럼에도 이따금 먼 데를 보는 인간의 눈을 생각한다. 둘 사이가 만든 삶의 너비, 그리고 그 안에람들을.

아버지가 처음 내 자취방에 왔을 때 제일 먼저 둘러본 게한쪽 벽면을 다 차지한 책장이었다는 걸 안다. 어머니가 내먹거리를 챙기느라 냉장고에 머리를 거의 박고 있는 사이아버지는 좋아하지만 어려워하는 상대를 대하듯 책장 주위를 기웃거렸다. 나는 그런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아버지가평생 안고 살았을 배움에 대한 미련과 갈망, 결핍과 주눅경이와 호기심을 발견했다. 그러곤 그런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고작 이렇게 말했다. -아빠, 혹시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가져가도 돼.
돈 때문에 또 밥 때문에 시무룩하게 발밑을 보는 눈과 그럼에도 이따금 먼 데를 보는 인간의 눈을 생각한다. 둘 사이가 만든 삶의 너비, 그리고 그 안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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