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몇 해밖에 안 살았지만 삶이란 누구 때문인 건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시작은 누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결국 자신을 만드는 건 자기 자신이지.
살면서 받는 상처나 고통 같은 걸 자기 삶의 훈장으로만들지 누덕누덕 기운 자국으로 만들지는 자기한테 달린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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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카로스는 꿈을 꾸는 사람과 꿈을 이룬 사람의 모습을 다 보여 주는 것 같아. 날아오르려는 꿈을 꿀 때는그의 몸도 깃털처럼 가벼웠을 거야. 이카로스가 바다에 떨어져 죽은 건 태양 때문에 날개의 밀랍이 녹아서가 아니라, 꿈을 이룬 그의 몸이 더 높은 곳으로 날고 싶은 욕심으로 무거워졌기 때문일 거야. 그래서 떨어졌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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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는 14개의 의자가 놓이고, 한사람씩 앞으로 나와오늘의 관객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각각의 추억은다른 빛을 띠며, 어김없이 반짝인다. 그중 특별히 눈물겨웠던한 고백을 여기 옮긴다. 존재하지 않는 학교에 띄우는 편지 같은 꿈이 사라진 자리에 내려앉은 고요 같은, 모든 귀환에 대한 위로 같은 지극히 동시대적인 슬픔 같은, 그의 말처럼, 우리의 보통의 삶으로는, 때로 관객이 되지 않고는, 허다한 문턱을 넘어갈 수 없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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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시인의 수화」라는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네가 듣지 못하는 노래,
이 노래를 나는 들어도 괜찮은 걸까
네가 말하지 못하는 걸
나는 감히 말해도 괜찮은 걸까

우리는 누군가 듣지 못하는 노래를
듣고, 누군가 보지 못하는춤을 본다. 
이 사실을 잊을 수는 없다. 
무대 위 옷의 무덤도, 솔렌이 만든 
의상의 하나뿐인 실루엣도 손강과 
론 강이 만나는자리도, 그 여름의 
별똥별도,누군가 볼 수 없던 것을
나는 본채로이렇게 쓴다. 
그럼에도 저와 함께 춤추시겠어요, 
그질문앞에 아직 용기를내지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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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버바흐의 막이 올라가고 모두가 경외감에 싸이는순간,솔렌과 친구들은 그 어떤 기시감에 아득했을까.
극장에서 판매하는 의상을 산 사람들은 아마도 그것을입을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특별하게 제작된 옷일수록 과도하게 연극적이기 마련이므로. 그러나 생이 연극임을 잊지 않는 이들의 옷장에 사라진 무대의 의상이 한 벌쯤 걸려 있는 풍경을 상상해보는 일은 즐거웠다. 그 옷은 반드시 유효했던 한작품의 필요에 의해 손수 지어졌으며, 오로지 한 인물, 한 배우의 몸만을 위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가상이면서도 실제인,
발생하면서도 소멸하는, 어떤 고유함을 위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세상에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그 일을 좋아한다고 솔렌은 말했다.
그 의상들은 대체로 아름답겠지만, 때로는 추한 복장을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그때는 요청되는 추합을 제대로 달성함으로써만 또 하나의 아름다움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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