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버바흐의 막이 올라가고 모두가 경외감에 싸이는순간,솔렌과 친구들은 그 어떤 기시감에 아득했을까.
극장에서 판매하는 의상을 산 사람들은 아마도 그것을입을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특별하게 제작된 옷일수록 과도하게 연극적이기 마련이므로. 그러나 생이 연극임을 잊지 않는 이들의 옷장에 사라진 무대의 의상이 한 벌쯤 걸려 있는 풍경을 상상해보는 일은 즐거웠다. 그 옷은 반드시 유효했던 한작품의 필요에 의해 손수 지어졌으며, 오로지 한 인물, 한 배우의 몸만을 위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가상이면서도 실제인,
발생하면서도 소멸하는, 어떤 고유함을 위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세상에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그 일을 좋아한다고 솔렌은 말했다.
그 의상들은 대체로 아름답겠지만, 때로는 추한 복장을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그때는 요청되는 추합을 제대로 달성함으로써만 또 하나의 아름다움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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