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랜 시간을 문장들 사이에서 서성거렸다.
"문학은, 스스로 주장하는 바와는 달리, 단순화하는 경향이있다."
로제 그르니에의 문장을 읽고 두려워졌다.
얼마나 많은 것이 내 단순함의 칼날에 잘려 나갔을까?
아마도 견딜 수 없는 순간들을 견디기 위해서였겠지만,
그래도 나는 내 자신이 자꾸 미워졌다.

그때마다 다른 문장들이 다가왔다.
"나는 이미 한때 소년이었고 소녀였으며,
덤불이었고 새였고, 바다에서 뛰어오르는 말 못하는 물고기였으니."
엠페도클레스가 남겼다고 전해지는 문장이다.
아무래도 나는 엠페도클레스의 후예인가 보다.
사랑의 윤회를 믿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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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위트 앤 시니컬에서 중 일부분


추억은 헤어진 연인과 살던 좁은 다락방 같은 것이다.
그가 떠난 뒤에도 우리가 내내 살고 있는

비스와바, 삶은 변두리 사진관의 찾아가지 않는 사진들, 눈물로 지워진 계산서들, 아니면 몇 개의 불 꺼진 방으로 만들어진
그런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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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작은 엽서처럼 네게로 갔다. 봉투도 비밀도 없이 전적으로 열린 채. 오후의 장미처럼 벌어져 여름비가 내렸다.나는 네 밑에 있다. 네가 쏟은 커피에 젖은 냅킨처럼 만개의 파란 전구가 마음에 켜진 듯. 가을이 왔다. 내 영혼은 잠옷 차림을 하고서 돌아다닌다. 맨홀뚜껑 위에 쌓인눈을 맨발로 밟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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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식으로 말해야 한다. 보르낭이나 지드 혹은빅토르 위고의 단어로 말해서는 안 된다. 내가 삼킬 수있었던 모든 이야기들, 문학, 소설들. 거기 깊은 곳에부모님의 말들이, 수십억 개의 다른 단어들, 노란색 중급 문법 문제, 「리제트』『용감한 영혼들", 녹색 도서관,독서해설, 고전, 『라가르와 미샤르"에 묻혀 있던, 내가피하려 했거나 혹은 의도치 않게 잊어버렸던 그 말들이 사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처음의 것, 진짜를 되찾을수 없을 것이다. 학교, 책 속의 단어들은 이제 아무 소용없다. 그것은 증발한 말들이며, 눈속임이며, 쓰레기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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